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될 소환과 기소, 진위 여부를 떠나 중도층을 중심으로 ‘피곤하다’는 정서 형성될 수 있어”
“야당탄압·정치보복 여론이 60%는 되어야 사법리스크 정면 돌파하는 이재명에 힘 실릴 것”
“약 30%에 이르는 무당층, 누가 대변하고 견인해 가느냐에 향후 정국의 열쇠 담겨 있어”

[폴리뉴스 유석 기자] [편집자주] 연말 연시, 윤석열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3대 개혁과제로 정책 아젠다를 선점하더니 중대선거구제 제안으로 정치개혁 이슈에 불을 당겼다. 야당에 대한 사법의 칼날은 여전하고, 국힘 전당대회에는 공공연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국정지지율 상승에 자신감을 얻은 대통령, 내년 총선을 향하는 그 시선에 변수는 없는지 살펴볼 때다. 폴리뉴스는 11일 계묘년 새해 첫 번째 <김능구와 이강윤의 여론조사대해부> 대담을 통해, 대통령 행보에 담긴 의지와 그 한계, 그리고 향후 전망 등을 논의했다.

김능구 : 어제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해서 12시간 조사받고 나왔다. 당당하게 준비된 원고를 읽으면서 우리 현대사를 개괄하기도 했다. 어쨌든 제1야당 대표가 소환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니까 거기에 대한 역사적 의미 부여를 했다고 보여지는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란 거다.

이강윤 : 상당 부분은 진술을 안 하거나 6페이지짜리 서면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말씀하셨듯이 이제 시작이다.

김능구 :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 정당한 검찰 수사냐 야당 탄압이냐를 묻는 조사가 이전에는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잘 못 본 것 같다.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 전 입장발표(사진=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 전 입장발표(사진=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강윤 : 어제 출두한 것에 대한 조사는 이번 주말쯤 나올 건데, 이전에는 몇 번 있었다. 제 기억으로 최근 한 조사에서는 이재명을 검찰에서 소환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 물었더니, 50% 조금 넘는 사람들이 ‘정당한 수사다’라고 했었다. ‘정치 보복 아니다’라고 생각한 사람이 과반이니까 확실히 많았던 거고, 그렇지 않은 조사에서도 팽팽하거나 ‘해야 할 수사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좀 더 많았었다.

야당 대표를 검찰에서 소환한 게 처음이고, 예전에 서경원 방북 사건으로 평민당 총재 시절 김대중을 안기부에서 수사한 적이 있다. 어쨌거나 안기부건 검찰이건 수사권을 갖고 있는 곳에서의 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는 매우 이례적인 건 맞다.

사견이지만 이 건에 대해 ‘방탄이다, 아니다’, ‘소환한다, 아니다’가 너무 오래 논란이 되면서 약간의 피로도가 있다. 그리고 조금 전 언급했지만 지난달에 쏟아져 나왔던 조사를 봤을 때 ‘야당 탄압이고 정치 보복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반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적어도 ‘여론조사로만 보자면 이재명에게 우호적인 국면은 아니다’라는 생각은 갖고 있다.

그리고 어제는 성남FC 건으로 소환된 거고, 앞으로 대장동 건이나 변호사비 대납 건, 쌍방울 건이 있고 부인이 직접적으로 연루돼 있는 법인카드 건도 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는 이게 조사의 시작이고, 지금까지 단순한 사법적 리스크였다면 이제는 현실화된 어떤 조치의 출발점이다. 앞으로 이런 것이 두세 번은 계속되지 않겠나 싶은데, 그다음 기소 여부 또는 영장 치는 문제는 굉장히 폭발력이 클 거다.

김능구 : 아들까지 재수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니까 김건희 건은 왜 안 하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강윤 :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검찰이 형평을 잃고 있는 건 명백하다.

김능구 : 이게 시작이라고 했는데, 한 번 소환에 응했기 때문에 앞으로 소환에 응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 그러니까 국민들은 계속 봐야 된다. 또 소환해서 조사하고, 기소되고 또 기소되고 하는 과정이 있을 거고, 아마 구속영장 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건데 저 개인적으로는 할 걸로 본다. 왜냐하면, 구속영장 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는 과정도 국민들한테 엄청난 피로감을 주는 거다.

이강윤 : 검찰이 그냥 참고만 하려고 소환, 심문한 건 아니다. 물론 구속영장 없이 불구속 기소를 할 수도 있지만, 저도 영장 청구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본다. 병합해서 하느냐 정도의 문제일 거다.

김능구 : 그러면 도대체 언제까지 갈 거냐인데, 어제 이재명 대표가 이 부분에 답을 했다. ‘답정 기소’ 기소는 정해져 있고, 그다음에 자기의 무고함은 재판을 통해 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강윤 : 그것은 최소한 6~7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계속 따라다니는 거고, 금년 1년이 그렇게 간다고 보면 이 상태에서 총선을 치르게 된다.

김능구 : 그래서 민주당으로서는 플랜B, 플랜C도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거다.

이강윤 : 지난 번에 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할 때,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당직을 제한하거나 사퇴시키는 걸 논의했었다. 그 결론은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보이는 유죄 판결일 경우에는 재논의 할 수 있게 해놨다. 1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무조건 당직에서 배제하는 게 아니다.

김능구 : 이전의 당헌 80조는 기소만 돼도 아웃되게 돼 있었다.

