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연합 시민사회 국민후보 4명 중 전지예‧정영이‧임태훈 3명 낙마
임태훈 "양심적 병역거부, 병역기피로 규정…기회 박탈"
이주희 변호사, 국보법폐지 주장 단체 활동 이력 논란일 듯
심사위원회, 14일 긴급전원회의 열어 임 전 소장 컷오프 사태 대응 논의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지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4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3/638910_443061_4629.jpg)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민주당 주도 범야권 총선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들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전지예‧정영이 후보가 ‘반미 논란’으로 사퇴한 데 이어 임태훈 전 소장이 ‘병역기피’로 컷오프 된 것.
시민사회 측은 서미화 전 국가인원귀원회 비상임위원과 이주희 변호사를 재 추천했지만 내부에서는 이대로라면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연대파기’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주주’인 민주당과의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임태훈 “정당한 기회 박탈…내가 마지막이길”
더불어민주연합 시민사회몫 비례후보로 꼽힌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컷오프에 반발해 제기한 이의신청이 기각됐다.
임 전 소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자 심사 이의신청 결과 기각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와 구분하는 선진 제도를 갖춘 나라"라며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는 임 전 소장의 컷오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14일 성명을 통해 "이미 법과 제도로 병역 거부의 권리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시행하는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차별과 탄압을 자행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4·16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박래군 인권운동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시민사회, 진보정당과 함께한다는 더불어민주연합이 국민후보로 선출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부적격 결정하고 그 이유로 병역 기피를 들었다"며 "임 전 소장이 군인권센터에서 일하며 채 상병 사건 등 군 인권 문제를 위해 일해왔는데 이제 와서 병역 기피라니"라고 비판했다.
연합정치시민회의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시민사회 몫으로 전지예 전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임태훈 전 소장 등 4명을 국민후보로 선발한 바 있다.
임 전 소장의 컷오프는 전 전 운영위원과 정 전 이장은 ‘반미 논란’에 휩쓸려 자진 사퇴에 이은 것으로 후보 중 3명이 낙마했다.
임 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2004년 4월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을 선고받고 1년 4개월을 복역한 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이후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해 '제28사단 폭행사망 사건(윤 일병 사건)', '박찬주 대장 갑질 사건' 등을 알렸다. 임 전 소장은 지난 10일 공개오디션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로 뽑혔다.
시민사회, 비례후보 '여성 1번' 서미화·2번 이주희 추천
![서미화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3/638910_443062_4819.jpg)
한편 시민사회계가 범야권 통합비례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로 이주희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와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재추천했다. 앞서 전 전 운영위원과 정 전 이장이 자가 반미 논란 등으로 자진 사퇴함에 따른 것이다.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심사하는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심사위) 관계자는 14일 보도자료에서 "여성 1번 후보를 서 전 상임위원으로, 여성 2번 후보를 이 변호사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 전 상임위원은 현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사, 조선대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이 변호사는 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로,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인권침해소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언론연대 사무차장, 경제정의실천연합 시민입법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앞서 이 변호사와 서 전 상임위원은 시민회의가 진행한 국민오디션에서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3위는 이 변호사였지만 서 전 위원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시민사회 측에 전했다고 한다.
시민회의는 보도자료에서 "이 변호사가 '여성이며 장애 당사자이고 오랜 기간 인권 신장에 기여한 서미화 후보가 민주개혁진보세력의 상징으로, 시민사회의 대표로 맨 앞자리에 나서주기를 부탁한다'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며 "이 후보 뜻을 존중해 순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사회는 각각 할당된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하되, 상징성이 큰 1번은 시민사회 몫으로 했다.
서 변호사가 더불어민주연합의 공천관리위원회 심사까지 문제 없이 통과한다면 비례대표 1번 후보로 확정된다.
하지만 이 변호사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출신이고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 단체에서 활동한 적 있다는 이력이 거론되면서 또 한 번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심사위는 전날 민주연합 지도부가 임 전 소장에게 공천배제 통보를 한 것과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노무현시민센터에서 비상소집 회의를 열 예정이다.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3월 13일 페이스북 전문]
당으로부터 후보자 등록 서류 심사 결과 컷오프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유는 병역기피입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한 사실을 병역기피라 규정했습니다.
