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국힘 조지연 vs 무소속 최경환...경산 발전 공약으로 맞붙는다
대구 중남구, 국힘 김기웅 vs 무소속 도태우...내려꽂기 공천 반발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에서 무소속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TK에서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지역구는 경북 경산과 대구 중남구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질 만큼 여당 지지세가 강한 TK지역에서 무소속 바람은 매우 보기드문 현상으로, TK지역 무소속출마자는 처음부터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와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두 부류로 나뉜다.

현재 TK지역 전체 무소속 출마예정자는 경산의 최경환 전 의원, 영천 청도의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포항북구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 그리고 대구 중남구의 도태우 변호사 등 모두 16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거구는 경북 경산과 대구 중·남구다.

도태우 변호사는 국민의힘 후보로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공관위의 제재논의 끝에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 케이스이고, 경북 경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의원은 일찌감치 명예회복을 언급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탄탄한 인지도로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면서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2차경선에서 공천이 확정됐다가 5.18과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한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테우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도태우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국민의힘 2차경선에서 공천이 확정됐다가 5.18과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한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테우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도태우 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대구 중남구, 국힘 김기웅 vs 무소속 도태우...내려꽂기 공천 반발

대구 중·남구선거구는 경산과는 달리 2차 경선까지 치르고 공천이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가 수년 전 언급한 5·18과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 등으로 인해 국민의힘 공관위가 전격적으로 공천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케이스다. 그의 무소속 출마는 어렵게 당원과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공천자로 결정됐는 데, 과거의 말 실수가 빌미가 돼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의 마지막 승부수인 셈이다.

박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인단이었던 도태우 변호사는 현역 임병헌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거머쥐었지만,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에 이어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부적절하게 비난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진통 끝에 14일 밤 늦게 공천을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도 후보는 처음 5.18에 대한 발언이 알려지자 2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냈고, 공관위는 사과문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공천유지 결정을 내려 간신히 수습되는가 했더니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 비난발언이 추가로 드러나자 수도권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공관위가 공천 취소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 한다”며 “경선으로 후보가 됐으면 다음 판단은 본선에서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놓고 대구에서는 국민추천제와 공천 번복의 합성어로, 이른바 ‘국민호떡 공천’이라는 시니컬한 신조어가 탄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내로남불이 만만찮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뿐만 아니라 한 위원장 역시 심한 나르시시스트(narcissist, 자기도취자)"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도태우 후보 국민의힘 공천 취소에 대한 반발이 점점 더 큰 원을 그려나가고 있다. 강성 보수층의 반발이 심상찮다”면서 “도 후보의 공천 취소 결정은 윤석열 정부를 탄생케 한 강성 보수층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깡그리 깨부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를 '마리 앙뚜아네뜨'에 비유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감싸고 돌았다”면서 “‘내로남불'은 조국 대표 같은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 위원장이 이번 도태우 후보 공천취소를 전후해 보여준 '내로남불'도 만만찮다”고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도태우 후보는 국민의힘의 공천시스템에 맞춰 경선을 통해 당원과 시민이 선택한 후보"라면서 "대구시민과 당원들이 선택한 도태우 후보의 공천 취소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대표는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을 통해 종북세력들을 원내에 진입시키려고 하고 있는데도 국민의힘은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은 좌파세력들의 과거 반대한민국 발언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하고 공천취소 요구를 하길 바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 인사들의 비판에도 공관위의 결정이 번복되지 않자 도 변호사는 지난 16일 “두 차례의 경선 과정에서 저를 믿고 선택해주신 대구 중구·남구 주민 여러분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 선진화를 향한 깃발을 사수하겠다”며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중구·남구 지역구에 무소속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도 예비후보는 지난 2022년 중남구 보궐선거에 출마, 낙선했지만 그 이후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꾸준히 활동하며 지지기반을 넓혀왔기 때문에 강경보수 여론을 등에 업고 무소속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가 정치권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게다가 공관위는 지난 17일 성광고 출신의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전략 공천했는 데, 이전에 지역에서 전혀 활동한 적이 없는 후보라는 점에서 ’낙하산 공천’ ’내려꽂기 공천‘ 이라고 반발하는 여론이 일고있다. 대구의 현안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지역발전의 청사진에 대한 고민도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후보로 경선까지 치른 도태우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나서게 됨에 따라 여당인 국민의힘 조직력을 등에 업은 김 전 차관과 어떤 승부를 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산지역구에서 맞붙은 국민의힘 조지연 예비후보와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무소속 최경환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경산지역구에서 맞붙은 국민의힘 조지연 예비후보와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무소속 최경환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경산, 국힘 조지연 vs 무소속 최경환...경산 발전 공약으로 맞붙는다

특히 경산은 현역인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용산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의 조지연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단수 추천된 지역인 데,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무소속 최경환 후보와 신경전이 한창이다.

