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엄령 발령 즉시 해제 막기 위해 국회의원 체포·구금 계획 소문 있어"
대통령실 "정부가 하지도 않을 계엄령 주장은 정치 공세, 지금 국회 구조상 불가능"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293_468949_036.jpg)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회담하기 직전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대통령실이 비상식적인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회담 직전 언론을 통해 공개한 모두 발언에서 '현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암안을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것은 완벽한 독재국가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계엄안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11월 군인권센터에 의해 공개된 계엄안은 지난 2016년 10월께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시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심기훈 중령이 북한 급변사태를 가정해 한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명분을 검토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안건에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때 무력화할 방법도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계획'으로 명명된 이 안건에는 "국회법 절차상 계엄 해제 요구가 있으려면 의원 10인 이상 혹은 위원회의 요구가 있어야 하며 본회의에서 해당 내용이 가결돼야 한다"며 "국회 계엄 해제 요구를 제한하려면 10인 이상 의원의 요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과 해당 상임위에서 이를 거절하는 방법, 무제한 토론 방식을 통해 위원회 가결을 지연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는 문장이 들어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9/662293_468951_129.jpg)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소문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은 거짓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엄령 선포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치 공세다. 있지도 않고 정부도 하지도 않을 계엄령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계엄령을 설사 하더라도 국회에서 바로 해제가 되는데 말이 안 되는 논리다. 지금 국회 구조를 보면 계엄령을 선포하더라도 바로 해제될 것이 뻔하고 엄청난 역풍일텐데 왜 하겠는가.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기무사의 계엄령 준비 논란을 언급하며 "당시 그 사건으로 해외에 나가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 수사를 지시해 수백명을 조사하고 수사했지만 단 한명도 혐의가 있다고 기소조치하지 못했다. 그 결과 방첩 인원만 축소되고 우리의 방첩 역량이 크게 훼손됐다"며 "이런 거짓 정치 공세에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 공세에 좌절감을 느끼고 마음에 상처받은 국군 장병들은 신경 쓰지 말고 조국을 지키는 본연 임무를 해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계엄령 언급은 이재명 대표가 갑자기 꺼낸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달 21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부터 얘기가 나왔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당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나의 근거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또 양문석 의원도 지난달 2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민생을 얘기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국가세력과 총력대응을 언급하며 전쟁 분위기로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민석 최고위원은 물타기를 그만하고 수석 최고위원답게 윤석열 정부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두고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주장의 종합적 판단 근거를 제시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항의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지난달 26일 "전혀 근거없는 계엄괴담, 도대체 괴담 선동의 끝은 어디냐"며 "야당이 과반 의석 이상이면 언제든 계엄 해제가 가능한 것을 알면서 계엄 준비설을 운운하는 것은 혹시 야당이 그런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인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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