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광주 울산 등 지역 방문·부활절 예배 참석...대선 행보
미국과 관세 협상 성과로 대선 출마?
손학규·고건 등 국민추대위 출범...한덕수 캠프로 이어지나
반탄파 김문수 “누구라도 힘 모아야” 홍준표 “대선 때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해”
찬탄파 한동훈 “주변 바람잡는 사람이 문제” 안철수 “국정에 전념하시라”
국힘, 제명·탈당자 복당 추진 공식화.. 반(反)이재명 빅텐트 기초작업?
민주 “내란 수사나 받으라” “노욕의 대통령병” 비판 쏟아 내

울산 방문한 한덕수 대행 [사진=연합뉴스]
울산 방문한 한덕수 대행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6·3 조기 대선을 40여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는 모습이다.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며 출마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한 대행은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한덕수 차출설’이 꺼지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대행은 광주와 울산 등 지역을 방문하고 지난 20일에는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방문한 교회를 찾아 부활절 예배에도 참석하는 등 대선 주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미국과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며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행이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답하자 사실상 출마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 캠프 구성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명·탈당자에 대한 복당 추진을 공식화하자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한 대행의 단일화를 골자로 하는 ‘반(反)이재명 빅텐트’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 지지율 1위’ 韓, 광주 울산 등 지역 방문·부활절 예배 참석...대선 행보

미국과 관세 협상 성과로 대선 출마?

손학규·고건 등 국민추대위 출범...한덕수 캠프로 이어지나

6·3 대선을 앞둔 보수 진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이다.

한 대행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15~1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무선 100% 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선 국민의힘 지지층(20%)과 보수층(17%)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18~1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무선 100% AR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범보수 진영’에서의 대선 주자 가운데 12.6%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한 대행은 광주(15일), 울산(16일) 등 전국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20일에는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도 참석했다. 명성교회는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방문한 바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가 아닌 대선 주자의 행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또, 한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로 관세 협상을 논의했다는 것을 직접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는지 물어봤다’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 대행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No comment)”라고 답했다.

또, 선출되지 않은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하는 데 대한 우려를 묻자 “나의 권한은 법률에서 비롯한 것으로 권한대행과 선출된 대통령의 수행 업무에 차이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의 ‘노코멘트’에 그가 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출마 의사가 없다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즉, 한 대행이 내달 4일 공직자 사퇴 시한에 맞춰 총리직에서 물러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반(反)이재명 빅텐트’ 시나리오다. 트럼프 2기의 ‘관세 리스크’가 한국 경제의 당면 위기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행이 대미 관세협상을 이끌며 ‘경제통상 대통령’ 이미지를 선점한다면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대행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대행은 21일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부는 국익 최우선의 원칙 하에 미국과 차분하고 진지하게 협의해 양국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곧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권한대행이 대미 협상을 서두르는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한 대행은 “대미 협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도전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오늘의 성장과 번영을 이뤄낸 바 있다”고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한덕수 캠프’도 출범을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22일 출범하는 ‘대통령 국민후보 추대위원회’(이하 국민추대위)가 이후 캠프로 전환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국민추대위에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고건 전 총리,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이 핵심 멤버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추대위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대행의 출마를 요청할 예정이다.

[출처=KSOI]
[출처=KSOI]

반탄파 김문수 “누구라도 힘 모아야” 홍준표 “대선 때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해”

찬탄파 한동훈 “주변 바람잡는 사람이 문제” 안철수 “국정에 전념하시라”

국민의힘 경선 주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른바 ‘반탄파’(탄핵반대파)는 한 대행의 출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찬탄파’(탄핵찬성파)는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도 같은 날 “경선이 밋밋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니 우리로선 나쁜 게 아니다”라고 환영했다. 홍 후보는 21일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때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 누구라도 필요하다”며 “한 대행도 빨리 그만두고 입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는 21일 C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에 ‘노코멘트’ 발언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고 좀 정직하지 못하다”며 “정말 출마하고 싶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서 당당하게 검증받는 게 맞다”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찬탄파인 한동훈 후보는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주변에서 부추기고 바람 잡는 사람이 문제”라면서 “출마 선언도 안 한 분의 입장을 자꾸 이렇게 얘기해서 우리 경선의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누구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도 같은 방송에서 “대선 출마는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국정에 전념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정복 후보 역시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의미 없는 논쟁”이라며 “우선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가장 최적의 후보를 뽑는 데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힘, 제명·탈당자 복당 추진 공식화.. 반(反)이재명 빅텐트 기초작업?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21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명·탈당자의 복당 등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반(反)이재명 빅텐트를 통한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의 문을 다시 활짝 열겠다. 잠시 당을 떠났던 분, 다른 정당에 몸담았던 분들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고 자유와 헌법이라는 대의에 동의하는 분이라면 누구라도 함께 가겠다”며 “이재명 민주당 세력의 국정 파괴와 국가 혼란을 막아낼 유일한 길은 더 넓고 단단한 자유 세력의 결집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믿는 자유 진영이 모두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진영의 고집이 아니라 연대의 용기”라고 강조했다.

이후 권 위원장은 이번 복당 추진이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상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 그것은 너무 나간 얘기”라며 “개별적인 복당과 재입당, 입당을 이야기하는 거다. 아주 바람직한 면만 있는 건 아니지만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고 다 같이 하자는 취지에서 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대개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면 당을 떠난 분들에게도 기회를 드리고 선거에 기여하면 복당할 기회를 드리는 게 과거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것인지 묻자 “언급한 것은 없다”며 “일괄적으로 제명된 분들을 다 복당시키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역구별로 사정이 다르다는 문제의식도 있었고, 당협위원장들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복당의 길을 열어드리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부활절 예배 참석한 한 대행 [사진=연합뉴스]
부활절 예배 참석한 한 대행 [사진=연합뉴스]

민주 “내란 수사나 받으라” “노욕의 대통령병” 비판 쏟아내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정부의 총리이자 내란 피의자 신분인 한 대행이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자 비판을 쏟아냈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자격 없는 총리가 모호하게 출마설에 연기를 피우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전면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총리는 지금이라도 당장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내란 관련 수사에 성실히 응하라”고 직격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럴 때 미국에서는 ‘헛소리(bullshit)’라고 한다”며 “자기 장사에 정신 팔린 노욕의 대통령병자가 선거 관리와 대미 협상을 단 한시라도 제대로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제는 스스로 대통령이 되셨나 보다. 잘하면 계엄도 하시겠다”며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로 한 대행께 경고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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