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한일 정상회담 개최
尹 “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준 총리 용기·결단 매우 소중”
기시다 “우리 정상간 관계 진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느껴”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지난 7일 서울에서 진행한 정상회담 이후 2주 만이다.

한일 양국정상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 직전 히로시마 평화기념 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했다. 이번 참배는 기시다 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양국 정상이 함께 참배하게 된 것은 최초인데 한국 대통령이 이분들을 찾아 참배한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 첫날인 지난 19일 원폭 피해 동포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우리 동포가 이런 슬픔과 고통을 겪는 그 현장에 여러분의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또 “지난 방한시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게 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총리의 용기와 결단이 매우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발표한 강제징용 해법을 언급하면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일간에도 경제안보를 비롯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협력이 더욱 심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저와 기시다 총리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은 물론 글로벌 이슈 대응 방안에 대해 상호 연대와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서로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도 모두 발언에서 “지난 번 서울에서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는 지난 두 달 간 세 번째 회담”이라며 “우리 정상 사이에 관계 진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위령비 공동 헌화한 일에 대해 “한일 양국관계에 있어서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데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한국-히로시마를 포함한 직항로 재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원활한 운영’,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 진전’ 등을 제안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두 정상은 외교, 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 산업, 과학기술, 문화예술,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각급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두 정상은 법에 의한 지배에 기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강조하고 자유를 중시하는 많은 나라들이 서로 뜻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상호 연대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특히 이번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글로벌 어젠다에 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지역 정세 하에서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기회가 닿는대로 정상 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및 G7 참관국 정상들과 함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및 G7 참관국 정상들과 함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G7 정상회의 참관국 정상들과 함께 원자폭탄 투하의 참상이 기록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관국은 한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쿡제도, 코모로 등이다.

앞서 G7 회원국 정상들도 정상회의 개막일인 지난 19일 기시다 총리와 함께 약 40분간 자료관을 둘러봤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으로, 자료관에는 피폭자의 유품과 피폭 전후 히로시마의 모습 등 원폭 피해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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