당권 도전 '정청래·박찬대', '친명 선명성' 경쟁에 '분열' 우려
李, 국회 시정연설 후 퇴장하며 두 사람 손 포개 잡아
우상호, 친명계 재선모임 '더민재' 회동
'초일회'와 만찬…초일회 "李정부 성공 힘 모을 것"

우상호 정무수석과 더민재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우상호 정무수석과 더민재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최근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계파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임기 초 각종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하는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는 여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여권 균열 조짐을 감지한 대통령실이 조기에 이를 차단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26일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하기 전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의 손을 맞잡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이러한 이유로 해석된다.

또, 우상호 정무수석도 같은 날 친명계 재선 모임 '더민재'와 만남을 가진데 이어 비명계 모임 '초일회'와 만찬 회동을 가지며 당내 분열의 불씨를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도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대학 동창이자 '50년 지기'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에 대한 복당을 추진하며 통합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당권 도전 '정청래·박찬대', '친명 선명성' 경쟁에 '분열' 우려

李, 국회 시정연설 후 퇴장하며 두 사람 손 포개 잡아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2일 예정된 가운데 당권 출사표를 던진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친명' 인사라는 점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이 대통령과 소통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이전보다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당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양측 모두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을 수 있다.

박용진 전 의원은 23일 SBS 라디오에서 "경쟁 과정에서 서로 자신 있게 얘기하다 보면 추천하는 사람들도, 지지하는 사람들도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지금은 우리끼리 분열하기보다는 어떻게 힘을 모을 거냐가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두 후보들도 지지층을 향해 네거티브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발 이러지 말자"며 '민주당은 원팀'이라는 내용의 유튜브 쇼츠 영상을 게시했다.

박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에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와 저는 정치적 동지고,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친구이기에 이런 걸로 갈등이 일어나면 안 된다"며 "일부 그런 (비난) 목소리가 있다고 해도 총체적으로 잘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혹시 모를 분열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퇴장하는 길에는 정 의원, 박 의원과 만나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맞잡으며 격려했고 서로 악수하게 하기도 했다. 

즉, '선의의 경쟁'을 당부하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후 정 의원은 "갈라치기·분열하지 말고 축제 같은 전당대회를 하는 주문으로 읽었다"고 밝혔고, 박 의원도 "전당대회를 멋있는 축제로 만들어 멋지게 경쟁해 달라는 의미로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잡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정청래-박찬대 의원과 손 맞잡은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정청래-박찬대 의원과 손 맞잡은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우상호, 친명계 재선모임 '더민재' 만나 "거수기 문화 없앨 것"

대통령실도 당내 분열 차단에 힘을 보탰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26일 친명계 재선의원 모임인 '더민재'와 만남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전 원내대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더민재의 운영위원장인 강준현 의원을 비롯해 간사인 임오경 의원, 김원이, 문정복, 전용기 의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강준현 의원은 "오늘 간담회는 대선 국면에서 고생하신 의원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이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라며 "아직 개혁 입법과 민생 입법의 기준과 방향, 원칙이 아직 설정이 안 됐다. (그래서) 오늘 말씀을 듣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우 수석은 "재선의원들에게 국회의 운명이 달려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재선의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초기 과제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고 어떻게 계획을 짜 돌아가고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왔다"며 "소통 통로로서 열심히 역할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은 우 수석에게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서 '가교', '허리'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당 대표 선거가 과열되는 조짐이 보일 때는 재선 의원들이 같이 목소리를 내서,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예전에는 대통령실에서 '이것 좀 해주십시오'라고 하면 (여당이 그대로 따르는) '거수기'라는 표현이 있었다"면서 "그런 문화를 없애겠다. 당의 의사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초일회'와 만찬…초일회 "李정부 성공 힘 모을 것"

우 수석은 이후 비이재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초일회는 지난 22대 총선 당시 컷오프(공천배제)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번 자리는 우 수석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비명계 인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당내 갈등을 완화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초일회 소속 16명 중 양기대 초일회 간사를 포함해 김철민·신동근·윤영찬·정춘숙 전 의원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 후 양기대 초일회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과 초일회 회원들은 2시간30분 동안 아주 흔쾌한 시간을 가졌다"며 "소통하고 화합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잘 되기 위해서 힘을 모으자는 의견들이 대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특히 인사나 현장 위주의 그런 경청 소통 행보를 통해 국민들한테 많은 믿음을 주고 있다"며 "국민들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된 점도 저희 초일회 전직 의원들은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잘되기 위해서 초일회 전직 의원들도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는 부분은 돕자는 의견도 꽤 있었다"고 했다.

양 전 의원은 "우 수석은 '앞으로도 자주 좀 소통하고 여러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전달할 것을 전달하고 정무수석으로서도 역할하겠다'고 했고 앞으로도 여러 의견들이 있으면 또 저희들이 의견을 모아서 전달하는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새미래민주당을 탈당하고 이재명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던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에 대한 복당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대학 동창이자 '5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3년 12월 "이낙연과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부의장 등에 대한 복당 심사 안건을 논의하고, 다음달 2일 당무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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