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총선, 與 '친윤 현역' 대부분 당선.. 용산 출신은 절반 생환
김은혜·주진우·강승규 등 친윤 참모 당선
尹이 내친 이준석·나경원·안철수·김기현 생존.. 김태호도 차기 조준
차기 1위 한동훈, 선거 패배 책임지며 사퇴.. 향후 당권·대권 두고 계파 갈등 예상

여권에서는 친윤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당선을 확정했으며, 비윤계로 분류되는 차기 잠룡들도 생존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에서는 친윤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당선을 확정했으며, 비윤계로 분류되는 차기 잠룡들도 생존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번 22대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여권에서는 친윤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당선을 확정했으며, 비윤계로 분류되는 차기 잠룡들도 생존했다.

특히, 이준석(경기 화성을)·나경원(서울 동작을)·안철수(성남 분당갑)·김기현(울산 남을) 등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인사들이 모두 당선을 확정지었다. 반면, 이재명 대표에게 패한 원희룡(인천 계양을) 후보는 차기 레이스에서 불리한 상황이 됐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권성동(강원 강릉)을 비롯하여 배현진(서울 송파을)·박수영(부산 남구)·박성민(울산 중구)·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김은혜(성남 분당을) 후보가 당선되면서 차기 당권을 두고 친윤계와 비윤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與 '친윤 현역' 대부분 당선.. 용산 출신은 절반 생환

이번 선거에서 양지에 배치된 '친윤'(친윤석열)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생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자신의 기존 지역구인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에서 3선에 성공했으며, 권성동 의원도 강릉에서 다섯번째 금배지를 달았고 윤한홍 의원도 경남 창원 마산회원에서 3선 고지를 밟았다.

친윤계 초선들도 상당수 살아남았다. 배현진(서울 송파을)·박수영(부산 남구)·박성민(울산 중구)·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김정재(경북 포항 북구)·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면 핵심 친윤계가 모두 살아남은 것이다.

다만,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수행실장을 맡은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갑에서 6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패했다.

용산 대통령실 참모 출신은 절반 정도가 살아 남았다.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는 이상식 민주당 후보와 큰 표 격차로 졌다. 김기흥 전 부대변인(인천 연수을)도 정일영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패배했고, 인천 남동을에 출마한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도 낙선했다.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갑)은 불법 대출 의혹으로 여당이 맹공격을 했던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끝내 패배했다.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도 박지혜 민주당 후보에게 졌고,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은 박홍근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기지 못했다.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충북 청주상당)은 이강일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나면서 낙선했다.

김은혜·주진우·강승규 등 친윤 참모 모두 당선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참모들은 대부분 당선을 확정했다.

경기 성남분당을에 출마한 김은혜 전 홍보수석비서관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은 홍순헌 민주당 후보를 꺽고 당선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을)은 김현권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겼다.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비서관(충남 홍성예산)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도 승리를 거뒀다. 조지연 전 행정관(경북 경산)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대결 끝에 승리했다.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부산 북구을)은 정명희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한편, 윤 정부 장관 출신 후보는 7명이 총선에 출마해 3명만 당선됐다.

부산 중·영도에서는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은 각각 현역 의원으로 있는 대구 달성과 서울 용산에 출마해 승리했다.

반면 '명룡대전'으로 관심을 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8.67%p 뒤진 45.45%의 득표율로 낙선했다.

이밖에도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서울 강서을), 박진 전 외교부 장관(서울 서대문을),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기 수원병) 등도 고배를 마셨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돼 향후 당권과 차기 대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돼 향후 당권과 차기 대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연합뉴스]

尹이 내친 이준석·나경원·안철수·김기현 생존.. 김태호도 차기 조준

친윤계의 생존과 아울러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게 돼 향후 당권과 차기 대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개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의 공영운 후보와의 접전 끝에 당선을 확정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 내 대표적인 반윤(反윤석열) 인사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대통령 선거 시절 국민의힘 당 대표로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함께 뛰었으나 이후 당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대표직을 잃었다.

당시 정치권 내에선 이 대표를 향한 윤리위 징계 등 과정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022년 7월엔 윤 대통령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말한 메신저 내용이 언론에 노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누가 당선돼야 윤석열 대통령께서 좋아하는 약주 술맛이 제일 떨어질까 물어봐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당선을 확정 지은 후에도 "바로 직전에 전국 단위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었던 그 당의 대표였던 사람이 왜 당을 옮겨가지고 이렇게 출마할 수밖에 없었을까라는 것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한번 곱씹어보셨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전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 참여는 불가능하나 '반윤'의 선봉에 선 이 대표가 원내에 진입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4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한 나경원 후보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역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나 후보는 이번 당선으로 여성 5선 고지에 오르며 차기 당권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지난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나 대통령실과 친윤계 압박 등에 떠밀려 중도 포기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은 나 후보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유세 기간 동작을만 6번 찾아갈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접전지에서 승리한 만큼 당내 위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민주당의 이광재 후보를 상대로 승리한 안철수 후보 역시 당권과 대권 가도에 힘을 얻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막판 단일화로 윤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지만 3·8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의 강한 견제 속에 낙선했다.

이종섭 호주대사 사태나 의정갈등 국면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만큼 향후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며 차기 주자의 위상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3·8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당선되며 이른바 '윤심 당 대표'로 평가됐으나 9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기현 후보도 5선을 확정했다. 그 또한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윤심의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총선 불출마'를 요청했으나 김 후보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총선 출마를 택했다.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였던 경남 양산을에서 힘겹게 승리를 거머쥔 김태호 의원도 당내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이 당의 지역구 재배치 요청을 수용하며 험지에서 승리를 따낸 만큼 당을 위해 헌신했다는 이미지도 갖게 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차기 당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차기 당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1위 한동훈, 선거 패배 책임지며 사퇴.. 향후 당권·대권 두고 계파 갈등 예상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총선 100여일 전 여당 대표직을 맡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차기 당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특히,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 1위인 한 위원장이 2선으로 물러나면서 다음 당대표는 국민의힘 차기 대권 후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정권심판 여론이 총선 패배의 원인인 만큼 친윤(친윤석열)계와 각을 세운 경험이 있는 중량급 인사가 앞장서야 한다는 요구도 분출할 전망이다.

이에 안철수·나경원·김태호 3명의 인사가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은 그러나 '외부 영입' 인사라는 당내 평가가 많고 아직은 여당 내 화학적 결합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도 친윤계의 견제를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며, 김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가 낮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당내 최다선인 6선에 오르며 대구·경북(TK) 맹주로 자리 잡은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나 총선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역설하며 수직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친윤' 권성동, 이철규 당권 전면 나설 수도

친윤계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당선됐다. [사진=연합뉴스]
친윤계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핵관' 이철규 의원이 당선됐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친윤계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정권 탄생 일등공신의 한 명으로 '원조 친윤'으로 불렸으나 3·8 전당대회를 계기로 다른 친윤계와 거리를 두며 '로키 모드'를 유지해온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나 당 사무총장을 지내고 총선 국면에서 인재영입위원장에 공천관리위원까지 맡으며 핵심 친윤으로 활동해온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 역시 격전지였던 서울 용산에서 5선에 성공한 만큼 당내 입지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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