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둘러싼 '십상시 집단'의 아첨 경쟁, 사천(私薦)·망천(亡薦)으로 '왕조형 사당' 전락"
전병헌, 예비후보 검증위 탈락.. 검증위원장 '친명계' 김병기 의원
친명계, 친문계 인사 향해 불출마 압박.. 김종민 "친문계 의원들 제3지대로 오라"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전격 탈당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전격 탈당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이 "'왕조'형 사당으로 변질된 가짜 민주당을 떠나보낸다"며 25일 전격 탈당했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며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십상시 집단'의 아첨 경쟁, 사천(私薦)과 망천(亡薦)으로 '왕조형 사당'으로 전락시켰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전병헌 전 의원은 '친문계' 탈당 1호다. 최근 민주당 내에 친명계와 친문계간 계파갈등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전 전 의원의 탈당이 친문계 이탈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병헌, 예비후보 검증위 탈락.. 검증위원장 '친명계' 김병기 의원

전병헌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37년을 몸 담은 민주당을 떠난다"며 "오직 이재명 대표 지키기와 충성심 과시 경쟁에만 몰두한 민주당은 우리가 아는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전 의원은 서울 동작갑에서 3선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지난 2021년 3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2022년 12월 윤석열 대통령 특별 사면을 받고 복당했다.

이후 서울 동작갑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검증을 신청했으나 뇌물 수수 전력 등으로 검증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 민주당 검증위원장은 동작갑을 지역구로 둔 친명계 김병기 의원이다.

전 전 의원은 민주당의 예비후보 검증이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은 초장부터 철저한 사천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천(私薦)과 망천(亡薦)으로 시작한 민주당은 민주적 공정성이라는 정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고, 대표를 둘러싼 여러 십상시 집단의 아첨 경쟁이 민주당을 '왕조형 신당'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에 실패한 반성과 전열 정비는커녕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친명 십상시들이 당권 장악에만 몰두하며 다른 소리, 바른 소리를 탄압해 왔다"며 "자신들의 약점을 당 대표 그늘에 숨어 과잉충성 경쟁으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위선의 역겨움을 지켜봐야 하는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면서 친명계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진짜 민주당 재건을 위해, 거꾸로 가는 가짜 민주당에 안녕을 고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더 이상 오독하며 훼손하지 말아줄 것을 민주당에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제3지대 합류 의지를 드러냈다.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국민들이 양자택일이 아니라 제3의 선택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견고한 진지를 구축해 국민 수요를 흡수하는 정도의 흡입력을 가진 제3당이 되어야 한다"며 "제3지대의 생산적 활동이 융합돼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친명계, 친문계 인사 향해 불출마 압박.. 김종민 "친문계 의원들 제3지대로 오라"

이날 전병헌 전 의원의 탈당으로 당 내 친문계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친명계 조직이 지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인사들을 비롯한 친문계를 향해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장관급 이상 역임한 중진들도 당을 살리는 길에 동참하길 정중히 요청한다"며 친문계 인사들의 불출마를 촉구한 데 이어 22일에는 조정식 사무총장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용조 전 당대표실 부국장도 임종석·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인영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번 총선 목표가 개인의 권력 유지가 아니라 당의 총선 승리라고 생각한다면 물러서는 것이 맞다"고 불출마를 압박했다.

혁신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신인 고민정·윤건영 의원에 대해서도 비판 공세를 편 바 있다. 지난 12일 민주당 잔류를 선택한 윤영찬 의원을 비판하면서 친문계 고민정·윤건영 의원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윤 의원이 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해당 행위를 감싸고도는 임종석, 고민정, 윤건영 등 소위 청와대 출신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친문계 현역 의원을 겨냥한 원외 친명계 인사의 '자객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강성 친명계인 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친문계 전해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 상록 갑 출마를 선언했다. 또 다른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도 친문계인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친명계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도 친문계 도종환 의원 지역구인 충북 청주·흥덕에 도전장을 냈다.

청주 서원도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친명과 친문 간 대결 구도가 이뤄졌다. 그는 지난 16일 "이재명 대표와 함께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청주 서원 선거구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미래대연합 창당을 추진 중인 조응천 의원은 23일 민주당 내부에서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제3지대로 뛰어들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조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제 수박들이 나가니까 그다음에 조금 덜한 멜론들과 친문들 나가라고 하고, 이제 드디어 이해찬계도 나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회의 입장은) 목숨 걸고 이재명을 사수할 사람들은 우리고 (친명) 말고 다 나가라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 명분을 많이 내세우지만 뒤집어서 얘기하면 우리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 내 친문계를 향해 함께 제3지대 창당에 나서달라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홍영표·전해철 의원 등 친문 핵심 의원들이 탈당해 미래대연합·새로운미래와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빨리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친문계 의원들이 실제 탈당할 가능성에 대해선 "만나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면서도 "간접적으로 듣기로는 최근 들어 위기 의식과 현실 인식이 조금 더 심각해졌다고 듣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공천 갈등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객공천은 언어도단"이라며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공천이라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1일에도 이해찬 상임고문과 오찬을 함께하며 '공정한 공천'을 강조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엄정하게 공평하게 공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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