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유세부터 ‘이재명‧조국 범죄자 프레임’ 강조
발언 논란 일자 오후 유세에선 ‘뭣같이’ 표현
민주당 “돼지 눈엔 돼지만 보여…민주당은 품격 있게 갈 것”
조국혁신당 “패션에만 신경 써온 한 위원장, 급하긴 급한 모양”
개혁신당 “윤석열 정권,국민의힘부터 돌아봐야”
새로운미래 “이재명을 반면교사로 삼자더니…‘막말 교사’ 인가”
녹색정의당 “선거 첫날 막말 경쟁에서 압도적 독주 시작”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을 개시한 첫 날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설화가 파장을 낳고 있다. 

한 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신촌 집중유세 도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비판하며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발언에 민주당은 “돼지의 눈으로 보이면 다 돼지의 눈으로 보인다”라며 맞받아쳤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새로운미래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동훈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정치에는 죄 없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이용호 후보와 함께 첫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28일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오전 이용호 서대문갑 후보와 하는 서울 신촌 집중 유세 도중 나왔다. 한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하느냐 후진하느냐, 정의로워지느냐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어려울 것이 없다. 너무나 명확하다. 이재명-조국 대표들은 그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편이 많은데 니들이 어쩔래'라면서 뻔뻔하게 나온다. 뻔뻔한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참고로 이 대표는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조 대표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위조사문서 행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한 위원장은 “결국 이런 뻔뻔한 범죄자들이 제도로서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나라, 경제가 무너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저희는 여러분을 위해 경제개혁, 민생개혁, 정치개혁을 할 거다. 그런데 그걸 위해서 선결 조건이 있다.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범죄자들의 지배를 막자는 게 네거티브 같나? 아니다. 범죄자들이 우리를 지배하면 민생도 없고 정치개혁도 없기 때문”이라며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것은 민생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민생”이라고 ‘이재명‧조국 범죄자 프레임’을 강조했다.

문제의 ‘정치를 개 같이’ 발언은 이 때 나왔다. 한 위원장은 “제 주변에 있던 어떤 국회의원들이 저 장관 할 때 이랬다. '당신 왜 이렇게 정치적이냐'고. 그런데 저는 그렇게 말했다. '아니 당신은 왜 자기 직업을 그렇게 비하하냐'고, '정치인이 직업 아니냐'고”라며 “여러분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 여러분의 삶을 모두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이 선거는 굉장히 단순하다. 어떤 사람이 범죄자이고, 어떤 사람이 전진하는 세력인지, 누가 국민이 회초리 드시면 반성하고 반응하고, 누가 막말하고 나서도 왜 말꼬리 잡냐고 툴툴거리는 세력인지 봐주시라”며 “우리는 반응하는 세력이다. 우리는 반성할 줄 아는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 위원장은 “우리는 고칠 줄 아는 세력이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제가 이익을 보든 불이익을 보든, 제가 가까운 사람이든 아니든 할 말을 하고 살았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바꾸면서 살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부족한 것 맞다. 제가 용기 있게 바꿔 갈 것이다. 저희 당은 과거의 당과 다르다. 우리는 반응하고 반성할 줄 아는 정당이다. 여러분의 뜻에 따를 것이고 민심에 순응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동훈 “이재명‧조국, 사적 복수 위해 정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에서 권영세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에서 권영세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신촌 집중유세를 마친 후 용산구 용문시장 사거리로 이동해서도 "정치는 죄가 없고, 더 준비한 사람, 더 사명감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나 조국 같은 사람들은 순전히 자기가 징징거리기 위해 정치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들에 대해 "자기가 감옥에 가기 싫고 주변 사람들이 피해 받는 거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 사적 복수를 위해 정치한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치개혁, 민생개혁을 약속한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지배하는 것을 막는 것이고 그게 바로 범죄자 연대 심판이며 이조(이재명·조국)심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거친 발언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서울 성동 유세 현장에선 '개같이' 대신 '뭣같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민주당 “'불안돈목(佛眼豚目)'…후보들 대응 하지 말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상황실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상황실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2 [사진=연합뉴스]

