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귓속에 도청장치 같은 무책임한 얘기, 근거 제시해야" 비판
이재명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 여야관계 협력과 경쟁 기대감"
곽규택 "李, 의대증원 대안없다 말해…韓, 제3자 특검법 의지"
조승래 "의료대란 관련 등 한동훈 결단 못하는 처지 이해 계기"
이준석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회담, 15점도 후한 점수"
혁신당 "약속도 못지키는 여당 대표, 수시로 만난들 뭘 기대하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상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로 회담을 마친지 불과 하루도 되지 않아 입장차를 보였다. 한동훈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발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반면 이재명 대표는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가 오가면서 여야관계 차원에서 협력과 경쟁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비공개 대표회담에서 나온 말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회담에 배석하고 공동입장문을 발표한 양당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비공개 회담에 대한 뒷 애기가 달랐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의료대란과 관련해 의대증원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고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여러가지 이슈와 관련해 결단을 좀처럼 내리지 못하는 한동훈 대표의 처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개혁신당이나 조국혁신당 차원에서도 얘기가 나온다. 특히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은 회담이다. 15점을 주겠다"며 "15점이라는 기본점수를 깔았는데 후한 평가 아니냐"고 말해 회담 성과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정치 복원·민생중심 의기투합에 의미, 계엄령 소문은 국기문란"

한동훈 대표는 2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나름 회담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한 대표는 "11년 만에 여야 대표회담이 있었는데 계획했던 것보다 굉장히 긴 시간 동안 여러 얘기를 나눴다. 한 번에 모든 것이 만남 하나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순진한 것이고 11년 동안 만나지도 못할만한 대치 상황이었는데 이를 넘어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 중심으로 정치하자는 의기투합을 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여러 쟁점 가운데 상당 부분 합의가 되어 있는, 공감대가 이루어지는, 다만 우선순위에만 차이가 있었던 부분들이 많이 있어서 좋은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정치는 계속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번 회담에서 여야 대표가 했던 생각이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 대표는 "양당의 민생 그리고 공동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했는데 일종의 패스트트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격차해소의 시작이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며 "지금의 도돌이표 같은 탄핵이나 어떤 법안의 강행처리, 그 이후의 거부권, 재의 요구 그리고 또 재발의 등 이런 것들이 집권 여당 입장에서도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든 면도 있지만 다수당인 야당 입장에서도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고 이걸 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정말 피곤하고 짜증 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식을 함께 했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다툼은 계속하더라도 민생과 서로 공통되는 부분은 별도로 빼내서 협의기구를 운영하고 정상적으로 신속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합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대표는 "결국 대화가 정치다. 대화 정치하겠고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당연히 있을 것이고 싸워야 할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민생을 위한 정치, 격차해소를 위한 정치에 있어서는 우리도 대승적으로 협력하고 투쟁의 정치와 별도로 분리해서 국민만 생각하고 신속하게 답을 낼 수 있는 정치를 할 것"이라며 "민주당도 그런 취지에는 공감했다는 점이 어제 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였다. 자주 만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계엄령 소문을 비판했다.

한 대표는 "대표 간 초반에 스피치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서로 견제구를 던지기도 하는 것이니까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겠는데 근거를 제시해줘야 할 것이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 얘기 맞느냐. 여기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느냐.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이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냐. 만약 그렇다면 우리에게 달려주고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한 대표는 "이게 갑자기 튀어나온 얘기가 아니라 김민석 최고위원도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이정도라면 더불어민주당이 우리 모두 수긍할만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맞다면 심각하지만 '차차 알게 될 것'이라는 얘기는 너무 무책임하다.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얘기와 다를 바가 없다"며 "답과 근거를 제시해주고 사실이라면 우리도 함께 막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건 국기를 문란하는 것이다.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의 거짓말이라면 국기문란이란 말을 자주 쓰는 것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국기문란이 맞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회의에 동석한 추경호 원내대표도 한동훈 대표의 말을 거들었다.

