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중지' 연명장 ”분열은 필패...민주당 총선 승리 위해 함께해달라“
이낙연 ”신당중지보다 정풍운동 먼저했어야...지금까지 민주당 단합했는데도 尹견제 못해“
김부겸 ”이낙연 포용하는 큰 폭 행보“ 당부... 이재명 묵묵부답 ”백짓장도 맞들어야“
이낙연 "민주당, 아직 획기적 혁신 이뤄지지 않아... 이 대표 만날 계획 전혀 없다"

18일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서 김부겸 전 총리와 이재명 대표가 만났다. 왼쪽부터 김부겸 전 총리,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재명 대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사진=연합뉴스]
18일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서 김부겸 전 총리와 이재명 대표가 만났다. 왼쪽부터 김부겸 전 총리,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재명 대표,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명길 기자] 내년 총선을 3개월여 앞에 두고 ‘이낙연 신당’으로 민주당이 들끓고 있다.  민주당 당대표, 국무총리를 지내고 대선주자였던 이 전 대표의 신당은 민주당을 뒤흔들어놓을 만큼 그 어떤 신당창당보다 충격파가 크다. 

여기에 '3총리 신당설'까지 나오자 거의 민주당은 폭발 일보직전이다. 

민주당은 연일 친명, 비명, 중진, 이낙연계 등 계파를 초월해 이 전 대표의 신당창당 저지에 나섰고, 18일에는 급기야 민주당 의원 117명이 연명으로 이 전 대표 신당창당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 167명 중 70%에 이르는 의원들이다. 

그러나 이낙연 전 총리의 신당창당 의지는 변함이 없다. 다만 '획기적 변화'를 조건으로 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에서 김부겸 전 총리와 이재명 전 대표가 만나 화합을 모색했다. 

민주당 계파초월 117명 '이낙연 신당 중지' 서명..."윤정권 앞잡이..정계은퇴하라"

‘연명장’ 서명을 주도한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18일) 오후 2시 연명을 마감했고 최종적으로 117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에 연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명 의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 전 대표가 계실 곳은 선친이 평생 사랑하신 민주당이다. 이 전 대표를 키워준 민주당이다. 분열은 필패"라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신당창당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있었던 ‘친명계’ 원외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이낙연 신당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득구 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당을 창당하겠다', '민주당이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윤석열 정권의 앞잡이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강 의원은 “지금은 윤석열 정권과 싸워야 할 때지, 분열할 때가 아니다. 분열을 획책하는 세력은 검찰정권의 앞잡이다”며 “민주당의 분열은 그 어떤 레토릭으로도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윤석열 검찰 독재를 이롭게 하는 앞잡이의 행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최소한의 양심과 명분을 안다고 하면 당장 신당창당을 포함해서 개인적으로 (이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조롱, 험악한말...민주당의 바닥 보이는것” "尹견제 못한 것, 도덕적 족쇄때문"

“신당중지보다 정풍운동 먼저 했어야...사법리스크 우려된다” "분열? 신당 오히려 민주당에 득"

이낙연 전 대표가 18일 저녁 KBS-TV '사사건건'에 출연, 신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KBS캡쳐]
이낙연 전 대표가 18일 저녁 KBS-TV '사사건건'에 출연, 신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KBS캡쳐]

