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라인' '일곱 간신'(7간신)... 친한계 "정무나 공보 라인 아닌 인사들"
대통령실 "여사 라인, 비선 조직 없다" 친윤 "대표실 인적쇄신이나 먼저 하라"
'빈손' 독대 가능성 커져.. 한동훈, 尹과 결별 후 '마이웨이' 선언할까?

내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내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김건희 라인 인적 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내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의 '김건희 여사의 용산 십상시' 녹취가 공개되고 '한남동 라인' '일곱 간신'(7간신) 등이 거론되자 한 대표는 연일 '제2부속실 설치', '김건희 라인 쇄신' 등 김 여사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윤-한 독대가 성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으나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가 '김 여사 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이에 만일 윤-한 독대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경우 최근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친한계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한, 내주 초 독대 예정.. 한동훈, 대통령실 '김건희 라인' 쇄신 요구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다음 주 초에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나서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 주 초 이른 시일 내에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별도의 독대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바 있다. 당시에는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요청을 거부했으나 최근 '명태균·김대남' 녹취로 민심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자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한 대표와 독대를 건의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며 성사가 됐다.

윤-한 독대가 성사되면서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이슈와 관련된 한 대표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른바 '명태균·김대남 녹취'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개입, 비선 개입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 지지율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대표의 발언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9일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의견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10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명씨나 김대남 전 행정관이 설칠 수 있고 이런 분들한테 약점 잡힌 정치가 구태정치"라며 대통령실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14일에도 '인적 쇄신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정리하는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남동 라인' '일곱 간신'... 친한계 "정무나 공보 라인 아닌 인사들"

대통령실 "여사 라인, 비선 조직 없다" 친윤 "대표실 인적쇄신이나 먼저 하라"

한 대표가 인적 쇄신을 요구한 '김 여사 라인'은 이른바 '한남동 라인', '일곱 간신'이라고 불린다.

여당측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실 L 비서관과 C 비서관, K 비서관, K 선임행정관, H 행정관, K 행정관 등 6명과 전직인 K 전 비서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김 여사가 과거 대표를 지낸 코바나컨텐츠를 통해 대선 전 김 여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록에서 '용산 십상시'로 거론되기도 했다.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보통 한남동 하면 김 여사가 주로 머무는 곳이어서 여의도에서는 김건희 여사 라인을 표현할 때 한남동 라인이라고 한다"며 "정무나 공보 라인에 있는 분들이 아닌데 부적절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김 여사 라인'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김건희 라인' 인사 청산을 요구한 데 대해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서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며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대남 전 행정관과 같은 이런저런 사람의 유언비어 같은 얘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했다.

친윤계도 한 대표를 향해 대표실 인적쇄신이나 먼저 하라면서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제까지 이런 얄팍한 정치공학은 여지없이 실패해 왔다. 김영삼, 노무현 정부 모두 당정 갈등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며 한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화이부실(華而不實), 꽃은 화려하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겉치장에만 신경 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으면 언론은 이를 빌미로 기사화하고 있다.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라며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빈손' 독대 가능성 커져.. 한동훈, 尹과 결별 후 '마이웨이' 선언할까?

이날 대통령실의 입장은 사실상 한 대표의 인적 쇄신 요구를 거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내주 예정된 독대는 별다른 소득 없이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내용을 언급한다 하더라도 윤 대통령의 결론이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독대를 계기로 한 대표의 마이웨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여론의 평가가 끝난 윤 대통령과 한배를 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최근 발언의 강도를 높인 것도 오는 16일 재보궐 선거 결과가 나쁠 경우 자신에게 불어닥칠 책임론을 미리 회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순방길 배웅에 나서지 않고, 현역 의원 20명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친한계 의원을 50명까지 늘리자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친한계 세력화의 시동을 건 모임이었다. 이후 7일에는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도 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느 쪽으로도 지금 힘을 싣지 않는 분들이 제가 볼 때는 40명 이상"이라며 "그분들의 생각이 점점 앞으로 한동훈 대표의 생각과 싱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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