추 원내대표는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대화의 자리였는데 이 자리에서 이재명 대표가 근거 없는 계엄령 선동 발언을 불쑥 던진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여당 대표를 앞에 두고 해서는 안 될 대단히 무례한 언행일 뿐 아니라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짜뉴스 선동이다. 민주당이 만들고 민주당이 퍼뜨리는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또 추 원내대표는 "독도 지우기에 이어 계엄령에 이르기까지 민주당발 가짜뉴스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을 바로로 아는 거짓 선동밖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느냐. 이재명 대표는 정략적인 목적으로 가짜뉴스에 함부로 올라타서는 안 된다. 제1 다수당 대표로서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가 계엄령 선동을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판결 선고 날짜가 가까워 오니까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며 "민주당 의원도 계엄령을 발포할 것이라는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재판 미루지 말고 빨리빨리 재판에 참석해서 판결 선고되면 아마 증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표는 계엄령 얘기에 한발 더 나아가 '계엄령 해제를 요구하는 헌법 77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의원들을 체포, 구금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했는데 이는 거대한 프레임을 빌드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바로 10월부터, 또 이미 돈 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야당 의워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기 시작하자 이것을 계엄령을 앞두고 야당 의원들을 잡아가는 것이라고 거짓 프레임을 만드는 것 같다. 정말 사법적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두렵다고 하면 죄짓고 살지 말고 죄지은 사람들은 국회에 나오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 역시 "이재명 대표는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가 있다'면서 완벽한 독재 국가 아니냐고 했고 일제 침략 운운하면서 독도 영유권과 주권을 부정하는 행위, 외국 침략을 힙리화하고 미화하는 행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반국가 주장이라고 했다"며 "국회의원 면책 특권 등을 손보자는 한동훈 대표의 제안도 이 대표는 '검찰 독재니까 안 된다'고 불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대표가 피해망상일 리는 없겠지만 이런 발언들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부에 대해 피해망상적인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고 이는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다. 부디 성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ㆍ인천ㆍ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ㆍ인천ㆍ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회담 성과 만족했지만…다시 한번 계엄령 꺼낸 민주당

반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다시 한번 계엄령 얘기가 나왔다.

이 대표는 "토론이 아니라 회담이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하고 공개하지 못하는, 또는 공개하기 적절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진전된 대화와 공감이 있었다. 매우 허심탄회하고 솔직한 대화들이 오갔기 때문에 앞으로 여야 관계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민생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세세한 것이라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들에 대해 실질적 합의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에서 입법하거나 정책 입안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특히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각종 조치들, 자영업자의 부채 문제, 가계 부채 완화를 위한 조치에 대해 신속하게 입법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가 공개하기 적절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진전된 것이 있었다는 언급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여야 양당 대표의 회담이 비공개로 진행된 가운데 "공개하기 적절하지 않은 부분에서 진전된 것이 있었다"는 말은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한동훈 대표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일 수 있다. 마치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부분에 대해 밀담을 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는 점에서 윤한 갈등을 부채질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자리에서 "회담이 끝난 뒤 이재명 대표에게 (비공개 독대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고 물어봤더니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고 의미 있느 대화를 나눴다는 정도로만 말했다"며 "얘기를 나눈 내용에 대해서는 짐작만 할 뿐 추정하기 어렵다. 다만 여야 대표가 40분 동안 아무런 배석자 없이 시간을 가졌다는 것은 정치사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시간일 것이다. 야당 대표는 대통령 검찰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계속 받고 있고 여당 대표도 대통령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답답한 상황 속에서 여러 얘기를 나눴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해 훈훈할 것만 같았던 기류는 박찬대 원내대표 발언부터 급격하게 냉랭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역사 왜곡 교과서, 독도 지우기, 정치보복 수사,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등 여러 범죄 의혹, 의정갈등 등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계엄령 얘기를 꺼낸 김민석 최고위원은 "의료대란 와중에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우울증이 염려된다. 현실부정은 전형적인 초기 증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현실인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김민석 최고위원은 "오죽하면 국민이 계엄령을 걱정하겠느냐. 주술적 비상식이 루틴인 정권 아니냐. 비상시걱 사고와 현실부정, 격노, 고립으로 나타나는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이상심리 상태에 대한 국민의 관찰과 판단, 극단 상황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의료대란의 본질은 정권대란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 편에서 대란을 막겠다. 또 계엄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대표의 계엄령 얘기를 문제삼고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대표가 민주당의 검사탄핵이 판결 불복 빌드업이라고 주장한 것을 거론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한 대표는 민주당의 검사 탄핵을 걸고 넘어지면서 '판결 불복 빌드업'이라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다.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 출신, 흔히 '법잘알' 대표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며 "판결 불복을 인터넷 검색하면 판결에 대해 불복할 경우 상급 법원에 상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대법원 홈페이지가 가장 머저 뜬다. 빌드업 같은 소리 하지 않아도 상소할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는 것이 민주주의고 법치주의다. 한동훈 대표가 그런 말을 한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 마치 유죄를 확신하고 있는 듯 하다. 상소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주제 넘는 훈수는 그만 두고 채상병 특검법 같은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한 민주당의 노력에 여당 대표로서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더불어민주당 조승래(왼쪽) 수석대변인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한 여야 대표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곽규택, 더불어민주당 조승래(왼쪽) 수석대변인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한 여야 대표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법안 준비냐, 단순 의지냐…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여야 엇갈린 주장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회담 과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제3차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여야는 다소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표회담에 동석했던 양당 대변인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한 것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대변인은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 채상병 특검에 대해 원래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제3자 특검법안에 대해 의지가 있다고 하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다만 어느 한 명이 그렇게 정하기로 한다고 해서 다 같이 따라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당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논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한동훈 대표가 제3자 특검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한 것과 다소 다른 뉘앙스다. 조승래 대변인은 전날 백브리핑 자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동훈 대표가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내 사정이 좀 있고 법안도 좀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다"며 "여러 세부사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법안 논의 과정 속에서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법 추진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이 가장 관건이었고 어쨌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지가 있다고 했다. 그 의지는 구체적으로 법안 제출이나 행동으로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 대변인은 "(특검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부분은) 메모에도 없고 내가 들은 기억도 없다. 우리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고 그 과정 속에서 민주당은 국회의장 추천으로 가자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면서 새로운 법안이 나올 경우 기존 법안은 철회하는 것이냐고 물어봤더니 이재명 대표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방송에 출연한 조승래 대변인은 곽규택 대변인의 발언에 반박했다.