이낙연 전 대표는 117명의원들의 집단적인 ‘신당 중지’ 압박에 대해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KBS-TV ‘사사건건’에 출연 “첫째, 문제가 뭔지 그분들이 잘 모른다”며 “신당은 정치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에서 신당 움직임이 나온 것”이라면서 “신당중지 서명보다 당내 정풍운동 서명을 먼저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번째, 태도가 잘못됐다. 자기들끼리 저렇게 하고 있고, 조롱을 한다든가 험악한 말을 쓴다든가 민주당의 바닥을 국민들게 더 보이는 것 밖에 안보인다”며 “그건 옳지 않다. 민주당 내 일부 그런 정치 습관이 있다. 무슨 일만 생기면 윽박지르거나 조롱하거나 덧씌우거나 낙인 찍거나 해서 이렇게 배제하는 문화는 졸업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거론했다. 그는 “(사법리스크를) 당연히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 그 당시(대선 경선)에 이미 현지에서는 다 문제가 돼 있었던 것이고, 그게 좀 더 걸러졌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거대 야당 민주당이 제대로 견제를 하지도 못하고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며 “그것은 어쩌면 당의 법적 또는 도덕적 족쇄가 채워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그런 족쇄를 벗어던지고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지금 정치인들보다 더 깨끗하고 더 정직한 사람들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분열은 필패다’는 주장에 대해 “우선 지금까지 민주당이 단합했죠. 단합했으나 견제는 제대로 못 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좋아하는 국민을 빼내가자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 싫다는 분들을 정치과정에 모셔오자는 뜻”이라면서 “다른당이나 무당층에서 (신당으로) 오는 사람이 많은데 민주당으로서는 오히려 득이 되는 것이다. 민주세력 확대로 봐야하는데 왜 분열이냐”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분명한 것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절망이 거의 폭발 직전까지 가 있다”며 “그런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냥 간다면, 뭉개고 간다면 그것은 정치의 포기죠. 바로 국민의 절망에 대해서 응답해야 될 의무가 정치에 있다”면서 신당창당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렇듯 신당 필요성과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연말까지 시간을 준 것이 여지를 둔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제가 그동안에 긴 침묵을 했던 것은 당이 획기적인 변화를 해 주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획기적으로 변화한다면 저는 민주당과 대화하고 또 여러 가지를 함께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획기적 변화(혁신)'의 조건부 대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획기적 변화’는 당내 문제를 미봉한다든가 이재명 대표의 어떤 대리인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는 “통합 비대위 아이디어가 나와 있고 아직까지는 지도부에서 대답이 없습니다만 그 비대위가 민주당의 획기적 변화의 시작이 된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민주당을 획기적으로 혁신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된다면 (이재명 대표를)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얘기했다. 지금도 그 입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이낙연 포용하는 더 큰 폭의 행보” 당부...이재명, 묵묵부답 “백짓장도 맞들어야”

이낙연 "아직 혁신 이뤄지지 않아...이 대표 만날 계획 전혀없다"

이렇듯 ‘이낙연 신당’으로 당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대표가 만나 당화합을 위한 모색에 나섰다. 

이날은 별도의 회동이 아닌 용산CGV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 행사장에서 자연스런 만남이었다. ‘길위에 김대중’은 내년(2024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이 대표가 고생하는 것과 당을 위해서 늘 더 큰 폭의 행보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진 정치적 큰 흐름인가"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그걸 더 큰 물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그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획기적인 변화'를 조건으로 이 대표를 만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여러차례 보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김 전 총리가 당부한 ‘이낙연 전 대표 포용의 더 큰 행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영화 시작 전 기자들에게 "김대중 대통령께서 개척해오신 민주주의의 길을 제가 존경하는 김부겸 총리와 함께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힘을 합쳐서 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후퇴, 퇴행을 막는 것"이라며 "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영화 감상으로 "흑백 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과거의 모습들이 다시 우리 사회에 다시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도 좀 들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영화감상 소감으로 “참 먹먹하고 숙연해진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정치인도 저런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질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방송 일정 등 이유로 오후 7시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관람 전 기자들과 만나 "예전부터 저는 혁신을 통한 단합을 말했고 아직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와 만날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전혀 없다"며 "직접이든 간접이든 (만나자는 요청이) 없었다"고 답했다.

또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와의 회동 계획과 관련해서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3총리 신당설’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이날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오는 20일과 김부겸 전 총리, 28일에는 이날 시사회에 참석지 못한 정세균 전 총리와 각각 별도 회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시사회에 함께 참석한 인사들은 김동연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