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 6천명 규모 2개 여단 참전 준비"
국정원 "북한군 현재까지 3천여명 파병...12월말까지 총 1만명 파병 예상"
美 첫 인정 "북한군 러시아 파병 증거 있다..매우 심각한 문제"
정부, 北 향해 즉각 철수 촉구.. 공격용 무기 지원도 시사
김정은, 핵시설 및 ICBM 기지 시찰.. 美 대선 앞두고 핵능력 과시
김여정, 남한 겨냥 "미국이 손때 묻혀 길러낸 버릇 나쁜 개"
美 NIC 북한담당관 "北, 천안함 폭침 같은 공격 가능"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의 러시아 파병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의 파병을 공식화했다.
또한 우리 국정원도 23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현재까지 3천여명에 이르고 올해말까지 1만여명이 파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군의 철수를 촉구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도에 따라 향후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는 물론 공격용 무기 지원도 가능하다고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북한의 파병은 결국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월 대선에서 새로운 백악관의 주인이 결정된 후 미북 관계 재정립을 외교 정책 우선순위로 삼을 수 있도록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미 대선을 전후로 북한이 과거 천안함 폭침과 같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북한, 6천명 규모 2개 여단 참전 준비",,,국정원, 북한군 러시아에 3000여명 파병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연설에서 북한의 참전을 공식화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야간 연설에서 북한이 6000명 규모 여단 2개, 총 1만 2000명의 병력을 참전하도록 준비시키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도전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다. 동맹들도 이 도전에서 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북한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전 세계의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젤렌스키의 이날 발언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유엔 등은 북한의 파병을 우려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동맹국과도 협의하고 있다"라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그곳에 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 전개"라고 말했다.
유엔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입장을 냈다.
파르한 하크 유엔사무총장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정오 브리핑에서 "안보리 관련 제재위원회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며 "만약 제재 위반 사항이 있으면 그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북한군, 현재까지 러시아에 3천여명 파병...12월말까지 총1만여명 파병 예상"...미국도 첫 인정 "심각한 문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23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북한군 러시아 파병 관련 긴급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10/668287_475997_2347.jpg)
우리 국가정보원도 지난 18일 북한의 파병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23일에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추가 현황에 대해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긴급간담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현재까지 3000여명을 파병했으며 12월쯤 총 1만여 명을 파병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국정원의 보고를 전했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북한 병력 1천500명이 지난 8~13일 1차 수송 당시 러시아로 이동한 이후 북한군이 추가적으로 1500여명이 더 파견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까지 러시아로 이동된 총 (북한군 파병)규모는 약 3000여명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러 간 계획안 약 1만여 명 파병은 12월경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양 간사에 따르면 "파병된 북한군은 소위 최정예 11군단, 폭풍군단이 주전력이다"며 "현재 북한 병력이 9월과 10월 두 차례 북한 내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파병된 북한군은 거시아 다수 훈련시설에 분산돼 현지 적응과 훈련 받고 있고 무인기 조종 특수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 당국이 파병 사실을 일정 북한 내부에 알리지 않고 있지만 파병 개시 후 국민들 사이에서 '폭풍군단' 파병됐다는 소문이 유포되는 상황"이라며 "북한 당국은 철저한 입단속과 파병 군인 가족을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하기 위해 이들을 모처로 집단 이주, 격리시키고 있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양 간사들은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군 파병 논의 시점을 지난 6월 북-러가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무력 침공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전략적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신조약 4조)이 체결된 직후부터 파병이 논의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도 23일(현지시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처음 인정했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北 향해 즉각 철수 촉구.. 공격용 무기 지원도 시사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우리 정부는 즉각 철수를 촉구하며 향후 러북 군사 협력의 강도에 상응하는 단계적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22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 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적 철수를 촉구하며, 현재와 같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야합이 지속될 경우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의 전투 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러북 군사협력이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앞으로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도 고려할 수 있고, 그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 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차원의 군수 물자를 제공했고 미국에 155㎜ 포탄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했지만 북한의 파병으로 방침이 달라진 것이다.
방어용 무기로는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이 지원 가능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공격용 무기로는 155㎜ 포탄이 유력하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도 포탄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기 지원과 별도로 파병된 북한군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현지에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모니터링단은 정보사령부 등 정보 분야에서 북한 관련 업무에 종사해온 인원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탈출하게 되면 이들을 신문할 수 있는 요원도 모니터링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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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적인 면이나 군사적인 면에서 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함이지만 결국 장기적인 목표는 미국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새로운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되더라도 북미 관계 재정립을 우선순위로 두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를 보더라도 이러한 목적을 읽을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운용하는 전략미사일기지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상기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략 미사일 무력은 전쟁 억제력의 중추를 이루는 핵심 역량"이라며 "무력 전반을 기술 현대화 하는 것은 우리 당이 일관하게 견지하고 있는 국방건설전략의 중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전략적 핵 수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 환경에 주는 위협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전략 미사일 기지들을 더욱 현대화, 요새화하고 모든 기지들이 각이한 정황속에서도 임의의 시각에 신속히 적수들에게 전략적 반타격을 가할 수 있게 철저한 대응태세를 유지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 시설을 시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한 견제도 지속하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2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미친것들" "정신 나간 것들" "미국이 손때 묻혀 길러낸 버릇 나쁜 개들"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김 부부장은 이날 평양 무인기를 언급하면서 "한국군부 깡패들의 무분별한 주권침해 행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군사적도발"이라며 "서울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 짓을 했으며 그로 하여 스스로 자초한 후과가 얼마나 엄청나고 치명적인가 하는 것은 직접 체험해보아야 제대로 알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파병을 비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까지 포함해 "핵보유국들을 상대로 뒷수습이 불가능한 어이없는 망발을 함부로 내뱉는 객기 또한 판에 박은 듯 꼭 닮고 뺐다"고 주장했다.
美 NIC 북한담당관 "北, 천안함 폭침 같은 공격 가능"
한편, 미국 내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은 한반도의 긴장을 위험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하지는 않지만 강화된 핵 무력과 러시아의 지원에 자신감을 얻어 향후 중대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21일 "김정은이 과거에는 더 강도 높은 도발이 불필요하게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지만, 증강하는 핵무기와 러시아의 지원이 뒷받침하는 지금은 위험 감수를 더 편안하게 여길 수 있다"며 "자신의 핵 억제력에 대한 과신은 김정은이 멀지 않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강압적인 행동을 하도록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 의도가 윤석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가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춘 유화책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여론을 조성하며면서 북한 내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사일러 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무장이 천안함을 격침한 2010년보다 많이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2025년에 섬 포격이나 선박 격침, 기타 대남 군사 공격을 하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며 오늘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미국의 허리케인 피해 등 때문에 북한이 미국 대선을 겨냥한 메시지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중대한 도발을 계획했다면 선거 이후 새 대통령 취임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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