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민진당-친중 국민당, 오차범위 내 팽팽.. 변수는 경제 중시 MZ 표심
대만 TSMC 놓고 미중 대리전.. 양안관계 및 미중관계 변곡점
中, 민진당 집권시 '전쟁 위기' 압박.. 시진핑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
![(왼쪽부터) 민진당 라이칭더, 국민당 허우유이, 민중당 커원저 총통 후보 [사진=타이완뉴스=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29742_432665_1653.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대만 대선 격인 총통 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친미 성향의 집권여당 민진당 후보와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라 양안관계뿐만 아니라 미중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민진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개입에 나섰다.
친미 민진당-친중 국민당, 오차범위 내 팽팽.. 변수는 경제 중시 MZ 표심
현재 선거 구도는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친중 성향의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 중도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간 3파전 양상이다.
선거가 열흘 밖에 남지 않았으나 어느 누구도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만 방송 TVBS가 1일 열린 후보 토론회 직후 유권자 1,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의 지지율은 33%,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는 30%를 기록해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3%p에 불과했다.
또, 2일 발표된 대만 언론사들의 조사 결과에서도 민진당 라이 총통·샤오 부총통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 총통·자오 부총통 후보는 3~5%p의 격차를 보였다.
제2야당인 민중당 커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의 지지율이 2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야권 단일화시 충분히 승리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단일화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집권당 라이 후보는 대만의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독립과 양안 현상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당 허우 후보는 대만 분리독립을 반대하고 있다. 현 차이잉원 정부가 중국과 대립관계를 유지하면서 대만의 경제 민생, 안보가 불안해졌다고 비판하면서 대만 헌법의 기초하에 중국과 교류하고 대만해의 고조된 긴장 분위기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의 변수는 이른바 MZ세대의 표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중국·안보보다는 경제 이슈를 중시하는데 그들의 선택이 이번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권자의 16.2%를 차지하는 20대(20~29세) 유권자가 예측 불가능한 이번 선거의 균형을 깨뜨릴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대만 청년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느끼는 정치에 대한 환멸과 중국을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해 혼란에 직면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대만 TSMC 놓고 미중 대리전.. 양안관계 및 미중관계 변곡점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관계와 미중관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선거 결과에 따라 반도체 파운드리 절대 강자인 대만의 TSMC의 행보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반도체 제조는 물론 스마트폰과 AI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의 구매까지 제한받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과의 반도체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친중 성향 국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은 양안간 대화와 교류를 확대하며 온건한 통일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도 현 민진당의 친미 정책 탓에 TSMC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대만 부총통 후보간 토론회에서 자오사오캉 국민당 부총통 후보는 "TSMC가 해외에서 (공장) 운영을 원한다"면서 "대만 외에 해외 공장을 짓는 '대만 플러스 원 전략'으로 나라를 비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진당은 중국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민진당이 재집권 할 경우 중국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를 높이며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앞날은 험난하다. 총통 선거와 함께 같은 날 실시되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진당이 국민당에 패배해 과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는 차이잉원 정부의 집권 아래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데다 연임 당시 약속했던 정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국민의 불만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中, 민진당 집권시 '전쟁 위기' 압박.. 시진핑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
중국은 지난 8년간 이어져온 민진당 정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 총통 후보가 비교적 온건파인 차이잉원 현 총통에 비해 보다 급진적인 독립성향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라이 후보의 당선은 곧 전쟁 위기라는 구도를 짜고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신년사를 통해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국민당 지원에 나섰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을 지낸 장즈쥔 해협양안관계협회장은 신년사에서 "곧 대만에서 있을 두개의 선거는 평화와 전쟁, 번영과 쇠퇴라는 미래의 두 갈래 길에 있어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많은 대만 동포들은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양안 관계를 평화 발전의 올바론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옳은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의 거대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이 있고 양안관계의 앞길에 놓인 위험과 도전에 대처하는 저력과 강인함이 있다"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과 통합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대륙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고 동포의 이익과 복지를 증진한다는 초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입장을 고수하고 '대만 독립'의 분열과 외부 간섭에 반대하는 마지노선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 후보를 향해 "그의 도발적인 발언은 대만을 전쟁 위기로 몰아넣을 뿐",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그 활동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민중의 이익에 대한 최대의 위협" 등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신년사를 통해 "조국 통일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양안 동포는 함께 민족 부흥의 위대한 영광을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 선거를 코앞에 두고 양안 통일을 강조하면서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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