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인사 대부분 '친명' 색채..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 전략공천 가능성
비명계, 공천과정 불이익 우려.. "조정식 단장, 사퇴해야"
홍익표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선 관리" 박주민 "지난 총선도 시스템 공천대로 경선"
![더불어민주당이 1일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출범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3952_426149_4839.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일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을 출범했다. 총선기획단이 전략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비명계축출을 위한 자객공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비명계는 "친명기획단"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내 계파갈등이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제22대 총선기획단을 구성하고 조정식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관련직으로 총선기획단에 참여하는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이 기획단 간사를 맡는다.
총선기획단은 여성, 청년, 원외 몫으로 원내외 인사들을 위원으로 포함시켰다. 여성, 청년의 비율은 30%를 넘는다.
여성, 청년 몫으로 신현영 민주당 의원, 민주당 청년 정책을 총괄하는 청년미래연석회의 박영훈 부의장이 들어간다. 박 부의장은 현재 민주당 청년 정책 당내 조직인 LAB(랩) 2030에도 참여한다.
이외에도 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장현주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기획위원회 위원)와 장윤미 변호사(법무법인 메타 소속 변호사)가 총선기획단에 들어간다.
원외 인사로는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이 임명됐다. 민주당 부산 지역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이자 대선 당시 부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등 당 주요 당직자들도 총선기획단에 관련직으로 합류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홍보위원장인 한준호 의원, 전국여성위원장인 이재정 의원, 전국 청년위원장인 전용기 의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총선기획단은 내년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지향점, 방향성 등 큰 틀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며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책임져야 할 정치혁신, 민생회복 비전, 통일성 있는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이 친명계 인사로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권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으로 관련 업무를 하는 위원들이 상당수 들어가게 된 상황"이라며 "관련직 의원들이 (기획단에) 들어가야 총선과 관련돼 방향성을 잡는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기획단 '친명계(친이재명계)' 구성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총선기획단이 친명계로 채워졌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정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 좀 진지해지면 좋겠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총선기획단 인원은 총 13명이며, 추후 2명이 위원으로 추가 선임될 예정이다. 당헌당규에서 15명까지 임명 가능한 만큼 추가 인선에서 친명 색채가 옅은 인물을 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명계, 공천과정 불이익 우려.. "조정식 단장, 사퇴해야"
하지만, 비명계에선 곧바로 "친명기획단"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비명계가 총선기획단 구성에 불만을 갖는 것은 전략공천 지역 선정이나 공천 세부 규칙 결정 등 총선 실무와 관련된 사전 작업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즉, '비명계 축출'을 위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 인사를 이른바 '자객공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나온 총선기획단 구성은, 총선기획단이 아니라 친명기획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구성"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조 단장을 두고는 "당헌 80조를 위배한 분"이라며 "지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사태 책임을 져야 할 분이며, 사임해야 하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구 사표는 받고 누구 사표는 받지 않는다, 이 대표님의 사표 수용 기준은 친명인가 아닌가입니까"라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비명계는 줄곧 조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사람"이라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에 사표도 냈지만 수리 안 하고 그냥 있는 것이다. 반려한 것도 아니고 그냥 당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천 불정성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있는데 어떤 평가들을 해야 될지 이거는 완전히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어서 모른다"며 "평가위 과정에서 총선기획단 단장이나 사무총장은 굉장히 지대한 역할을 하는데 정량적 평가가 아니고 정성적 평가 비중이 굉장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그런 데에서 얼마든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중립지대에 있는 의원이 들어가서 사무총장을 맡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도 지난달 30일 오전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나 이 대표 체제가 갖고 있는 중대한 한계나 결함 때문에 앞으로 있을 공천이나 여러 당무 운영에 있어 공정치 못한 처사들이 많을 것이란 깊은 불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는 목소리를 안 내고 있지만 이 대표 체제의 결함이 크기 때문에 대표 전체가 퇴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홍익표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선 관리" 박주민 "지난 총선도 시스템 공천대로 경선"
반면, 친명계에서는 당의 시스템 공천 하에서 비명계 축출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반박한다. 공천은 룰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한 계파가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무총장이 누가 된다고 해서 이렇게, 저렇게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대부분의 지역은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 또 도전자들 간의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른바 자객공천에 대해서 "자객공천이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게 자객공천은 당대표가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이라며 "지금 대부분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이야기하는 건 정치신인이나 도전자들의 자가발전이지, 전혀 이재명 대표와 연관돼 있는 분들은 없다"고 일축했다.
친명계인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총선기획단은 매번 총선이 올 때마다 띄운다"며 통상적인 멤버들이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비명(이재명)계에서 조 사무총장 인선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공천은 시스템을 이미 구축을 해 놓은 상태다"라며 그래서 그 시스템대로 진행이 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회자가 비명계 일각에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꼴을 못 봤다고 말한다'라고 질문하자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시스템 공천대로 된 전례가 있는데 왜 그렇게 얘기하느냐"고 답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당무 복귀 후에도 당내 갈등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처리 가결파 징계를 매듭짓고 당 통합을 강조했지만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 선임 과정에서 친명계와 비명계가 파열음을 냈으며, 이번 총선기획단 출범에 대해서도 계파 갈등이 이어지며 분란이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