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
윤상현 “윤재옥, 총선 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변화 이미지라도 줘야”
김재섭 “백서에 수도권 낙선자들 절절한 목소리 담겨야”
윤상현·김용태 “대통령 국정방향은 옳았다...소통 과정이 거칠고 투박”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교수,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 윤상현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사진=연합뉴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교수,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 윤상현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4.10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아니라 ‘혁신위 성격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선 패배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오는 6월말~7월초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심’ 비중을 줄이고 ‘민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 당선돼 5선 고지에 오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주최했다. 세미나에는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선자,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 당선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금 관리형, 실무형 비대위를 통해 다음 전당대회로 간다고 하는데 보통 2~3개월 걸린다. 그때 총선 백서를 만들 수 있겠나”라며 “지금 필요한 건 혁신이다. 혁신위 성격의 비대위가 돼야 한다. 3연패 한 지금 이 순간 변하지 않으면 다음도 어렵다. 이 기회를 왜 이렇게 소비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지만 5월2일에 야권이 특검법 통과시키려고 하니까 다음 원내대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현재 원내대표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 원내대표가 TF팀이든 혁신위든 비대위든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당선자총회에서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실무형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대한다”고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윤 권한대행은 총선 패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새로운 인물로 하는 게 맞다. 국민들이 뭐라 느끼겠나. 최대 위기이니까 새로운 인물로 변화 이미지라도 줄 거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윤 의원은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는 “적어도 75:25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섭 당선자는 “복기를 할 충분한 시간이 없이 조기 전대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것 같다. 조기 전대를 하게 되면 총선 참패의 상흔은 금방 잊혀질 수 있다”며 “처절한 백서를 먼저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2018년, 2020년에도 비슷한 백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았다면 다시 한번 진중한 마음을 가지고 실천한 용기를 가지고 백서를 만드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서를 만들 때는 낙선자들 특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뤘던 사람들의 절절한 목소리들이 담겨야 한다”며 “당선자 총회와 낙선자 모임에 갔는데 둘 사이의 온도는 너무 달랐다. 같은 선거를 치르고 같은 당대표에 같은 이념을 가지고 싸웠는데 낙선자들이 훨씬 더 처절하게 선거했던 것으로 느껴졌다”고도 덧붙였다.  

김 당선자는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는 “당원 100% 룰 유지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한다”며 “ 2021년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로 당선됐던 때 저희 전당대회 룰은 예선에서 50:50, 본선에서 70:30이었다. 그러나 최근 김기현 대표가 당선됐던 전당대회는 당원 100%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전혀 이에 대해 영향을 행사할 수 없는 전당대회로 치러졌다”며 “선거의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당원들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와 국민들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는 때에 따라 많이 다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대표도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최소한 당원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가는 게 맞고 그것도 갈 용기가 없으면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로라도 돌아가야 한다. 이번에는 100% 민심으로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 당의 역학관계상, 대통령의 캐릭터상 단일지도체제로는 누가 돼도 당심을 윤심으로 못 만든다. 중진들 1위부터 5위까지 앉아 있어야 당대표가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것도 막고 대통령실도 당을 함부로 못 한다”며 집단지도체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수도권 의원들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영남의원들 안 나왔으면 좋겠다”며 “수도권에서 20석도 못하는 것을 2번이나 해놓고 부끄러움도 없나. 전쟁터 제일 앞에서 악전고투해서 1~2% 싸움하는 분들이 이기고 돌아오면 그분들한테 상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패널들은 현재 국민의힘이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위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금 우리는 집권 여당 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참패를 했다. 그런데 우리 당 모습이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느끼고 있느냐 국민들이 의아하게 느끼고 있다”며 “192석을 야권에게 갖다 바치고도 이렇게 한가하게 보일 수 있는가. 국민의 호된 질책이 들리지 않나.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우리 당의 현재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섭 당선자는 “저번 총선과 이번 총선은 똑같이 참패한 수준”이라며 “그러나 저번보다 좀 낫다는 정신승리를 하거나 ‘앞으로는 잘 될거야. 우리가 괴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대선, 지선에서 이길 수 있을 거다’라는 건 희망회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박성민 대표도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일부 영남 의원들도 전혀 위기를 못 느끼는 것 같다. 부산 모 의원이 ‘지난번보다 5석 더 얻었고 격차를 좀 줄였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다음에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100석을 넘게 2번을 했고 4년 전에는 개헌 저지선을 읍소해서 겨우 103석, 이번에는 탄핵 저지선을 읍소해서 겨우 108석을 했는데 그런 인식이라는 게 참 놀랍다”고 개탄했다. 

다만 참석자 일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은 옳았지만 운영 방식이 문제였다고 짚었다.  

윤상현 의원은 “지금 다 대통령 책임이라고 다 얘기한다. 나는 그거에 대해서 좀 항거하고자 한다. 이게 왜 대통령만의 책임이냐”라며 “방향은 옳았다. 외교, 어느 대통령보다도 정말로 담대하게 치고 나갔다. 외교 참 잘했다. 내치의 방향도 옳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소통의 과정이나 권력 행사 면에 있어서 거칠고 투박했다. 일방통행식으로 보였다”며 “당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님 찾아가서 ‘대통령 스타일이 일방통행이라고 이렇게 합니다’라고 누가 대통령을 설득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했느냐”고 지적했다.

김용태 당선자도 “윤 정부의 국정운영은 대체로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과정을 추진하는 운영 방식에서 거칠었던 점이 있었다. 보수재건의 길은 실용을 중시하고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데서 출발해야만 저희가 다음에 다시 국민께 선택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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