한 위원장의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발언은 거친 표현을 동원해 ‘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한 위원장이 지난 27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몸이 뜨거워지고 말 실수하기 쉽다. 더 절제하고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을 하는 게 맞다"며 설화(舌禍) 경계령을 내려놓고 스스로 막말 리스크를 촉발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먼저 민주당은 28일 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무학대사의 '불안돈목(佛眼豚目)' 고사를 인용해 맞받아쳤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상황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학대사께서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두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이면 다 돼지의 눈으로 보인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국회 회견에서 “무학대사께서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라는 ‘불안돈목’의 고사를 남기신 바가 있다”며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를 임하지는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미국 선거에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간다)’라는 말이 있다”며 “저희는 남아있는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은 한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당내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다. 후보들은 윤석열 정권의 민생경제 실정 지적과 지역 공약 홍보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그는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에 임하진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한 위원장님, 저급한 정치가 문제”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거친 언사는 귀를 의심케 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 날부터 거친 말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품위마저 내버리기로 했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야당을 비난하고 싶으면 하시라”라며 “하지만 합리적인 논거와 품격 있는 언어로 하라. 욕설에 가까운 저급한 표현을 서슴지 않는 정치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 위원장이 어제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라며 “불과 하루 만에 한 위원장 스스로 약속을 깨는 것인가? ‘개’ 운운하는 거친 말이, 한 위원장이 생각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인가? 이런 저급한 정치가 바로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12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하는 정청래 민주당 후보(현역)도 한 위원장을 향해 "개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반발했다.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위원장에게 경고한다. 얻다 대고 개타령인가"라며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사과하라! 개에게 직접 사과하라! 개를 모욕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개는 주인을 위하여 충성을 다 한다. 개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준다. 그래서 반려동물로 개를 많이 키우고 개를 사랑한다"며 "한동훈 당신들은 정권을 잡은 이후 주인인 국민들에게 충성해 본 적이 있는가. 언제 주인인 국민을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주인인 국민을 섬긴 적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당신들은 언제 주인인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준 적이 있는가"라며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주인인 국민을 기만하고, 주인인 국민을 우롱한 죗값을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국혁신당 “한동훈, 급하기는 급한 모양”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한 식당에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8일 대구 중구 한 식당에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3.28 [사진=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게 문제'라며 야당 심판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한 마디로 말해서 조금 켕기나 보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검찰독재 조기종식, 서울시민과 함께'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조 대표와 이 대표에 대해 심판론을 제기했는데 입장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 대표는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 세종 이전을 찬성하지만 지금까지 국민의힘은 전혀 실천적으로 행동한 적이 없다"며 "우리나라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선 국회뿐만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한 위원장, 정말 급하기는 급한 모양"이라며 "패션과 언행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한 위원장이 그런 험한 말까지 하다니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는 부처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남 탓 전에 자신부터 돌아봐야”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남양주 유세에서 “(한 위원장이) 처음 유세하느라고 조금 흥분하신 것 같은데 막말을 한다고 해서 본인들이 정치를 거지같이 하는 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라며 “남 탓하기 전에 윤석열 정권부터 국민의힘부터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보시라”라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꼴”

새로운미래 이동영 선임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말조심'하라더니 하루도 안돼서 막말 던진 한동훈 위원장, 아무리 다급해도 '입조심'은 좀 합시다”라고 비판했다.

이 선임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공식 첫 선거운동을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막말'로 시작했다. 정치를 이렇게 망가뜨려서야 되겠나. 한 위원장은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입조심'부터 좀 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하는 게 맞다”며 이재명 대표를 반면교사로 삼자더니 고작 한다는 게 ‘막말 교사’인가”라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다. 한 위원장은 본인의 말이 바로 본인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녹색정의당 “끔찍한 저질 발언” 

녹색정의당 이세동 부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정말 끔찍한 저질 발언"이라며 "바로 어제 '국민 눈높이에서 말조심하자'더니 정작 본인이 선거 첫날 단 한 마디로 막말 경쟁에서 압도적 독주를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백명의 국회의원 후보를 이끄는 사람이 앞장서서 정치의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며 "공개석상에서 감정도 주체하지 못하고 밑바닥을 드러내는 사람에게 공직을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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