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친명 인사, 비명계 현역 지역구에 대거 출사표...'자객공천' '저격출마' 우려
지도부·총선기획단·인재영입위, 친명 일색.. 비명계 "역대 가장 불공정한 공천 가능성"
국민 52.1% 탕평공천 '잘 안 될 것'
민주당 텃밭 호남에 친명계 대거 출마 채비.. "당 대표 등에 업고 쉬운 길" 비판
![원외 친명 인사들이 연이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공천갈등' 조짐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1/624928_427386_1022.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원외 친명 인사들이 연이어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친명-비명간 '공천갈등' 조짐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의 공천갈등은 일반적인 선거의 공정한 공천 경쟁이 아니라 '비명죽이기' '수박색출'을 위한 친명 ‘저격출마’ '자객공천'이라는 '불공정 공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총선 조직 자체가 '통합, 탕평 조직'이라기 보다 '친명 총선 체제'로 정비되고 있다. 친명 위주 총선기획단에 이어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인재위원장을 맡으면서 '불공정한 공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더욱이 친명계 인사들이 험지 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과 수도권 우세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후 공천심사위원회 인선과 당 대표 특보단 임명도 '친명' 위주로 구성 될 경우, 계파갈등이 폭발을 예고하며 비명계 탈당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친명 출마' 움직임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구에 대거 나서고 있어 그 어느지역보다 '자객공천' 우려가 크다. 친명 일색 공천이 확정되면 호남 민심이 이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긴 단식을 끝내고 당무복귀하면서 친명-비명 '통합'의 메시지를 냈고, 이는 총선에서 '통합공천' '탕평공천'을 기대했으나 지금의 민주당 상황에서는 전적으로 '친명 공천 일색'이 될 공산이 크다.
원외 친명 인사,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대거 출사표...'저격출마' '자객공천' 우려
'친명계 자객공천' 가능성에 대해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자객공천이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게 자객공천은 당대표가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신인이나 도전자들의 자가발전이지, 전혀 이 대표와 연관돼 있는 분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친명 정치신인'들이 비명계 지역구에 집중 출마를 하고 있어 '자객공천' '저격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현재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42명으로 구성된 '풀뿌리 정치연대'를 비롯하여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더새로 포럼' 등 원외 친명 인사들이 속속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비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 출마를 예고하고 있다.
예컨대 당내 비명계 인사의 대표격으로 거론되는 조응천(남양주갑), 이원욱(화성 동탄), 윤영찬(성남 중원), 전해철(안산 상록갑) 지역구엔 각각 임윤태 변호사, 진석범 전 경기복지재단 대표, 현근택 변호사, 양문석 전 방통위상임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임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부원장의 변호인 경력이 있으며, 진 전 대표는 이 대표 특보를 대표경력으로 내세운다.
현근택·양문석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유튜브 채널에 강성 친명 성향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또 다른 비명계 인사인 이상민(대전 유성) 지역구에도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경 전 부대변인이 나선다. 황명선 전 충남 논산시장도 비명계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강원도당위원장이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강릉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구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다. 김 전 구청장은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표적 친명 인사다.
지도부·총선기획단·인재영입위, 친명 일색.. 비명계 "역대 가장 불공정한 공천 가능성"
당내 경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수한 인재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민주당 전체로 볼 때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경쟁 과정이 공정치 않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군가의 측근, 혹은 권력에 좀 더 가까운 인물이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을 선점하고 최종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비명계 의원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러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시스템 공천' 방식을 채택 여러 공천과 경선의 불공정 논란을 최소화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 공천이 '공정한 시스템 공천'이 될지는 미지수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지난 8일 "제가 보기에는 아마 이번 민주당 공천이 역대 민주당 공천 중에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김 의원의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총선기획단은 '친명기획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13명의 위원 상당수가 친명 색채를 띄고 있다.
또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송갑석 최고위원(비명계)이 사퇴한 후 임명된 지명직 최고위원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도 대표적인 '친명' 인사로 내년 총선에 대덕구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위원장 이재명 맡아 '친명 인재위원회' 가동...탕평공천, 통합공천 더욱 멀어지나
여기에 내년 총선에 대비해 인재 발굴을 담당할 '인재위원회 위원장'을 이재명 대표가 직접 맡으면서 비명계의 불안감은 극대화되고 있다. '친명 총선기획단'에 이어 '친명 인재위원회'가 된 것이다. 인재위에는 이 대표 외에도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민주연구원장 등 친명계 주축의 당 지도부가 참여하고 있으며, 인재 영입 실무를 담당할 인재위 간사에도 친명계 김성환 의원이 합류했다.
즉, 당 지도부와 총선기획단, 인재위원회까지 당내 총선 조직을 모두 친명계가 장악한 것이다. 이른바 계파를 초월한 '탕평공천' '통합공천'은 점점 멀어져만 가고 있다.
