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취임식 이어 16일 국무회의까지 촘촘한 일정 속에서도 존재감 챙겨
직접 쓴 취임사 전송하며 "국교위 혁신해 100일 내 국민 앞에 보고할 것"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15일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국가교육위원회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7814_520412_5237.jpg)
[폴리뉴스 박비주안(=수도권) 기자] 15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1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출석해 존재감을 알렸다.
차 위원장은 국무회의 전 인사말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 문제는 강고한 대입경쟁 체제"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임 국가교육위원장의 금두꺼비 논란 등을 의식한 듯 "그동안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역부족이었다"면서 "빠른 시일 내 국가교육위를 정상화해 국민들이 요구하고 기다리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차 위원장은 15일 취임에 앞서 직접 작성한 취임사를 지인들에게 공유하기도 했다. 차 위원장은 "졸문이지만 공들인 취임사"라면서 "국가교육위원회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해 국민 앞에 보고하며, 빠르게 혁신하는 것을 첫 번째 일로 삼고자한다"는 내용을 담아 취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차 위원장은 "지난 3년간 국가교육위는 법정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해할 수 없는 심한 기구 축소와 출범 이후의 무력화 그리고 리더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역부족이었다"면서 "이제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정부기관이 되어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위원회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조직 확대개편과 인력 증원 등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내보였다.
차 위원장은 "강고한 대입 경쟁교육 체제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만드는 일은 국가교육위원회의 책무"라면서 "공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심신 건강과 전인격적 성장을 교육 목적의 중심에 세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학입시제도 뿐 아니라 ▲유보통합 ▲영유아 선행 사교육 ▲교권보호 ▲고교학점제 등 주요 교육현안에 대해 거시적이고 전문적인 논의를 공개적이고 개방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맺음말에서 차 위원장은 "취임 100일 이내에 시급한 국가교육위원회 혁신을 마치고 그 내용을 언론을 통해 국민께 보고하겠다"면서 "안중근 의사의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국가교육위원장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막중한 과제를 헤쳐 나가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의지를 내보였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의 취임을 환영하는 부산대 동문들의 환영 현수막. [사진=부산대민주동문회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9/707814_520413_5815.jpg)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의 사회적 고향인 부산에서는 더욱 응원의 열기가 높다. 부산대학교 민주동문회는 교내에 현수막을 걸어 차 전 총장의 국가교육위원장 취임을 축하했다. 부산의 교육관련 12개 단체가 연대하는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도 성명서를 내고 "망국적인 사교육비 문제와 입시 경쟁 문제, 고교학점제 문제와 국교위 정상화 문제 등 산적한 교육 문제 개선에 매진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임 수장의 무능과 부정으로 망가진 국교위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차 위원장은 법률가로, 시민운동가로, 대학교수로, 총장 직선제 쟁취를 위해 싸운 투쟁가로 살아온 삶을 믿는다"면서 "선한 영향력과 집요한 집행력을 가진 차 위원장이 우리 교육을 살리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면서 연대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중장기 국가 교육정책의 비전과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하기 위한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위원회다.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며, 교육부와는 달리 장기적이며 계획중심적인 위원회다.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중장기 국가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확정할 뿐만 아니라 교육격차 해소와 평생교육 및 직업교육 등 정책을 종합해 조정한다. 합의제 위원회인만큼 국민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국가교육위원장은 장관급 대우로,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고 임기는 4년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부산대 법대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내며 부산대 총장을 지냈다. 부산대 총장 시절 총장 직선제를 지켜냈으며, 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다. 이에 공교육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수립할 것으로 기대하며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나란히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이로서 취임 104일 만에 1기 내각 구성을 완료하게 된 셈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두 축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에서 같은 생각을 공유한 사이다. 교사 출신 교육감 경험이 있는 최 장관과 교수 출신 국립대학 총장 경험이 있는 차 위원장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아래는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가교육위원회 공직자 여러분!
저는 오늘 국가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중장기 국가교육계획과 국가교육과정을 총괄하며, 정부 각 부처의 교육기능을 통합ㆍ조정하는 국가교육위원장의 임무를 받았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대국이지만 교육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30조 원을 상회하는 사교육비와 입시경쟁은 초저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마음 건강도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우정을 키우지 못하고 경쟁 지상주의와 시험 능력주의가 내면화되고 있으며, 학업 흥미도가 낮고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의대 열풍으로 국가성장을 이끌 인재 확보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공교육 현장은 위기이며 선생님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도하고 소모적인 입시경쟁 교육체제 문제는 역대 정부의 과제였으나 모두 근본적 해법을 찾는 데 실패했으며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로 치달아 왔습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정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바꾸었으나 그 결과는 '공정한 입시지옥'일 뿐이었습니다.
