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요구한 가입 확약은 미국·독일 반대로 좌절.. 가입 절차는 간소화 예정
G7, 종전 후에도 우크라 안보보장 약속.. 동맹국 수조원 대 무기 추가 지원
젤렌스키에게 선물 보따리.. 러시아 "3차 세계대전을 앞당기는 행위" 반발
![젤렌스키에게 선물 보따리.. 러시아 "3차 세계대전을 앞당기는 행위" 반발 [사진=EPA=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07/614517_415495_3814.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부터 무기지원과 G7 안보보장 약속을 받아냈다. 당초 젤렌스키는 전쟁 후 나토 가입 확약을 요구했으나 미국과 독일의 반대로 이는 좌절됐다. 대신 나토 사무총장은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가입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결국 이번 나토 회의에서 젤렌스키는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챙겼다. 러시아는 이러한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우크라의 나토 가입 저지를 위한 '특별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나토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정상회의 첫날 일정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향후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성명에는 우크라이나가 기대했던 나토 가입을 위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일정과 조건이 담기지는 않았다. 젤렌스키는 전쟁이 끝나면 바로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입 확약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발트3국과 폴란드 등이 확실한 약속을 요구하며 대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토 회원국 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자 가입 절차 간소화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나토는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에 대해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했는지 평가하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이를 면제하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회원국이 되기 위한 절차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에 젤렌스키는 "(나토 가입)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전례 없고 터무니 없다"며 "불확실성은 나약함"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으나 대신 G7 안보보장과 수조원 대의 무기지원을 받아내며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다.
또, 12일(현지시간)에는 나토-우크라이나 평의회도 열렸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31개 동맹국 정상과 동등한 지위에서 협의하고 결정하는 자리에 참여한 것이다. 사실상 나토 회원국 지위에 오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나토 동맹국, 장거리 미사일·전차 등 수조원 대 무기 추가 지원
평의회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안보 보장을 약속했다. 특히, G7은 종전 뒤에도 러시아의 침공을 저지해 전쟁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군에 육해공에 걸쳐 현대적인 군사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경제안정과 회복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도 약속했다.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한 젤렌스키는 "G7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까지 장기적 안보 보장을 하기로 했다. 의미있는 성공"이라며 "전쟁이 끝난 뒤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일원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동맹국들의 무기지원은 수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러 무기 가운데 장거리 미사일이 포함돼 우크라이나의 전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에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고, AFP 등 주요 외신들은 이미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칼프' 순항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과 마더장갑차 40대, 레오파르트 전차 25대 등 7억 유로(약 1조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공군 전력도 강화된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11개국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을 시행할 동맹을 결성하고 루마니아에 조종 훈련학교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기대 이상의 선물 보따리에 젤렌스키는 '중요한 안보승리'라고 환영 메시지를 냈다.
12일(현지시간) AFP, BNS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G7 정상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우크라이나와 우리 국민, 어린이들을 위해 중요한 안보 승리를 집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가능하게 한 모든 이들, 동료 여러분, 리투아니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 러시아 반발 "3차 세계대전을 앞당기는 행위"
러시아는 G7과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함으로써 이들 국가는 불가분의 안보라는 국제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앞으로 유럽을 수년간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F-16 전투기 지원 가능성에 대해 "핵 위협"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자국 인터넷 매체 '렌타루(Lenta.ru)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F-16 전투기를 이용하는 것 자체를 러시아는 서방의 핵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핵보유국들에게 이 전투기의 핵무기 탑재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통보했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경우 그들이 어떤 보장을 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통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1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메시지에서 "(서방이) 미사일, 집속탄, 전투기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해 키이우 정권에 군사 지원을 확대하려 한다"며, "완전히 정신이 나간 서방이 다른 것은 전혀 생각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실상 막다른 골목이며, 3차 세계대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가능성을 확인하자 "가입을 저지하기 위한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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