인재위원회는 기존 인재영입위원회를 대신해 "당내 인사 발탁에 집중하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발족 했는데, 이미 선거운동에 돌입한 예정자를 인재로 발탁하고 당직을 부여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당이 '친명' 주도의 불공정 경선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통상 1~2년 전부터 출마 예정자들의 활동이 시작되는데 특정 출마예정자들이 중앙당과 지도부에 줄을 대고 인재발표와 당직 인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풍문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당내 화합을 강조한 이재명 대표의 발표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인재위원회가 특정인물에 대한 당의 지원 창구로 악용되어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진원지가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친명과 비명을 가리지 않는 탕평공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국민 52.1%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응답해, "잘 될 것"(35.2%)과 오차범위 밖인 16.9%p의 격차를 보이며 부정적 전망을 했다.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10월30일~31일, 전국 1001명 대상)
공심위 마저 친명? '당내 불공정 공천' 우려 아닌 현실로.. 비명계 '결단' 전망
이런 상황에서 당지도부, 총선기획단, 인재위원회에 이어 추후 구성될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와 당 대표 특보단 마저 친명계 인사가 대거 포함된다면, '친명 공심위'에서는 '불공정 공천'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내 한 비명계 인사는 13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이미 불공정한 환경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친명 일색의 조직이 구성될수록 '시스템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보다 비명계 의원들이 갖는 의심과 불안이 더 설득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심위 인선과 당 대표 특보단 구성 결과에 따라 비명계 의원 일부는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원욱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원칙과 상식'이라는 이름의 모임 출범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비명계의 공동 행동을 예고했다. 모임에는 이상민·조응천·김종민 의원 등의 참여가 거론된다. 비명계 의원들이 아직까지는 탈당 의사를 신중하게 고민하면서 당내 투쟁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막판 공천 경쟁에 밀릴 경우 결국 민주당을 떠나지 않겠느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또 다른 비명계 인사는 13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지난 국민의당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탈당이 대안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친명계가 더욱 비명계를 몰아붙이는 것 같다. '어차피 탈당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 '호남'에 친명계 대거 출마 채비.. "당 대표 등에 업고 쉬운 길" 비판
이런 가운데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인 호남에서 친명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며 '쉬운 길을 찾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호남 출마를 선언한 친명계 인사로는 더민주혁신회의 강위원 사무총장과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 이 대표 법률특보인 박균택 변호사, 김문수 특보 등이 꼽힌다. 이들 중 대부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에 크게 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6일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9월 21~22일 광주 5개 지역구와 전남 4개 지역구에 대한 총선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동남갑'은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정진욱 민주당 당대표 정무특보(25.3%)와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20.8%)이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역인 윤영덕 민주당 국회의원은 12.3%에 그쳤다.
광주서구갑에서는 송갑석 의원이 23.1%로 가장 높았으나 강위원 사무총장이 12.9%로 2위에 올랐으며, 광주광산갑의 이용빈 의원이 30.3%의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지만 박균택 변호사도 18.0%로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보였다.
한 호남지역 인사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호남 민심은 친명계 인사들이 쉬운 길을 택하는 것에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며 "당 대표 특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험지가 아닌 호남이나 수도권에 출마해서 의원이 되어 봐야 정부와 여당에 맞서 제대로 싸울 수 있겠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지역에서 친명과 비명간 다툼으로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와 언론 인터뷰로 인지도를 높인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13.9%의 선호도로 현역인 소병철 민주당 의원(19.4%), 김문수 민주당 당대표 특보(12.1%)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이정현 전 국회의원도 13.2%의 선호도로 현역인 서동용 민주당 의원(24.6%)에 이어 선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명계 최고위원이었던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 재선)은 지난 1일 무등일보와 인터뷰에서 "대표가 확실하게 통합의 방향을 설정했는데, 대표의 정확한 말과는 다르게 일부 강성 당원들, 일부 국회의원들 그런 분들은 여전히 어떤 통합을 저해하는 말을 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은 상당히 자제해야 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송 의원은 '친명'의 호남 지역구 출마에 대해 "누구나 정치에 출마할 수 있고 지역구 출마는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면서 출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다만 '친명, 반명 이런 구도로 경선의 구도를 가져가려고 하는 것은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고 저희 당에서도 그렇고 이재명 대표에게도 그렇고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호남 친명 공천'에 대한 우려는 지역 언론에서도 지적하고 있다.
남도일보 11월8일자 사설에는 "‘민주당 공천=당선’이란 공식이 쉽게 깨지지 않는 광주지역 선거구도에서 ‘친명 마케팅’은 너무 달콤한 유혹이다. 그럼에도 ‘비명계 살생부 논란’ 등 당 안팎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심장부’ 부터 역풍이 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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