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득, 임혁백 尹-李 영수회담 '비선' 파문 일파만파
"尹이 李에게 총리 추천 요청" "이 대표 경쟁자 대통령실 인선서 배제"
대통령실 "특사·물밑라인 아닌 공식 라인 거쳐" 尹 "그런 말 한적 없다"
이재명 "비서실장 협의가 전부" 민주 "메신저 인정한 바 없어"
윤상현 "'총리추천? 있을 수 없는 일...허장성세" 유승민 "사법리스크 동지 된건가"
국힘 당원 게시판 "이재명 위해 한동훈 원희룡 버려".. 한동훈 지지 글 잇따라

영수회담이 열리는 과정에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대통령실의 비선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수회담이 열리는 과정에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대통령실의 비선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열리는 과정에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대통령실의 비선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거나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혀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보수 궤멸자" "탈당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과 이재명 대표는 비선의 존재가 없었다며 즉각 부인했으나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尹이 李에게 총리 추천 요청" "이 대표 경쟁자 대통령실 인선서 배제"

대통령실 "특사·물밑라인 아닌 공식 라인 거쳐" 尹 "그런 말 한적 없다"

앞서 한국일보는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 과정에서 '함성득-임혁백'이 비공식 라인으로 관여했다며 이들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의 아크로비스타 이웃 주민으로 윤 대통령 가족과 친분이 깊다고 알려져 있으먀, 임 교수는 4·10 총선 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전한 구체적 발언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입장을 서로에게 전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와 "윤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는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같은 대목이다.

또,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정무적인 사안뿐만 아니라 허심탄회한 속내도 전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대표 수사는 결국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것 아니냐", "영수회담이 쭉 이어져 앞으로 더 자주 만난다면 골프회동도 하고, 부부동반 모임도 하자"고 말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대통령실은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 준비는) 공식 라인을 거쳐서 쭉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언론 칼럼도 있고 야당, 여당 할 것 없이 제안을 많이 했다"며 "대통령이 결정해서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총리 추천권을 제안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총리 인선이 좀 걸린다고 한 윤 대통령 대답에서 상황이 변한 게 없다"고 일축했다. 회담에서도 총리 인선과 관련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도 이날 관련 기사를 접하고 참모들에게 "그런 말은 한 적도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재명 "비서실장 협의가 전부" 민주 "메신저 인정한 바 없어"

회담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도 8일 "비서실장(천준호 의원)이 용산과 협의하고 진행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권혁기 정무기획실장 또한 "민주당에서 임혁백 교수를 메신저로 인정한 바 없다"며 "메신저를 자처하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박성준 원내운영 수석부대표는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물밑 접촉에 나선 사실을 공개한 함성득 경기대 교수,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진행자가 "임혁백 교수가 민주당 공관위원장을 할 만큼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보인다. 함성득 교수, 임혁백 교수와 이재명 대표 세 사람이 만난 것 자체는 맞다고 하더라"고 묻자 박 부대표는 "정치는 누구나 다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식 라인, 비공식 라인이 있을 수 있지만 비공식 라인은 계속 숨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비공식 라인이 내용 자체를 다 공개한다라는 것 자체가 원래 취지에 맞지 않고, 대통령 뜻에 맞지 않은 행동 아니냐"라며 "여기서 또다시 진실공방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게도 그렇고 여야 영수회담에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지원 당선자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함성득·임혁백 핫라인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사실"이라며 "제가 아마 맨 먼저 그 두 분으로부터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이 대표는 학자들이나 비서를 통해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나쁘다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성득 교수나 임혁백 교수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며 "(핫라인이)계속 살아있었으면 참 좋았을 건데 그 라인은 이제 못 타게 됐다"고 말했다.

윤상현 "'총리추천? 있을 수 없는 일...허장성세" 유승민 "사법리스크 동지 된건가"

여권 내에서도 비선의 존재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해당 보도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본인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한 소위 허장성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사인 간에는 별의별 얘기 다 한다. 솔직히 저도 민주당 정성호 의원하고 아주 친한데 사인 간에 이런 얘기 다 한다. '서로 만나게 해드려야 된다', '이런 것도 이렇게 하자', 그런 사인 간에 하는 얘기를 갖고 대통령이 정책 결정한다 그건 아니다"고 했다.

이 같은 인터뷰를 한 이유에 대해 묻자 "본인들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서 소위 말해서 허장성세가 될 수도 있다"며 "세상에 교수들이 나와서 인터뷰를 했다는 걸 제가 그 얘기를 들으면서 깜짝 놀랐다. 교수는 교수다워야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총리 추천을 어떻게 의뢰할 수 있나. 총리라는 게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의 총리인가"라며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국무총리다. 국무총리는 윤 정부의 국정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국정 철학을 공유해야 될 사람이다. 그런 바탕 위에 야당하고 총선 민심의 흐름이 뭐냐. 야당하고 소통하고 협치하라는 거다. 대통령이 야당한테 총리 추천권을 준다? 이거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이라면 기가 막힌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언제는 범죄자라서 못 만난다더니, 이제는 두 부부 모두 사법리스크가 있어서 동지가 된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무슨 상전인가. 이 대표가 불편해할 사람을 기용하지 않는 게 어떻게 대통령 인사의 원칙과 기준이 될 수 있나"라며 "이 대표를 향해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매달렸다니, 비선을 통해 흘러나온 윤 대통령이 했다는 말들이 하나같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총선 참패 이후에 국민을 향해서는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다"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과 자신을 지지해 준 보수를 우롱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국정에 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결국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힘 당원 게시판 "이재명 위해 한동훈 원희룡 버려".. 한동훈 지지 글 잇따라

해당 보도 이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격앙된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윤 대통령을 향해 "보수 궤멸자", "탈당하라", "총리 후보 민주당에 구걸 말고 될 때까지 하라" 등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또, "이게 소통이라고 보시느냐. 야당 대표에게 굴욕을 당한 것" "윤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이재명에게 약자가 된 것"이라는 등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과 날을 세웠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당원들은 "그렇게 한동훈을 죽이려고 용 쓴 게 이재명 대선을 위해 한 짓" "이재명을 위해 한동훈과 원희룡을 버렸다" 등 윤 대통령을 향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최대 수혜자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영수 회담 뒷이야기에 대한 보도 이후 당원들의 분위기를 보면 전당대회 룰을 당원투표 100%로 하든, 70%로 하든, 50%로 하든 한 전 위원장에게는 불리할 것 없는 싸움"이라고 말했다고 8인 뉴스1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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