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 어렵다”, 중국 역할론의 한계 인정한 듯
바이든 한미일군사협력 강화에 대해서는 “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北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
中 회담발표자료에는 ‘한반도문제’ 빠져, 왕이 질의답변에서 “北우려에 균형적으로 해결”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로이터통신]](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211/517361_1.jpg)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네시아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3시간 동안의 장시간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대북 중국 역할론’에 회의적 입장을 드러내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 주문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 주석과 가진 첫 대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을 멈추지 않는데 대해 “우리 입장에서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취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것은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며 북한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한미 확장억제 전략, 한미일 군사협력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지 중국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시 주석에게 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북핵 억제에 있어 제 역할을 못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의 영토와 미국의 자산, 우리 동맹을 방위할 것”이라며 “중국이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은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 행위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는 말로 거듭 중국의 대북 억제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나는 취임 초부터 우리 스스로와 한국 및 일본 등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이는 중국 때문이 아니라 북한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위해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장관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중국 카운터파트와 대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고, 양안 문제에 있어 일방적 상태 변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입장을 원칙적인 선에서 인정하지만 중국의 대만 및 중국해에서의 현상변경 행위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대만문제에 있어 정책변화는 없으며, 양안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이 내 말을 정확히 이해했고, 나 또한 그가 말하는 것을 이해했다”는 말로 양 정상이 상호 타협적인 태도로 회담을 진행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핵사용 위협과 관련해 “핵전쟁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되고 누구도 이길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이나 그 위협에 반대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고 했다. 미중 양정상이 러시아의 핵사용 가능성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 외교부가 이날 미중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자료에는 한반도와 북한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회담에 배석한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의 기존 입장을 서술했다”며 “한반도 문제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직시하고 각 측의 우려, 특히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균형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이 북한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사실상 인정한 것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최근의 한미일 군사협력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빌미를 제공한 북한에 대해서도 달갑지 않다는 신호를 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며,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안정과 대만 독립은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고 대만 독립 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우리는 미국 측이 언행을 일치시켜 하나의 중국 정책과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미중관계의 주요 성명)을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미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를 보면 시 주석은 이날 미국에 대한 견제성 발언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데 더 많은 비중을 뒀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에 대해 “대립과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대화와 윈윈 협력으로 정의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현존 국제질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미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은 그러면서도 “(중국에 대한)탄압과 봉쇄는 중국인들의 의지를 강화하고 사기를 북돋울 뿐”이라며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을 쌓고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한다”고 미국의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정책 추진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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