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의장 후보자 등 7명에 삼정검 수치 수여
대장 7명 전원 교체.. '3성 장군' 출신 신원식 국방장관이 적극 건의, '尹 친정체제' 구축
해병대 사건 및 홍범도 흉상 이전 과정 잡음 질책? 9·19 군사합의 폐기 대비?
![윤석열 대통령이 현역 군인 서열 1위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에 3성 장군인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을 내정하는 등 대장 7명을 중장 계급으로 전면 물갈이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0/623786_425932_5255.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현역 군인 서열 1위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에 3성 장군인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을 내정하는 등 대장 7명을 중장 계급으로 전면 물갈이했다. 야전 경험이 풍부한 인사로 군의 기강을 확립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 대응이나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조사 등 굵직한 사건에 군 수뇌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함에 따른 질책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인사단행은 대표적인 '극우 강경' 성향의 신원식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대대적 군 장성을 전면 교체하며 '尹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장성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되고 윤 대통령의 역사관인 뉴라이트와 반북 강경 이념을 중심으로 한 인사 재편으로 보인다. 홍범도 흉상 이전, 해병대 사건, 군 역사관 등에 대한 강경 노선이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9일 합동참모의장과 각 군 참모총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대장 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합참의장에는 현 해군작전사령관인 김명수 중장을 비롯하여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중장(육사 46기, 국군의날 행사기획단장) ▲해군참모총장 양용모 중장(해사 44기,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공군참모총장 이영수 중장(공사 38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연합사부사령관 강신철 중장(육사 46기, 합참 작전본부장) ▲지상작전사령관 손식 중장(육사 47기, 특수전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고창준 중장(3사 26기, 수도군단장)이 각각 진급 및 보직됐다.
尹, 합참 의장 후보자 등 7명에 삼정검 수치 수여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군 대장 진급자 7명에게 삼정검(三精劍) 수치를 수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명수 신임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강신철 연합사 부사령관, 손식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고창준 제2작전사령관 등 대장 7명으로부터 진급·보직 신고를 받고 이들의 손에 든 삼정검에 수치를 직접 매어줬다.
김명수 합참의장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군 장성 중 유일하게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다. 청문회를 거쳐 김 중장이 실제 합참의장에 취임하면, 박근혜 정부 때인 최윤희 의장(해사 31기) 이후 역대 두 번째 해군 출신 합참의장이 된다.
정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할 국방태세 구축과 국방혁신 4.0 추진 등 정예 선진강군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과 불안정한 국제 안보정세 속에서 다양한 야전 경험으로 불확실한 전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탁월한 전투감각을 보유한 장군, 훌륭한 작전지휘 역량으로 군내 신망이 두터운 장군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도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군은 압도적인 군사대비태세와 대응능력을 유지해 적에게는 두려움을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는 행동하는 안보 구축에 진력할 것"이라며 "국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인다운 군인, 군대다운 강한 군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청도 출신인 박안수 육군총장은 ▲ 육군본부 작전과장 ▲ 제2작전사령부 교훈처장 ▲ 지상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 ▲ 육군 제39사단장 ▲ 육군 제8군단장 ▲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을 역임했다. 작전통으로 꼼꼼하면서 치밀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박 총장에 대해 "전후방 다양한 유형의 야전부대 지휘관 경험으로 탁월한 조직관리 및 작전지휘 능력을 보유했고,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한 교육훈련 혁신을 통해 강한 정예육군 건설을 선도할 육군총장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충북 보은 출신인 양용모 해군총장은 ▲ 해사 생도대장 ▲ 해군 순항훈련전단장 ▲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 해군 잠수함사령관 ▲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잠수함 특기 출신 첫 해군총장으로 온화한 성격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비할 뛰어난 대잠작전 및 다영역 해양작전 수행능력을 보유했고, 전략 무기 운영 경험에 기반한 전력 증강 및 전투발전을 주도해 해양전에서의 승리를 보장하고, 수상함과 잠수함의 균형된 해군력 건설을 이끌어갈 해군총장 최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경남 함안 출신인 이영수 공군총장은 ▲ 공군 제11전투비행단 항공작전전대장(대령) ▲ 공군 제17전투비행단장 ▲ 공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 ▲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부장 ▲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력 및 전략 분야 전문가로 2005년 공군 전투기 F-15K 첫 도착분을 미국에 몰고 온 인물이다.
국방부는 이 총장에 대해 "고도의 항공작전능력과 전력분야 전문성을 보유해 공중·우주 공간에서의 우세 달성과 첨단 항공 우주력을 건설할 공군총장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대장 7명 전원 교체.. '3성 장군' 출신 신원식 국방장관이 적극 건의
이번 대장 인사는 여러모로 파격 인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첫 인사 때처럼 현직 대장 7명 모두가 교체됐으며, 특히 김명수 현 해군작전사령관은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하자마자 바로 합참의장에 내정됐다.
지난 1970년 육군사관학교장을 지내다 대장으로 진급해 합참의장에 임명된 심흥선 대장에 이어 두 번째 파격인사다.
해군이 합참의장을 맡는 것도 지난 2013년 최윤희 합참의장 임명 후 10년만이다. 이후로는 육군과 공군이 번갈아 가며 5번을 맡아 이번에는 형평성을 고려해 해군을 발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신원식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해군 출신 합참의장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했다고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은 윤 대통령과 인사안을 상의하며 "해군에 특출나게 뛰어난 인재가 있다"며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을 추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때마침 좋은 후보가 있어 윤 대통령이 신 장관의 건의를 수용했다"며 "장관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윤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 외에 나머지 6명의 대장 보직도 중장에서 바로 진급한 이들로 채웠다. 이 역시 신 장관의 건의였다고 한다. 신 장관이나 전임자인 이종섭 전 장관도 3성 장군으로 군 생활을 마친 것을 감안하면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 기수나 서열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를 건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원식 국방장관 후 대대적 인사개편.. 尹친정체제 구축
해병대 항명사건 및 홍범도 흉상 이전 과정 잡음 질책? 9·19 군사합의 폐기 대비?
반면, 기존 4성 장군을 모두 건너뛰고 대장 전원을 교체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전 수사단장 항명사건을 비롯하여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 부실 대응, 홍범도 장군 육사 흉상 이전에서 드러난 이념논쟁 등 윤 정부 출범 이후 드러난 군 기강 해이와 난맥상에 대한 질책성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또, 전임 문재인 정부 지우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인사로 전 정부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장성들은 모두 옷을 벗게 됐다. 예외는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을 맡았지만 이번 정부에서 합참 작전본부장이라는 요직을 역임, 이번에 대장으로 진급한 강신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내정자(육사 46기) 정도다.
무엇보다 신원식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대대적 장성 인사를 단행하며 '尹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를 통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혹은 폐기를 대비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기다리지 않고 시기를 확 당긴 것"이라며 "신 장관이 그립감을 갖고 국방 정책을 밀어붙일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30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해 "대한민국 대장이 전체가 7명이에요. 그런데 4명이 영남이고 호남은 한 사람도 없다?"라고 반문하며 "그게 말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원장은 "합참의장을 포함해서 대장 7명을 중장에서 바로 진급시켜서 내보냈는데 그건 '문재인 지우기'를 한 거예요. 문재인 정부에서 진급한 중장들은 이제 다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수위부터 대통령실 수석, 국무위원, 다 능력 위주 인사를 한다며 호남 사람들은 빼버리잖아요"라며 "그런데 군대마저도 대장 7명 중 영남 4명, 호남 0, 아무도 없다고 하면 국민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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