이강윤 : 그걸 바꿔서 ‘1심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정치 탄압의 소지가 농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부칙 조항을 붙여놨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는 계속 당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고, 이재명 대표가 탄압받는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지지자들의 충성 강도는 더 세질 거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거 너무 위험하니까 플랜B나 플랜C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겠지만.

김능구 : 제가 볼 때도 그런 과정을 진행할 거다. 어차피 윤석열 정부는 검찰 통제, 통치 정권이니까 그걸 가지고 국정운영을 하면서 시기나 강도를 조절하며 나갈 건데, 거기에 대해 민주당은 야당 탄압에 대한 단결을 호소하면서 맞붙어 나갈 거고, 적극 지지층은 더 결집하게 될 거다.

그러면서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총선 1년 전이 됐다고 보자. 그런데 그런 답보 상태가 계속 됐을 때는, 앞서 이야기드린 대로 대통령은 한편으로 일반적인 사회개혁과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면서 계몽군주의 모습으로 나갈 수 있다. 반면에 이쪽 사법 리스크의 문제는 사람들의 피로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사실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중도층을 중심으로 ‘좀 피곤하다’는 정서가 형성될 수 있다.

이강윤 : 계속 소환하고 조사하고 이러면,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거다. .

출처 :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 2022. 12.28~29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출처 :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 2022. 12.28~29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김능구 : 그래서 제가 볼 때, 이재명 대표는 ‘야당 탄압이다’라는 데 대해 60%의 민심을 얻어내야만 한다. 그래야 지금 스탠스 대로 계속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다. 그렇지 않을 때는 문희상 전 의장이 교토삼굴(狡兎三窟)을 이야기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나름대로 플랜B, 플랜C를 실제로 갖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된다.

이강윤 :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 60%라는 구체적 숫자를 제안하셨다. 저는 분명히 상징성을 갖고 있는 가이드라인이라고 보고 이 건에 관한 여론 추이를 살펴보고 있는데, 60% 아래로 작으면 작아졌지, 억울한 수사를 당하고 있고 정치 보복이라는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

김능구 : 어쨌든 그것은 해나가는 과정에서 드러난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중도층에서도 좀 심하다는 느낌은 갖고 있지 않나?

이강윤 : 그건 있다. 김건희 수사와 형평성 문제에서는 당연히 그렇다.

김능구 : 형평성의 문제도 있지만, 또 다른 경험치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우리가 곧 이야기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현재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부위원장을 다루는 용산 대통령실을 봤을 때, 과연 이걸 슬기롭게 제대로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냐 의문이다. 저는 그런 지점에서 오히려 야당 탄압의 민심도 확대될 수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하는 건데, 일반적으로 저도 소장님의 견해와 같은 입장이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거다.

이강윤 : 오늘 대담 들머리에, 김 대표께서 윤대통령이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했던 ‘여론조사, 그거 잘 모르겠다’라는 말을 언급했다. 남의 흉중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어리석고 무모한 일은 없다고 보지만, 제가 보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재임 중에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을 회복해야겠다는 의지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국민 통합이 과연 실질적으로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라는 점에서 출발해 보면, 내 대선 득표율 정도만 회복해도 괜찮은 것이고, 나는 단임으로서 직업적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해야 할 몇몇 개혁은 그냥 밀어붙여서 끝까지 해보겠다는 거다. 어떻게든 통합을 해서 중도 지역을 다시 끌어오고 민주당 이탈층을 수용해서 60% 넘는 어쩔 때는 70%까지도 육박하는 호평 속에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둥글둥글한 대통령이 돼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다. 나는 내 신념과 원칙, 철학에 맞춰서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하겠다는 것이고, 여론조사는 숫자일 뿐이라는 이야기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숱하게 많이 했었다.

김능구 : 지금 보수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대통령 감이라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후보로 만들고 당선시킨 게 아니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 좌파의 적폐를 청산해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지하고 만들었다는 말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그것만 잘해도 된다는 거다.

이강윤 : 그만큼 반문 심리가 컸고, 어느 분석에 의하면 지금도 여전히 있다고 본다. ‘윤 당신이 대통령을 해라’라기보다는 그 대표 주자로 그냥 윤을 고른거다.

김능구 : 대통령이 김장환 목사님을 자주 만나시던데, 김장환 목사는 우리나라 보수 우파 기독교의 상징과 같은 사람이다. 그런 분들이 제가 금방 이야기한 논지로 대통령을 계속 격려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강윤 : 한 가지, 무당층 부분은 얘기를 해야 될 것 같다. 갤럽 조사에서는 무당층이 27%, 리얼미터 조사에서 11.3%, SBS 조사에서는 무려 43%가 ‘나는 무당층’이라고 답했다. 편차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일단 여론조사 신뢰도에는 의문을 던져줄 만한 결과다. 다만 11%는 과소평가된 것 같고, SBS의 경우는 민주당 23%, 국민의힘 29%, 무당층 43%다. 그럼 나머지 정의당 등과 무응답까지 포함해서 2%~3%밖에 안 된다는 건데, 이건 조금 극단적인 것 같다.

제가 보기에는 현재 1월 첫째 주 국면에서 약 30%가 무당층 견해를 갖고 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 무당층 그룹을 어느 정파가 효과적으로 대변하고 견인해 가느냐에 따라서, 차기 총선을 포함해서 정국의 열쇠가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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