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명분으로 한 폭력적인 '강제 후보교체 파동' 후폭풍이 거세다.

10일 새벽 1시간의 '대선후보 날치기 강제교체''친윤 한밤 쿠데타'가 당원들에 의해 저지되면서 '친윤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강제 단일화 후보교체'를 둘러싸고 '친윤 세력이 특정 후보를 미는 것 아니냐', '윤석열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논란이 있었던 터라 당내 친윤 세력을 향한 비난이 거센 상황이다. 선대위 회의에서도 尹과 친윤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후보교체를 주도한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사퇴에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 동반사퇴, 친윤 퇴진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까지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김문수 대선 후보는 11일 '큰절을 하고, 한덕수 전 총리와 포옹'을 하며 통합을 강조하며 당 내 갈등 봉합을 나섰지만, '김-한 단일화' 과정에서 법적갈등, 감정의 골이 깊이 패여 당내 통합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친윤, 비윤을 초월한 당내 경선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친윤 책임론'을 들고나오며 후보교체론 불만이 폭발된 상태다. '후보교체 쿠데타'에 대한 현재 국민의힘 당심의 현주소가 '한덕수 거부, 김문수 후보 복귀'의 전당원 투표 결과다. 

어제(10일)밤까지 갈등으로 점철됐던 김문수 후보가 서둘러 '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당내 '친윤 책임론'의 후폭풍이 거세 앞으로 22일간의 대선 기간에 내부 갈등수습이 과제로 남았다. 또 후보교체 갈등으로 범중도보수 통합을 해야 하는 '반(反)이재명 빅텐트'는 사실상 차질을 빚게 됐다.

내일(12일)부터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오는 6월3일 투표일까지 22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한동훈·안철수·홍준표·나경원 등 경선주자 일제히 비판..."강제 후보교체, 친윤 쿠데타...尹탈당, 친윤지도부 사퇴"

10일 밤 당원들의 투표로 후보교체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후보 교체를 둘러싼 갈등을 가장 격하게 비판한 것은 경선 과정에 참여한 후보들이었다. 대선후보 경선 주자들의 비판 발언 수위도 매우 높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과 권영세-권성동 '쌍권' 친윤 지도부 퇴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친윤들(친윤석열계)이 새벽 3시 날치기 단독 입후보를 시켰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그냥 친윤들의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한덕수 후보를 겨냥 "계엄 발표를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막지 못한 총리일 뿐"이라며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덕수 단일화=윤건희 개입설'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이라고 맹비난하며 "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모두 직함을 막론하고 즉각 사퇴하고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며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거듭 "친윤 구태정치를 청산하지 못하면 우리 당에 미래는 없다"며 "우리 당은 더 이상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당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벽 기습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통령 후보 강제 교체 과정에서 우리당의 민주, 공정, 정의는 사라졌다. 당 지도부의 만행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친윤' 지도부인 권영세-권성동 쌍권을 겨냥 "당 지도부의 만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다를 바 없다. 막장의 정치 쿠데타이자 절망적 자해행위"며 "당 지도부는 퇴진하라""윤석열 전 대통령은 즉각 탈당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만행은 민주 정당에서는 있을 수 없는, 당권을 염두에 둔 엽기적 권력 쟁취 시도"라며 "더 이상 우리당에 '친윤'이라는 세력이 발 붙여서는 안된다"면서 "친윤 세력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떠나야 한다""한덕수 후보는 지도부와 친윤세력과 함께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한×이 한밤중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 이 세×들 미쳐도 좀 곱게 미쳐라"며 윤 전 대통령과 친윤 당지도부를 거칠게 비난했다. 

또 홍 전 시장은 떠나기 직전에도 글을 올려 "윤 전 대통령과 권영세· 권성동 의원을 당을 파멸로 이끈 '놈들'"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었다. 

10일 밤 11시 단일화(한덕수 후보교체)를 위한 당원 여론조사 부결을 알리고 권영세 위원장이 사퇴하자 지도부를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홍 전 시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필귀정"이라며 "대선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 권성동과 박수영, 성일종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며 친윤 세력을 겨냥했다.

홍 시장은 이어 "한덕수 배후 조종 세력들도 모두 같이 정계를 떠나라, 정당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 말종들은 모두 사라지라"고 일갈했다.

나경원 의원도 "비정상적으로 교체된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해서는 절대 안 된다, 내가 사랑하는 국민의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당지도부를 비판했다.

한동훈·친한계  "권성동도 즉각 사퇴하라...윤석열 탈당하라""尹부부와 절연해야...출당조치해야"

김문수 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가장 강하게 비판한 것은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다. 이들은 '윤석열 탈당'과 '친윤 지도부 사퇴'에 더욱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1일에도 '쿠데타 세력이 계속 자리를 보전하면 그 쿠데타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한 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강제교체 시도를 '당내 쿠데타'로 규정한 한 전 대표는 "당내 쿠데타 실패에 대해 친윤들은 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며 퉁치고 넘어 가자고 하는 것 같다, 늘 그게 성공해왔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친윤들이 아직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끌려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尹부부 개입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려면 친윤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제(10일) 어렵게 싹튼 보수정치의 희망과 기운이 금방 사라진다, 그러면 보수정치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며 친윤 인사들의 퇴출을 요구했다.

이날 오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김문수 후보에게 '윤석열 부부와의 단호한 절연과 출당'이라는 초강수 조치를 촉구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선거 내내 이재명의 공격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 옹호해 주다가 선거 끝날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尹의 대선호소문에 대해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요구했다.

