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15일 만에 복귀...“국민들의 삶도 전쟁터로 변해”
한반도 정세 관련 “전쟁 내일 시작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으로 한반도 평화 내몰려”
“최선 다해 통합하고, 공정한 혁신 공천으로 희망 보여드릴 것” 다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1/631347_434378_277.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 보름 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하며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현장에서 김모(67)씨에게 흉기 습격을 당했다.
이 대표는 “입원해있는 동안, 집에서 쉬는 동안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생각으로 결국 되돌아가게 됐다”며 “살자고 하는 일이고, 또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겠다’는 생각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생과 한반도 정세, 총선과 관련해 약 9분간 원고를 보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우리 국민들의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다.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것 같고 혼자 버려져 있는 것 같고 각자의 삶을 각자가 다 스스로 알아서 챙겨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 그런 외로움, 그런 고통, 이런 것들이 많은 사람들을 힘겹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정세도 비슷하다. 지금 북한이 남한을 주적이라고 표시하고 평화통일이라고 하는 단어를 삭제하고 이제는 ‘한번 싸워보겠다,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며 “국제사회가 ‘동북아의 화약고가 되는 거 아니냐’며 한반도의 전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아주 먼 얘기, 동화 속 얘기, 역사 속의 얘기 같지만, 전쟁이 당장 내일 시작돼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상황으로 한반도 평화가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적대하고 대결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 풍토와 분위기가 우리 국민들의 삶을 또 대한민국 미래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드는지를 우리 정부·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며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말 한마디로 전쟁의 참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지난 약 2년간의 정부·여당, 윤 정권을 보면 참 걱정이 많이 된다. 앞으로 이 나라를 과연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도 걱정이고 지금 2년간 만들어낸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수준에 못 이른 건 당연하고 오히려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지 않나. 경제도 더 어려워졌고, 안보도 더 나빠졌고, 민생도 더 나빠졌다. 좋아진 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게는 휘어진다”며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수십 년간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피 흘려서 목숨 바쳐 만들어왔던 민주주의도 위기를 겪고 있다”며 “민주주의라고 하는 게 뭐 대단한 것이겠나.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나라, 국민이 주인으로 대접받는 나라 아니겠나. 그런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인들이, 공직자들이 마치 그 권력이 자신 개인의 것인냥 국민들에게 함부로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맡겨진 것이다. 선거는 과연 주어진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느냐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다. 잘하면 기회를 더 주고 잘못하면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이 가지는 의미는 그렇다. 지금까지 윤 정권이 정부 여당이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했는가, 정당하게 행사했는가, 그로 인해 세상을 좀 더 낮게 바꿨는가, 후퇴시켰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 2년간 과연 정부 여당이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우리 국민들께서 제대로 살펴보고 그에 대해서 판단하고 잘했으면 상을, 못했으면 책임을 묻는 그런 엄중한 계기다. 우리 국민들께서 이 정권이 과연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주어진 권력을 제대로 행사했는지를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의 행태나 성과가 결코 국민들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이다. 민주당은 그 책임을 묻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천과 관련해 “많은 논란들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우리 국민들께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가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을 믿는다”며 말을 맺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회의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조금은 낮설기도 한 것 같고 익숙하기도 하다”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이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일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해 벽두 많은 분들 놀라셨을 텐데, 제게 주어진, 국민들께서 맡긴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며 “많은 분들 덕에 다시 출근하게 됐다. 고맙다”며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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