조승래 대변인은 "한동훈 대표는 채상병 특검과 관련해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내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내 처지가 좀 그렇다. 당내 상황이 좀 어렴다. 나는 식언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가 처해 있는 당내 상황을 들으면서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한동훈 대표는 분명히 '상황과 처지'에 대해 언급했다"며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우리는 다 수용을 했다'고 했더니 한동훈 대표는 '나는 낼 생각이다.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내 메모와 기록에는 그렇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곽규택 대변인이 기존 특검법안을 철회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조승래 대변인은 다르게 얘기했다.

조 대변인은 "모르겠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된다. 한동훈 대표가 제3자 특검과 제보 조작을 포함한 특검법안을 내면 민주당이 낸 법안과 병합해 논의하면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한동훈 대표가 '법안을 철회하겠느냐'고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재명 대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곽규택 수석대변인.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곽규택 수석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의대 증원도 국힘 "민주당은 대안없다 했다"-민주 "같이 논의하자고 했다" 엇갈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여야가 서로 말이 엇갈리는 것과 함께 의대 증원 문제와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곽규택 대변인은 SBS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한동훈 대표가 정치개혁과 관련해 면책특궈너을 제한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을 때 이재명 대표는 검찰독재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또 곽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무제와 관련해 2026년 정원에 대해서는 논의를 유예하고 의정간 대화를 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2026년 이후 어떻게 하는가에 민주당에 물어보니 이재명 대표는 대안이 없다고 얘기했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 진전이 안 됐다. 이것에 대해 국회에서 어떤 기구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조승래 대변인의 말은 달랐다. 

조 대변인은 "대안이 없다고 얘기한 것이 아니고 그 대안이라는 것을 같이 만들으보자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국회 차원의 대책기구를 논의하자고 했던 것"이라며 "이미 2025년도 의대 정원 증원안이 있고 대입 전형에 대한 예고가 나갔고 입시절차가 되고 있기 때문에 중단하는 것은 엄청난 혼란이 생긴다. 다만 2026년 의대 증원부터 현실적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그랬을 때 무리하게 2000명씩 증원하는 방식보다는 인원 숫자를 줄이고 기한을 늘리는 방식으로 충격을 완화하자는 방안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한동훈 대표에게 이득", 조국혁신당 "국민 불안 덜기에 미흡"

한편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등 군소정당들은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회담을 평가절하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앞으로 수시로 만난들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법안 발의를 약속한 바 있는 채해병특검법을 합의하지 못한 점은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다. 자신이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여당 대표 말에 무슨 힘이 실리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한동훈 두 대표는 의료 대란에 관해서도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 이상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으로 정쟁으로 얼어붙은 정치권에 오랜만에 대화의 훈풍이 불었다"며 "현안인 금융투자소득세와 주식시장 활성화 협의,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지원, 가계부채 부담 완화에 대해 공통 분모를 찾은 것은 분명한 성과다. 당초 의제에서 빠졌음에도 국회 차원의 의료대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다만 채상병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관해 양당이 합의에 이르지 못해 완벽한 회담이라고 하기에는 허전함과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회담 성과를 점수로 매기면 15점이며 이도 후하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의원은 "워낙 0점짜리들이었다. 어쨌든 대화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며 "일단 15점을 주겠다. 15점도 좋은 점수다. 아무 것도 결론이 난 것이 없는데 기본 점수 15점 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여권에서 어떤 결정권과 권한을 갖고 이재명 대표와 회담에 임했는가에 대해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물음표다. 한동훈 대표가 뭘 판단했다 해가지고 서포터할 수 있는 동력이 없을 것"이라며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회담하는 모양새를 만든 한동훈 대표가 득을 봤다. 이재명 대표는 지금은 약간 내주는 모양새로 하고 가는 것"이라고 평가헀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