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앞두고 여야 현역의원 중 첫 탈당...'제3지대 연합신당' 무게 두면서 '국힘행'도 열어둬
민주당 내 잇따른 탈당 등 내홍 가능성 제기돼
여야 반응 엇갈려..민주당 "냉담" 국민의힘 "합류 기대"

[사진=폴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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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송지영 기자] 이 의원은 지난 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자로 더불어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돼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고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으로는 첫 탈당이다. 

탈당 선언 다음날인 4일 오전 이 의원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3일 민주당 탈당 선언의 결정적 이유에 대해 "이재명 사당과 개딸들 소위 강성지지자들이라는 분들이 당을 점령해서 당내의 공론의 장을 완전히 그냥 틀어막았고, 그러고 당의 여러 가지 도덕성 실추되는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자정기능이 그냥 멈춰서 있는 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도저히 고쳐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공당으로서의 역할이 없다"면서 "더 이상 거대정당이라는 그 온실 속에서 있을 수는 없겠다. 나오든지 그만두든지 해야 되겠다 이래서 결별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민 "제3지대 연합신당, 연합 정치세력"이 제1선택지

국민의힘 또는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제3지대 연합신당' 참여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1월14일 폴리뉴스 인터뷰(19일자 기사)에서 밝힌 '제3지대 연합 플랫폼 신당'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여러 비약한 정치세력들이 연합해야 한다. 한국 정치를 업그레이드하고 한국 정치를 정말 성큼 개선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각자 갖고 있는 정치적 어떤 지향점, 또는 자신의 어떤 주도권 이런 것들을 대폭 양보하고 다른 정치세력과 손을 잡고 연대해서 연합, 정치세력으로서 두 당에 필적하는 정치세력으로 내보여야 국민들께서 믿고 여기에 표심을 주지 않으시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무소속부터 국민의힘 입당, 또는 새로운 신당에 같이 참여하는 것 이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4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도 자신의 향후 진로에 대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신당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 모임이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거대 양당은 독과점 구조가 방대하고 또 영·호남이라는 지역적 패권과 결부돼 너무나 강고해 제3의 정치세력이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면 뜻을 같이 하는 여러 세력들이 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워낙 강고하기 때문에 이 당에 필적하는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연합을 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금태섭 양향자 뿐만 아니라 정태근 전 새누리당 의원 쪽도 있고 또 장기표 선생이 세우신 무슨 특권폐지운동 정당 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다"며 "이런 세력들이 연합을 해야 양당에 대칭되는 세력으로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제3지대 방향'을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규합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또 민주당 내에서도 재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낙연 대표가 중심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민주당의 여러 원외 세력도 있다. 민주당이 지금 상태는 거의 파탄 지경이다. 종전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최상위 가치로 여기고 그걸 실현하려고 하는 종전의 민주당을 복원하자 이런 움직임이 여기저기 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준석 신당, 금태섭, 양향자, 정태근 등 신당세력과 여기에 이낙연 등 민주당 재건세력' 등을 연합하는 '제3 정치 연합세력'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여기에 1차적으로 (함께 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여러 상황 가능성을 다 살펴보고 선택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 합류' '국민의힘 입당'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에 대해 "친명들이 "더 이상 당에 뜯어고칠 수 없는 상황이면 당 내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느니 빨리 아주 깔끔하게 결별을 하자,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이었다"고 탈당이 새로운 정치세력 창출을 목적으로 한 것임을 밝혔다. 

덧붙여 "소위 친명계 의원들로 부터 공천 흥정한다느니, 공천때문에 그렇다느니 역공격을 받고 그런 소리를 들어서 더 이상 부담스러운 모습 보여서는 안 되겠다고 해서 본격적인 공천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저는 결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제3지대 쪽에 무게를 두면서 여당행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의원이 그동안 국민의힘과 제3지대 신당 합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던 만큼 추후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상민 '제3지대 무게, 여당행도 가능성'...민주당 추가 탈당 이어질까 '촉각'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산적한 만큼 이 의원의 탈당을 시작으로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당 지도부가 공천에서 평가 하위 의원들의 페널티를 강화하고,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보다 높여 강성지지자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 등이 비주류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 의원의 민주당 탈당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은 이 의원이 '이재명 사당, 개딸당' 등 원색적으로 당을 비난한 것을 두고 냉담한 반응이다.

대전 유성구갑 출신의 조승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 자리를 연명하고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닌가"라면서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이라고 질책했다.

반면, 당내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박광온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만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탈당을 추진하자고 제안한 의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과 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 4인으로 구성돼있는 '원칙과 상식'도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이 의견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가 최종적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이 의원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칙과 상식'이 당 지도부에 도덕성·민주주의 회복 방안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연내 당내 개혁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결국 탈당 카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공식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추진하는 '슈퍼 빅텐트'에 이 의원이 합류할 가능성에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주요 당직자는 "이 의원은 지금까지 안 맞는 옷을 계속 입고 있던 것"이라며 "다만 우리 당 입당을 예약하고 탈당한 것은 아니니 본인이 시간을 두고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는 이 의원 발언을 인용하며 "깊이 공감한다"며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리든 정치 후배로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22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여야 현역의원이 정치적 노선 문제로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열린우리당 시절인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15년 전인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낙천했을 당시에도 탈당,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재선한 뒤 지난 2011년 친정인 민주당에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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