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11/714361_528413_726.jpg)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창구를 잇달아 닫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대폭 축소하면서 은행권이 사실상 연간 대출 여력을 대부분 소진한 데 따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제한되면서 연말까지 대출 절벽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영업점 대면 주담대·전세대출 접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대출 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신규 접수를 막고 비대면 전세대출까지 제한했던 데 이어 추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다만 내년 1월 1일 이후 실행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영업점 접수를 허용하며 비대면 주담대 신청도 유지한다.
다른 시중은행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신한·농협은행은 이미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가계대출 접수를 모두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모든 영업점의 주담대 등 가계대출 한도를 월 10억 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며 사실상 창구를 걸어잠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집값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이유로 은행권의 연간 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인 영향이다. 총량 계획을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할당량을 축소하는 페널티가 예고된 만큼 은행들은 연말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출을 조이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대출 한도를 소진한 은행들이 잇달아 주담대와 전세대출 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주담대 증가세도 급격히 둔화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이달 13일 기준 610조6764억 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293억 원에 그쳤다. 사실상 증가세가 멈춘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대출 창구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올해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이라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대출을 극도로 타이트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연말 성수기 수요에도 불구하고 대출 길이 더 막히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 상승과 대출 한도 축소가 겹치면서 주택 거래와 전세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