강고한 대입 경쟁교육 체제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만드는 일은 국가교육위원회의 책무입니다. 오늘부터 국가교육위원회는 이 소임을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나라 미래세대의 성장을 생각할 때 책임을 맡은 정부 기관마저 패배주의에 빠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정책의 힘을 믿어야 합니다. 저는 국민들의 열망과 전문가의 지혜를 모두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갈 것입니다.
절박할 때 더욱 숙고할 것이며, 상반된 견해들이 분출할 때 더욱 중심을 잡을 것입니다. 정책들의 상호연관성과 복잡성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 백년지대계를 바라는 국민 여러분!
어려울수록 기본과 원칙을 확인하고 다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교육의 문제는 '교육 목적의 변질'에 기인한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은 한 사람의 전인격적 성장이며, 총제적인 인간형성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초등 의대반, 7세고시반, 선행사교육 과열에서 나타나듯이 '사회적 지위획득 수단으로서의 교육'이 교육 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공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심신 건강과 전인격적 성장을 교육 목적의 중심에 세울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올바른 삶을 지향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존재 이유입니다.
민주시민교육과 올바른 역사교육은 그 자체가 전인교육이며 아이들이 이 나라와 세계의 지성인으로 성장해가는 핵심적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첨단과학기술 시대의 교육과정을 준비할 것입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종이책을 읽고 생각에 잠기는 독서는 건너뛸 수 없는 성장 과정입니다.
학교 도서관은 전인교육의 공간으로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과 문화 예술 감수성,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길러,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는 주인들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갈 주역들을 길러야 합니다. 문학과 예술, 역사와 철학 서적을 읽은 아이가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고등교육은 교육ㆍ연구역량을 강화하고 경제강국, 문화강국을 이끌어갈 인재, 세계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인재양성과 인재유출 방지, 해외인재 유치로 인재 강국의 기반을 구축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것입니다. 나아가 정부 각 부처의 인재양성 계획이 일관된 전략 기조를 유지하도록 조율해나갈 것입니다.
국가균형발전이 국가적 의제인 지금, 지역대학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역대학이 지역혁신의 중심이 되어,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의 첨단산업과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충분히 양성하면서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국가교육위원회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국민 앞에 보고하며, 빠르게 혁신하는 것을 첫 번째 일로 삼고자 합니다.
지난 3년간 국가교육위원회는 출범 당시 법정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해할 수 없는 심한 기구 축소와 출범 이후의 무력화, 그리고 리더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역부족이었습니다.
저는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정부기관이 되어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위원회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첫째,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이 부여한 법령상 임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확대개편과 인력 증원 등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둘째, 국가교육위원회의 운영방식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보안과 비밀유지를 강조해 온 기관 운영 방식을 즉각적으로 폐기하겠습니다. 비공개가 필요한 특별한 경우 외에는 본회의와 전문위원회 회의 방청을 허용하여 교육정책의 토론과 숙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국민에 공개하겠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회의는 생중계를 허용하겠습니다. 회의록도 충실하게 작성하여 빠르게 공개하겠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한 국민의견 수렴을 활성화하고 전문가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셋째, 위원들 간 파당적 견해 대립이 있다면 이는 명백히 국민 여망을 배반하는 것입니다. 제가 먼저 위원들과 심금을 터놓고 대화하겠습니다.
공직 수행의 수단은 법과 권한이지만 진심과 의기투합이라는 더 막강한 수단이 있습니다.
저는 '학생 성장'을 중심 가치로 세우고 진심과 사명감으로 위원들과 함께 국가교육위원회의 변화에 시동을 걸 것입니다.
넷째, 대학입시제도뿐만 아니라, 유보통합, 영유아 사교육, 교권 보호, 고교학점제 등 주요 교육현안에 대해 직업교육과 특수교육, 평생교육에 대해, 국가 교육계획의 컨트롤 타워로서 거시적이며 전문적인 논의를 하겠습니다.
지역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교원, 학생, 학부모 대학 관계자 등 여러 교육주체들과 소통하면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국민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어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국가 교육정책이 저출생과 지역소멸, 기후위기 대응, AI 강국으로의 도약 등 국가적 의제, 범정부적 대책과 깊이 연동되도록 국가전략 차원에서 논의를 하겠습니다.
여섯째, 취임 100일 이내에 시급한 국가교육위원회 혁신을 마치고 그 내용을 언론을 통해 국민께 보고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막중한 과제이지만 하나하나 헤쳐 나가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서예 작품, 안중근 의사의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글 앞에 서면 지금도 전율을 느낍니다. 국가교육위원장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 9. 15.
국가교육위원장 차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