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단일화론' 대안부재론서 출발...'범보수 대선후보 적합도 1위'로 주목
보수성향 유권자 대상, 홍준표 전 대구시장 1위 약진...한덕수 차출론에 변수
'한 권한대행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66%...중장년층 유권자 출마에 회의적
한덕수 단일화론...무소속 출마후 국힘 후보와 단일화 '2단계 시나리오'
한덕수 단일화론의 허와 실... "무색무취형 후보" vs "국정안정 프레임"
“한덕수 단일화론 성패는 '헌정질서 회복과 보수재정비' 서사 구축해야”

12대대선 '차출설'이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15일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을 찾아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
12대대선 '차출설'이 나오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15일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을 찾아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2025년 21대 조기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둘러싼 '단일화론'이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보수진영 내 유력 대안 부재 속에서 한덕수의 안정적 이미지와 초당적 관료 경험이 기대를 모으는 반면, 헌법재판소의 제동과 민심의 냉랭한 반응이 '대망론'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6.3 조기대선을 앞둔 국민의힘 후보경선 판도를 사정없이 흔들어대고 있는 '한덕수 단일화론'의 허(虛)와 실(實)을 짚어본다.

'한덕수 단일화론' 대안부재론서 출발...'범보수 대선후보 적합도 1위'로 주목

'한덕수 단일화론'이 정치권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보수진영 내 '이재명 필승카드'가 없다는 데서 출발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덕수 차출론'이 제기됐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식회의석상에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등 군불을 지폈다. 이어 성일종·박수영 의원 등이 한덕수 출마촉구 기자회견과 연판장을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출마를 촉구했다. 그 와중에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돌발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한덕수 권한대행이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뚜렷한 선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덕수 단일화론'에 힘을 보태고있다.

미디어토마토가 4월 14~1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덕수 권한대행은 범보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4.8%로 1위를 차지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2.5%), 한동훈 전 당대표(8.4%) 등이 그 뒤를 이었으며,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한덕수와 한동훈이 나란히 22.4%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32.4%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고, 김문수 장관(23.5%), 한동훈 전 대표(17.5%), 홍준표 전 시장(9.8%) 순으로 나타났다.

또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덕수는 보수층 응답자 중 4월 13~14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보수 후보 당선에 공감하는 유권자’ 349명 가운데 한덕수는 29.6%의 지지를 얻어 김문수(21.5%), 한동훈(14.1%), 홍준표(10.9%) 등을 제쳤다. 관료 출신의 중도 이미지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감은 그를 '보수 통합의 상징'으로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이같은 여론조사결과는 보수진영 내에서 한덕수가 ‘비참여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선호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의 지지층이 향후 어디로 이동할지는 국민의힘 경선의 핵심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성향 대상, 홍준표 전 대구시장 1위 약진...한덕수 차출론에 변수

그러나 전국지표조사(NBS)가 4월 14~16일 실시한 조사(응답자 1001명,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보수 성향 유권자 대상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김문수 전 장관이 보수 결집의 중심이라는 기존 관측에 의문을 던지는 대목이다. 

이 같은 홍준표 지지율 상승은 한덕수 차출론의 전략적 설득력에 변수를 만들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이미 보수 강경층과 2030 남성층 일부에서 고정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열성 지지층 동원력이 크다는 점에서 단일화 과정의 중심축으로 재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김문수 후보 측이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출마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전 장관보다 홍 전 시장이 보수 1위로 떠오를 경우 한덕수 카드의 명분과 역할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보수 단일화의 구심점이 홍준표로 이동한다면, 한덕수의 출마 명분은 ‘보수 전체의 통합 카드’가 아니라 ‘당내 경쟁 후보 중 하나’로 격하될 위험이 있다. 이는 중도 확장보다는 보수 결집을 우선하는 구도에서 한덕수보다 홍준표가 더 명확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보수 내에서 단일화 논의가 활발해질수록, 한덕수는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는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지형 변화는 한덕수 단일화론이 의존했던 ‘보수 대안 부재’라는 전제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다. 보수 유권자들이 ‘안정형 관료’보다는 ‘투쟁형 정치인’을 요구하는 흐름이 강화된다면, 관료적 중도 이미지를 지닌 한덕수 카드의 흡인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보수 진영 내 후보 간 역학 변화는 한덕수 단일화론의 실효성 자체를 재검토하게 만들수 있다.

