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금태섭·양향자·유승민 등 여야 넘나들며 제3지대 조성.. 1월 중순 신당설
더좋은미래 "신당 창당 선언 철회 촉구".. 비명계도 "당황스럽다"
호남 지역 "배신의 정치" "정계 은퇴하라" 비난 봇물...이낙연계 이병훈 광주시당위원장 "민주당 분"
홍익표 "신당 합류할 의원 없을 것".. 이낙연 신당 '부정적' 46%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와 친낙계 등 계파를 초월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7992_430757_3148.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선언하자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와 친낙계 등 계파를 초월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정치 기반인 호남에서도 규탄 성명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70% 이상이 이낙연 신당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고, 현재 여야를 넘나들면서 제3지대 신당과 연대까지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SBS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 진짜로 할 건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현재 창당 진행 단계에 대해선 "아주 실무 작업의 초기 단계"라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많이 애를 쓰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금태섭·양향자·유승민 등 여야 넘나들며 제3지대 조성.. 1월 중순 신당설
이 전 대표는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원외 인사들과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과 만나 신당 창당을 위한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과도 만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세력 확대를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5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금태섭, 양향자 의원 두 분을 만난 적이 있다"며 "만나서 각각 창당을 하신다는데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어떤 어려움은 없는지 그리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뜻을 모을 수도 있겠다 하는 여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정책이나 비전에 공통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국가 위기에 대한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며 "그다음에 정치가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큰 줄거리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남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의원은 14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저는 보수정당에서 정치활동을 해왔다. 그렇기에 민주당 사람들하고는 정책이나 정치 철학이 많이 다르다. 제가 길거리에 나가서 바른정당을 3년 동안 이끈 것도 보수 정치를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해서였다. 민주당 사람들하고 정치를 해보는 것은 생각해 본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좋은미래 "신당 창당 선언 철회 촉구".. 원칙과상식 "당황스럽다"
이처럼 이낙연 전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계파를 초월하여 이 전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당대표와 민주정부의 총리까지 역임하신 이낙연 전 대표께서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미래는 "민주당이 분열한다면 총선에 패배하고,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은 실패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 전 대표는 국민의 크나큰 절망에 책임질 수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민주당에 들어와 호남에서 다선 의원이 됐고 당 대표까지 지냈다"며 "민주당을 위기에 빠트릴 게 아니라 윤석열 정권 심판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함께했던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지켜달라"며 "신당 창당 선언을 철회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더미래 소속 김상희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했던 분들도 신당 창당 행보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 당 대표가 더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이 전 대표를 만나서 그 흐름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총선 승리의 기회를 망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전 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낙연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손잡고 윤석열 독주정권에 투쟁해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DJP(DJ+JP) 운운하지만 이낙연은 DJ가 아니다. 그러나 이준석은 JP라 할 수 있다"며 "신당 창당은 명분도 없고 시대정신도 아니다. 지금은 민주당이 단결해서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재탄생을 막는 것, 즉 심판하는게 명분이고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비주류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혁신계 의원들도 이낙연 신당 비판에 가세했다.
이원욱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숨 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 막 100미터를 질주하는 것 같다"며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에서 "과거 NY(이낙연)계 의원 중 좋게 말하는 분이 별로 없다"며 "왜 저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주당 더좋은미래, 신당 반대 회견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2/627992_430758_3222.jpg)
호남 지역 "배신의 정치" "정계 은퇴하라" 비난 봇물...이낙연계 "속도 너무 빠르다" "민주당 분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이 있는 호남 지역도 "배신의 정치"라며 분노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친이낙연계 인사들마저도 공개적으로 "신당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전 대표 최측근인 '원칙과상식' 윤영찬 의원(초선, 경기 성남중원구)은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다"며 "좀 더 당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셔도 되는 거 아니냐,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냐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했다.
친이낙연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병훈 광주시당위원장(초선, 광주 동구남구을)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당에 참여할 의사가 없고 반대한다. 민주당이라는 배를 지킬 것"이라고 신당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의 지역구를 이어받아 내리 3선한 이개호 의원(3선,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도 "2016년 호남에 국민의당 돌풍이 불었을 때도 저는 홀로 민주당을 지켰다"며 "지금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정훈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재선, 전남 나주시화순군)은 "민주당을 고치려는 것보다 울타리를 허무는 일"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전남도당 고문단은 규탄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돕는 것이며, 민주당 분열을 책동하는 배신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당을 나가서 뜻을 관철시키려는 것은 최후의 방법으로 써야 한다. (싸우더라도) 당안에서 해야 한다"며 당의 분열보다는 화합을 강조했다.
이형석 의원(초선, 광주 북구을)은 14일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호남 울타리에서 5선 의원과 총리, 당 대표를 지낸 분이 도의를 저버리면 호남은 이 전 대표를 외면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호남 지지를 받지 못하는 신당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 중에서는 "정계 은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광주 동남을 출마예정자인 김성환 전 동구청장은 "이 전 대표의 행보는 당을 혼란에 빠트리는 행위"라며 "민주당 대표였고, 민주당을 정치적 배경으로 꽃길만을 걸어왔던 분으로서, 지금이라도 당내 분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북구갑 예비후보인 정준호 변호사도 "정부·여당에 맞서 힘을 보태 싸워도 부족할 판에 당내 분탕질도 모자라 제 우물에 침을 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정락 더민주 전국혁신회의 광주 상임위원장도 "검찰 독재 폭주에 대단결로 맞써 싸워야 할 지금, 모범이 돼야 할 당의 원로, 중진이 오히려 욕망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싸우는 신당 창당이 아니라 민주당을 살리는 정계 은퇴가 답"이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을 최치현 예비후보는 "호남인들의 지지로 국회의원이 되고 전남지사를 거쳐 총리가 되고 민주당 당 대표까지 맡았던 분이 당원들을 배신하다니 기가 막히고 허탈하다"고 밝혔다.
홍익표 "신당 합류할 의원 없을 것".. 이낙연 신당, '부정적' 46%
홍익표 원내대표는 15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해 "지금의 신당 움직임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많은 의원들께서 저한테 연락해 '신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얘기를 전달하고 계신다"며 "이 전 대표를 도왔던 의원들에게 그런 압박이 더 강한 것 같은데 이런 분들이 '그렇지 않다'고 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낙연 신당을 두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71%에 달할 정도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좋게 본다'는 34%였지만 '좋지 않게 본다'는 46%로 12%포인트 높았다.
특히, 정당 지지자별로 살펴봤을 때 민주당 지지자는 '부정적'이 71%에 달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의 54%는 창당을 좋게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