이의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군대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별이 됩니다.
여전히 일년에 백여 명의 청년들이 군 복무 중 사망합니다. 제가 군대를 가야 할 무렵이었던 20년 전에는 더 심했습니다. 군대는 바뀌어야 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마음이었지만,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병역을 거부했습니다. 국가가 폭력과 가혹행위가 난무하는 반인권적 군대 문화를 방치하는 한, 군대에 갈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저는 감옥에 갔습니다. 2004년 4월 29일, 병역법 위반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복역 중에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와 국제앰네스티가 양심수로 석방을 촉구한 바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형기를 대부분 마쳤을 무렵, 노무현 대통령께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잔형을 면제해 석방되었습니다.
감옥에 있으면서 반인권적 군대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병역거부에 그쳐선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 하나의 선언만으로는 해마다 쓰러지는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몇 년의 준비 끝에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그 뒤로 15년을 달려왔습니다. 여전히 채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 사이 악성 구타와 가혹행위가 많이 줄었습니다. 병사들이 핸드폰을 쓰고, 부조리를 호소하는 걸 가로막던 장벽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부족하지만 병역을 거부했던 제 신념을 삶으로 증명하며 스스로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언제나 우리 군의 더 나은 모습을 바라는 마음으로 싸워왔습니다.
그래서 더욱 박정훈 대령의 소중한 양심을 지키고 싶었던 것입니다.
진실을 지키기 위해 삶을 거는 용기가 고마웠습니다. 군에서 자녀를 잃은 부모님들의 아픔을 알기에,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속은 이들의 애타는 마음을 알기에 박정훈 대령의 양심을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랜 운동으로 키워온 고민들을 제도의 영역에서 폴어가기로 다짐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당에 계신 많은 동지들이 제가 살아온 길을 압니다. 가까운 곳에서 제 병역거부와 수감생활, 군인권센터를 만들고 활동해 오는 과정에서 응원해주셨습니다. 저를 병역기피자로 간단히 규정한 당의 결정이 안타깝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의 선택지를 열어둔 나라입니다. 2018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그렇게 결정했고, 국회에서 대체복무를 입법하고 제도화했으며 문재인 정부가 이를 준비하여 실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8년 대체역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표창을 수훈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교정시설에서 교정직 공무원들을 보조하며 군생활을 대체합니다. 국가는 이들을 더 이상 ‘병역기피자’로 분류하여 처벌하지 않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으로 시민의 인권을 위해 쌓아 온 더불어민주당 70년의 역사에 걸맞는 현명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3월 14일 페이스북 전문]
후보자 심사 이의신청 결과 기각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의신청 결과 통보는 접수가 마감된 23시로부터 1시간 만인 자정에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마음 더해주셨는데 안타까운 결과를 전해드리게 되어 송구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대체복무를 인정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기피와 구분하는 선진제도를 갖춘 나라입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역사가 발전해온 길을 따라 오늘 우리가 마주했던 답답한 현실도 결국엔 진보할 것입니다.
박정훈 대령의 추천을 받아 정치라는 낯선 길에 발을 디뎠습니다. 여러 어려움 마다하고 추천해주신 박 대령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함께해주셨던 많은 분들, 박정훈 대령과 함께 추천해주셨던 박승렬 목사님, 서지현 검사님, 무엇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아주셨던 군 사망사건 유가족들께도 그렇습니다.
선거를 준비하던 짧은 기간에도 윤석열 정권의 폭주는 계속되었습니다. 한 청년의 죽음을 묻어버리기 위해 출국금지된 범죄 피의자를 호주대사로 임명해 몰래 출국시키는 가공할 일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집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들의 폭주를 막지 못한다면 장래엔 더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박정훈 대령을 지킬 사람’
출마를 결심하며 국민들께 드렸던 다짐의 서두입니다.
다시 그 다짐을 새깁니다.
살아온 길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무도한 정권의 거짓에 맞서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던 맹세,
어느 자리에서든 반드시 지켜나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사랑과 응원에 감사드립니다.
23,172명의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지지를 잊지 않겠습니다.
보내주신 성원에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국민후보 임태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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