조지연 예비후보는 총선 1호 공약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공약을 발표했고, 총선 2호공약으로  “우수한 교육환경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경산을 만들 것” 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는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실현,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이상 형 확정시 세비반납, 국회의원 세비 4년간 동결 등이 있다. 조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 출마 당시에도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치혁신 과제를 일관되게 제시했다.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의무인 본회의, 상임위 등에 불출석할 시 세비도 이에 상응하게 삭감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조 예비후보는 교육특별시 도약 방안으로 교육발전특구 유치, 교육국제화특구 유치, 명문고 육성 등 명품학군 조성, 공공도서관 건립 등을 제시했다. 교육공약 1순위로 손꼽는 ‘교육발전특구 유치’는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는 지역특화 교육지원 사업으로, 특구에 지정되면 최대 100억원의 정부 재정지원을 받는다. 

국민의힘 조지연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국민의힘 조지연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조지연 예비후보는 친박계 좌장으로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후보에 맞서 ‘박근혜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대구 달서갑 유영하 후보를 찾아가 응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연출하는가 하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경선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는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한 말을 “무소속 출마 후보의 복당불허”로 살짝 다르게 해석해 SNS를 이용해 무차별 배포하다가 경북도선관위로부터 허위사실 게시물 유포 즉각 중단 및 삭제조치를 지시받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측에 따르면 조지연 예비후보 측은 ‘조지연과 공감연대(밴드)’, ‘국민의힘 경산시(페이스북)’, 국민의힘 현직 시의원(페이스북 및 밴드), 캠프 관계자 및 지지자 (밴드) 등을 통해 허위사실 게시물을 작성하고,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 예비후보측이 이처럼 무리수를 써가며 인지도와 지지도를 올리려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최 예비후보가 조 예비후보를 오차범위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최경환 예비후보는 조지연 예비후보에 비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1~12일 경북 경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는 32%, 무소속 최경환 후보는 42%로 두 사람 간 격차는 오차범위(±4.4%포인트) 밖인 10%포인트였다.

연령별로 보면 조 예비후보는 60대(조지연 45%, 최경환 41%)와 18~29세(조지연 31%, 최경환 30%)에서 최 예비후보와 오차범위내 접전이었다. 대신 최 예비후보는 30대(조지연 22%, 최경환 40%), 40대 (조지연 27%, 최경환 38%), 50대(조지연 32%, 최경환 51%), 70대 이상(조지연 36%, 최경환 52%) 등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총 11%였는데, 그중 18~29세(19%), 30대(20%)가 많았다. ‘다른 후보 지지로 바뀔 수 있다’는 응답도 18~29세(64%), 30대(55%)에서 높았다. 20·30세대가 아직도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여서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선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최 예비후보가 47%로 조 예비후보(33%)보다 14%포인트 앞섰다. 이는 경산 지역에서 4선을 지낸 최 후보의 인지도와 지역기반이 조 후보를 압도하고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가 언론사 포털신문/대구경북일보 의뢰로 지난 7일에서 8일까지 이틀동안 경산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514명을 대상으로 ARS방식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4.3%p)에서도 당선가능성에서 최경환 후보가 50.8%를 기록해 2위 조지연 후보 29.6%에 비해 21.2%p차이로 오차범위밖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국민의힘 조 후보가 현재는 인지도에서 크게 밀리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다만 후보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돼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집중 지원유세에 나설 경우 과연 누가 최종 승리할 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무소속 최경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5선 의원에 도전하는 무소속 최경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전경.[사진=폴리뉴스]

하지만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경산의 지하철 시대를 열고, 경산 도처에 길을 내고, 터널을 뚫은 최 후보의 지지세는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 후보 측은 임기동안 하양지식산업단지 등 산업단지를 62만평에서 300만평으로 확장하는 가 하면 첨단메디컬융합센터, 영남대LED-IT센터 등 연구센터 10여개 유치, 중산지구, 서사지구, 대임 택지개발, 경산역 신축 남천자연형 하천 등 고향발전프로젝트 추진, 경산의 최대난제였던 압량통신부태 이전까지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멈춰선 경산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더 뛰어달라는 지역민들과 고향발전을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했다. 최 후보의 지지세에 맞서 여당 조직을 등에 업은 조 후보와의 선거전이 무척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최경환 전 의원과 도태우 변호사는 고교(대구고) 동문이어서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 접어들면 무소속 연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연 TK지역 총선에서 부는 바람의 세기가 어느 정도일지 관찰해 보는 것도 22대 총선 관전 포인트다.

22대 4.10총선은 19일 현재 선거일 22일을 앞두고 있다. 
22대 4.10총선은 19일 현재 선거일 22일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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