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민생지원급 지급 얘기부터 좌절감 엄습”
박성준 “대통령실, 회담 왜 열렸고 무엇 해야하는지 준비 부족”
홍철호 “고위급 여야정 협의체 가동해 현안 풀어볼 생각”
정진석 “尹-李 소통 기회, 여러차례 선보여질 것”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통령실 제공]](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4/646010_451473_509.jpg)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을 마친 뒤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성과 없는 회담에 다음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놓는 분위기인 반면 대통령실은 소통 자체에 큰 의미를 두며 향후 영수회담을 언급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3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추가로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회담은 없느니만 못한 것 같다”고 회의적으로 답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제안과 관련, “(윤 대통령이) ‘어떤 분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게 50만 원씩 드려서 (민주당 제안을) 되치자고 하는 의견도 주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골목 경제에 돈이 돌게끔 해야 하니 응급 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한데 (대통령이)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니 그때부터 좌절감이 엄습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거나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회담 모두발언에서 방송심의 문제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더라”며 “대통령이 ‘난 잘 몰랐다’, ‘정부에서 독립된 기관이 하는 일 아니냐’,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이어지고, 보도를 이유로 기자·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 국민도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닌가’ 걱정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비공개 회담에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에 내린 징계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이 인용됐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소개하면서 “(회담에 배석한) 홍보수석이 ‘아직 본안소송이 남았다’는 얘기도 했으니 (대통령이) 인지는 했을지 모르겠는데 ‘자세한 사항은 모르고 관여한 바 없다’고 이렇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이 ‘무슨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해서 초기에 90% 지지율을 기록한다 한들 끝까지 갈 수도 없고 차라리 이 상태로 꾸준히 가야 마지막에도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언론을 장악할 생각이 전혀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함께 회담에 배석한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제2차 제3차 영수회담 요구가 있으면 다시 응하실 건가’라는 질문에 “다음 영수회담에서 이렇게 다시 또 손만 잡고 악수하고 끝날 건가. 그래서는 국민들이 ‘이거는 아니다’할 것 같다”라며 회의적으로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조금 더 준비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이번에 보니까 이 영수회담이 왜 열렸고, 어떤 의미이고,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해선 “(경제 상황과 관련해) 민주당은 경기불황과 경기침체에 대한 진단이 더 크다고 본다면 윤석열 정권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방점이 찍혀 있어 서로 평행선을 걸었다”고 밝혔다.
반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소통하게 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뒀다.
회담에 배석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회담이 이뤄진 당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대통령께선 이 회담에 대해 의미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갖고 계신 걸로 느꼈다”며 “심지어 (회담 뒤) 저희 참모들에게 ‘이거, 자주 해야 하겠다, 소통’ ‘다음에는 여야정을 하든, 영수회담을 하든 방식은 정해지는 대로 하고, 우리가 다음엔 국회 가서 하는 게 어떠냐, (국회) 사랑재에 가서 하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수석은 “적극적인 소통 의사를 갖고 계시니깐 그것도 소득이면 소득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정례화되지 않은 게 오히려 더 자주 만나실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두분이 자주 만나자는 데는 공감을 하신 것 같은까 앞으로 이번이 계기가 돼서 소통하고 신뢰를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운영에 대해서 두 분이 긴밀하게 협조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진석) 비서실장이 이 대표를 한 번 뵙기로 했다”며 “‘고위급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필요한 현안 내지 정책을 풀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담에 배석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양자회담 가능성도 내비쳤다. 정 비서실장은 전날 KBS ‘뉴스9’에 출연해 “(회담)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말씀을 던져봤는데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그리고 여야 지도자 간의 만남과 소통, 협치를 위한 기회는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선보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