친한계 의원 16명은 11일 새벽 즉각 성명서를 내고 한덕수 단일화에 관여한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조경태·송석준·김성원·서범수·박정하·김형동·배현진·고동진·김예지·정연욱·안상훈·박정훈·정성국·한지아·진종오·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 투표 부결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명서를 내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만으로는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 비대위원장 사퇴 이후에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대행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문수 후보의 행동의 신뢰를 저버린 것은 맞지만 당 지도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비대위는 새벽 3시부터 4시, 단 1시간 동안만 후보 신청을 받아 30여 종의 서류를 미리 준비했던 한덕수 후보만 접수할 수 있게 하는 편법을 동원해 당원들의 피선거권을 침탈했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성동 원내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요구했다. 그는 "어물쩍 넘어가지 말자, 당 지도부의 '어쩔건데'식 교만 방자한 운영으로 어제 하루 큰 혼란을 겪었다"며 "이 큰 사단이 권영세 위원장의 단독 책임이겠냐, 선거에 앞서 전력에 큰 상처를 낸 데에 원내대표도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尹-李대결 필패, 계엄 사과하라'...보수인사들도 비판 '尹 옹호세력, 한덕수 옹호''당권 쿠데타'

11일 오후 후보교체 파란 후 처음 열린 김문수 후보와의 선대위 회의에서도 尹과 친윤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 개혁신당 원내대표로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대선이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결이 되면 필패다"고 강조했다. 

양 공동선대위원장은 "오늘 윤 전 대통령이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면서 "그러나 당 입장에서는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악재다"며 尹을 직격하고, "계엄에 대해 국민에게 엄숙하게 사과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尹계엄 사과' 주장이 선대위에서 공식 제기했다. 

또 양 위원장은 "당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필패다"면서 "'다 바꿔라' 말씀드리고 싶다.  싶다. 당에 있는 낡은 시대의 잔재들을 모두 버리고, 창당 수준의 혁신으로 이번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친윤 쿠데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그래야 이번 대선이 尹과 李의 소모적인 리턴 매치로 빠지거나, 시대착오적이고 망국적인 복수혈전으로 변질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보수인사들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사태를 두고 비판도 이어졌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덕수 전 총리가 대선판에 등장한 것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의 작품"이라고 비판했으며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권 쿠데타"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비상계엄 하에 탄핵당한 대통령 밑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이 대선에 나올 명분이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이 한덕수를 후보로 만들겠다고 사전에 기획하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국힘이 여전히 탄핵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사태를 "모든 게 기획된 각본이었고 쌍권의 지시대로 움직인 노인네가 노욕을 부리며 허수아비 노릇을 한 것이다, 쌍권은 애초에 한덕수가 대통령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노림수는 대선 이후의 당권"이라며 "보수정당이 스스로를 사유물로 만들었고, 당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현 지도부를 비판했다.

친윤 '나가라'는 비판에도 김문수는 지도부 교체론 '신중'...일단 '통합 모드' 대선 출발, 갈등은 내재

이렇듯 '친윤 지도부 책임론''친윤 사퇴론' 등 당내 반발이 분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후보교체 최대 피해 당사자이지만 '친윤·반탄' 인사인 김문수 후보는 일단 '통합'모드로 대선을 출발했다.

김 후보는 11일 대선후보 자격 박탈과 회복의 파동을 겪은 후 의총을 참석해 '큰절'을 하고, 권성동 등 지도부 사퇴는 일단 일축하고, 한덕수 전 총리와 '화합 제스쳐'를 취하며 "우리는 원팀"이라며 '통합' 행보를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후보등록을 마친 후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나 '통합'의 포옹을 하며 "한덕수 선배님에 비해 모든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선거는 제가 잘 할지 몰라도 국정 운영과 국민 통합 등 여러가지를 배우겠다"며 선대위원장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이 사퇴한 것을 묻자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비대위원장은 자동으로 사임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권 위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며 "선거가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에 더 화합하고 우리 당뿐만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과거 생각의 차이는 뒤로 하고 이제 화합과 통합의 시간"이라며 "더 화합하고 우리 당뿐만 아니라 폭을 더 넓게 해서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대선 국면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전 의원들이 선거 운동에 전력을 다해 매진할 수 있도록 원내대표께서 역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김 후보는 11일 오후 3시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 넓게 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단일화 파행과 자격 박탈 논란 이후 처음으로 당 공식 회의에 복귀한 김 후보는 "이제는 과거 상처를 보듬고 화합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때"라며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라고 강조하며 지도부와의 갈등 수습에 나섰다. 이에 참석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김 후보의 '통합' 행보에 후보교체에 앞장섰던 친윤계 의원들도 당내 단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며 갈등을 수면밑으로 잠재우려 했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는 과거의 시비는 마음에서 지웁시다"라며 "우리가 나눈 이견은 모두 대선 승리를 향한 간절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분열은 필패다, 덧셈정치를 하자"고 말했다.

추경호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모든 갈등을 뒤로 하고,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결의를 다지며 새로이 출발해야 할 순간"이라며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다시 하나로 뭉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철규 의원도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 당원들은 단일화는 꼭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더 소중한 가치로 판단했다, 이젠 김 후보의 당선을 위해 뜻을 하나로 모을 때"라고 전했다.

'친윤'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를 공식 후보로 재추대하며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선 구호를 다시 꺼내 들었지만 내부 균열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비록 당장 내일(12일)부터 시작되는 21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을 앞두고 친윤과의 통합으로 양측이 봉합은 했지만, '후보교체 쿠데타'의 당내 갈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김 후보의 리더십과 신뢰 회복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