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보수성향에 이민자·여성.. 중도 확장성 갖춰
바이든과 본선 가상대결서 트럼프 보다 더 큰 격차로 우위 보여
'대선 풍향계' 뉴햄프셔주 여론조사, 트럼프 33%·헤일리 28%.. 오차범위내 팽팽
트럼프, 헤일리 바람 불자 부통령 제안도 검토

니키 헤일리 전 대사 [사진=A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대사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니키 헤일리 전 미국 유엔대사의 지지율이 두드러지게 상승하면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바이든과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트럼프 보다 헤일리 전 대사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으며, 트럼프 독주 체제였던 공화당 내 경선 지지율에서도 헤일리가 추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전체 경선 레이스에서는 여전히 트럼프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확고한 보수성향에 이민자·여성.. 중도 확장성 갖춰

인도 이민자의 딸인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의 텃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하원의원을 거쳐 39세에 주지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괴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활약하며 외교적 경험을 쌓았다.

미 정치권은 헤일리 전 대사가 확고한 보수 성향이면서도 여성과 이민자로서 중도 확장성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대선을 위한 자금 마련도 순조롭다. 미국 재계 대표적인 보수 인사인 석유 재벌 찰스 코크가 이끄는 정치 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은 지난달 말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최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헤일리 전 대사의 중도 확장성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508개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 헤일리 전 대사의 본선 경쟁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대결시 각각 43.4%와 45.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으나 그 격차가 1.9%포인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와의 대결에선 각각 39.4%와 42.9%의 지지율을 보이며 헤일리 전 대사가 3.5%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1대1 가상 대결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큰 격차로 우세를 보인 것이다.

앞서 23일 미국 여론조사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까지 바이든 대통령과의 내년 대선 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평균 45.2%의 지지율을 얻었다. 40.3%의 지지도를 보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4.9%포인트 앞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6.8%)과 바이든 대통령(44.5%)의 양자 대결에서 나온 격차(2.3%포인트)보다 더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초 시행한 여론조사에선 헤일리 전 대사(51%)가 바이든 대통령(34%)을 17%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대선 풍향계' 뉴햄프셔주 여론조사, 트럼프 33%·헤일리 28%.. 오차범위내 팽팽

전문가들은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중도층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의 확장성은 중도층이 많은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뉴햄프셔주 예비 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4%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힌 것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아메리칸리서치그룹 여론조사에서 헤일리는 28%, 트럼프는 33%의 지지를 얻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4%포인트였다.

이보다 앞서 세인트앤셀렘칼리지 서베이센터가 공개한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4%)과 헤일리 전 대사(30%) 간 지지율 격차는 14%포인트였다. 같은 지역에서 열흘 전 매사추세츠로웰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30%포인트였다.

열흘 사이에 헤일리가 트럼프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공화당은 아이오와주에서 내년 1월 15일 당원들만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로 첫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하고, 1월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치른다.

일반적으로 뉴햄프셔주는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한다. 즉, 뉴햄프셔주의 결과에 따라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를 꺾는 이변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공화당 경선이 처음 진행되는 아이오와주에서는 트럼프가 50%가 넘는 지지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NBC 방송의 지난 2~7일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디샌티스 주지사는 19%, 헤일리 전 대사는 16%를 각각 기록했다. 또 CBS 방송의 지난 8~15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58%, 디샌티스 주지사 22%, 헤일리 전 대사 13% 등으로 나타났다.

즉, 헤일리 전 대사 입장에서는 아이오와주에서 트럼프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트럼프, 헤일리 거센 바람에 부통령 제안도 검토

헤일리 전 대사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 행동(AFP)'은 내년 1월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 전까지 10만 가구를 방문해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이 단체는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유권자 집을 방문해 헤일리 전 대사의 경력과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데이비드 오먼 공화당 전략가는 NYT에 "헤일리 후보가 아이오와 유권자 대다수가 거주하는 6~8개의 중요한 대도시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면서 "그들은 민첩한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 등에서 선전해도 공화당 판세 자체를 바꾸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의 바람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경우 내년 3월 중순께 과반 대의원 확보를 통해 대선 후보 지위를 확정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 실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독주 체제가 흔들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는 22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 급증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헤일리 전 대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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