'한 권한대행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66%...중장년층 유권자 출마에 회의적

민심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전국지표조사(NBS)가 4월 14~16일 실시한 조사(응답자 1001명,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66%에 달했고,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 91%가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5%가 긍정 평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85%)와 50대(76%)에서 부정 응답률이 가장 높았고, 18~29세는 53%가 부정 평가했다.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긍정 응답(34%)보다 부정 응답(52%)이 더 많았다.  이는 국민 다수, 특히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한덕수 출마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1%가 부정 응답을 내놓은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도 55%만이 출마를 긍정 평가해, 진영을 불문하고 한덕수 출마에 대한 회의론이 뚜렷함을 시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가 출마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고 직격했고,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은 “경선을 흔드는 해당행위”라고 일축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며 출마 자제를 요구했다.

한덕수 단일화론...무소속 출마후 국힘 후보와 단일화 '2단계 시나리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덕수 단일화론은 여전히 유효한 시나리오로 남아 있다. 당내 분열과 주자 난립 속에서 본선 경쟁력을 가진 중도 확장형 후보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멈출수 없기 때문이다. 김문수 후보 측은 한덕수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공식화했고, 보수 일각에선 무소속 출마 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는 ‘2단계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덕수 단일화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한덕수 카드가 갖고있는 장점이 많은 만큼 그에 따른 단점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한덕수 단일화론의 허와 실... "무색무취형 후보" vs "국정안정 프레임"

한덕수 카드의 강점은 명확하다. 첫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정치색이 옅은 관료형 인물로 보수와 중도를 아우를 수 있다. 특히 그는 노무현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국무총리를 지낸 이례적인 인물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이력에서 초당적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둘째, 박근혜 탄핵과는 무관한 인물로, 보수 우파를 지탱하는 '태극기 세력'의 반감이 크지 않다. 정치적 갈등이나 파벌 싸움에서 벗어나 있었던 만큼, 당내 어느 계파에도 강한 반감을 사지 않으며, 중재자 역할을 수행할 여지가 크다.

셋째, 그는 직접 선거를 치러본 적은 없지만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해 '국정 안정'이라는 프레임과 쉽게 결합해 캠페인을 펼칠 수 있다. 대내외 위기 국면 속에서 '경험 있는 국가 경영자'라는 이미지는 혼란을 우려하는 유권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진단이다.

한덕수 카드의 약점 역시 뚜렷하다. 첫째, 자발적 지지층이 없어 팬덤 선거 구도에서 열세에 놓인다. 열성 지지층의 존재는 선거운동에 있어 자원과 열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한덕수는 대중적 정치활동이 부족해 충성도 높은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

둘째, 헌법재판소가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처분을 효력정지시킨 가처분을 인용함에 따라 법적 권위와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이는 향후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위헌 프레임이 지속될 경우 본선에서 중도층 설득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셋째, 중도층의 회복보다는 젊은층의 투표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는 '무색무취형 후보'라는 평가도 있다. 정치개혁이나 세대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에게는 '기성 정치의 연장선'으로 보일 위험이 크며, 선명한 메시지 부족으로 차별화에 실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탄핵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조기대선을 치르게 된 국민의힘 당 지도부나 의원들은 최후의 반전카드로 '한덕수 단일화론'을 밀고있지만 과연 성공적인 마무리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우려스런 시각이 많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단순히 대통령 권한대행이란 공식직함만 앞세워 국민의힘 후보경선에 무소속으로 뛰어들어서는 당원들은 물론이고 경선에 투표하는 국민들고 결코 지지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덕수 단일화론 성패는 '헌정질서 회복과 보수재정비' 서사 구축해야”

이와 관련, 국민의힘 TK지역의 한 의원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덕수 단일화론의 성패는 '후보의 이름'이 아니라 '후보를 통한 출마 서사의 구축'에 달려 있다"며 "단순한 정권 연장이 아니라 헌정질서 회복과 보수의 재정비라는 대의 아래 출마 명분을 확장하지 못한다면, 한덕수의 등장은 단일화의 구심점이 되기보다는 보수 내 갈등을 증폭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으로 맞닥뜨린 보수의 위기 속에서 한덕수 카드가 과연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에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보수위기의 상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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