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당원 가입시 ‘추천인’ 확인 '이중당적' 엄격히.. 여전히 ‘소극적’ 대응 비판
“당내부 단속 철저해야” 목소리도

전광훈 목사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목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이중당적 보유 금지 카드를 꺼내며 전광훈 목사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18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추천으로 입당한 당원 981명에 대해 '이중 당적 금지' 경고 메시지를 보내, 사실상 탈당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날(17일) 전광훈 목사가 '전국민 당원가입 운동'을 선언하며 총선을 겨냥 당내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자 당 지도부 차원에서 ‘전광훈 악재’를 떨치기 위해 원칙 대응을 선언한 것. 하지만, 실질적인 전광훈 리스크 해소를 기대하기에는 소극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최근 전광훈 목사가 우리당 공천에 관여할 목적으로 본인 지지자에게 당원 가입을 선동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 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기존 가입자 중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한 당원을 대상으로 이중당적 금지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이후 법률과 당헌당규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는 공문을 오늘 전국 시도당에 하달 했다”라고 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가 추천한 당원은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을 통틀어 현재 총 981명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당법 제 42조 2항은 이중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당헌 제4조는 정당법이 정하는 기준에 맞고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당원이 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당규 제7조는 당원자격심사는 당헌 제4조에 따라 ▲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에 뜻을 같이하는 자 ▲당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 ▲공사를 막론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 ▲과거의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 ▲개혁의지가 투철한 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기재한 당원은 총 981명으로 파악된 이들에 대해 '이중당적 금지' 원칙에 의한 사실상 '탈당 조치'를 취하고 향후 신규 입당자에 대해서도 '이중당적'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유 대변인은 “시도당원자격심사위원회서 면밀한 자격심사 통해 입당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당 정강정책과 다른 방향으로 당 세력화를 꾀하거나 이중당적이 의심되는 신청자에 대해 엄격한 심사를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홍준표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 대변인은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에 대해서 객관적 사실 관계를 기초로 말씀을 하신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후속적인 조치 취하겠지만 현재 단순하게 그런 전 목사 그룹이 영향 미쳤다는 말 자체는 근거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할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유 수석대변인은 이번 조치 배경에 대해 “우리 당 입장에서 전광훈 목사로 인해 당이 영향력을 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조치”며 “전 목사와 국민의힘이 어떠한 관계도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 공개적으로 밝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과정에서 전 목사의 영향력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광훈 손절’ 의지 보여야.. 비판 목소리

하지만, 이번 국민의힘 이중당적 금지 조치가 전광훈 목사의 당 내 영향력을 줄이는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추천인에 전 목사의 이름을 안쓰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유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파악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즉, 당원 가입시 추천인란에 전광훈 목사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으면 된다는 우회로를 공개한 셈이다 보니 동원력이 뛰어난 전광훈 목사의 열성 지지자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전광훈 목사를 대처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역량을 보면 집권 여당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중요한 건 당이 그분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당 대표나 우리 지도부는 그쪽에 가서 뭔가 알랑거려서 정치적인 이득을 보고 뭔가를 약속하는 정치인을 내부 단속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김기현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한편, 전광훈 목사는 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공천권 폐지와 당원 중심 후보를 할 경우 신당 창당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러분 때문에 대한민국을 북한에 내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유 우파,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연대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당신들의 버릇을 고쳐드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 우리 당을 뭐로 알고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는데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 `공천권 폐지`를 주장한 데 대해 "우리당 공천은 우리당이 알아서 한다"며 "제3자가 그에 왈가왈부할 일 아니니까, 다른 당 창당해서 실질적 대표하는 분이 남의 당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건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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