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행동 “이제 국회의 시간”
與 “협의하겠다” 野 “명백한 개악”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공론화 결과, 연금개혁에 대한 연금행동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민연금 국가지급 명문화와 소득대체율 50% 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4/644827_450268_5240.jpg)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이 23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 결과에 기초해 국민연금을 개혁하라고 정부·국회에 촉구했다. 추진 의지를 밝힌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국회 연금특위 유경준 간사가 반대 입장을 밝혀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22일 시민대표단 최종 공론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숙의를 거쳐 최종 설문조사에 응한 시민대표단은 ▲보험료율·소득대체율 각각 13%·50% 인상(찬성 56%) ▲ 국민연금 지급의무 보장(92.1%) ▲사전적 국고투입(80.5%) ▲퇴직연금의 준공적연금 전환(46.4%) 등을 선호했다. 특히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인상안은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라고 불린다.
크레딧에 대해서는 ▲크레딧 전액 국고 사전지원(88%)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 만64세로 상향(80.4%) ▲ 출산크레딧 첫째 자녀로부터 2년 인정(82.6%) ▲군복무크레딧 전체 군복무 기간으로 확대(57.8%) 등이 도출됐다. 크레딧이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를 한 가입자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적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이다.
그 밖에 ▲ 특수고용노동자의 사업장가입자 전환(91.7%)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 완화(87.3%) ▲기초연금도 수급범위 유지(52.3%) ▲국민연금-직역연금 형평성 제고를 위한 당사자 참여 대화기구 구성·개선안 논의(68.3%)가 도출됐다.
연금행동 “이제 국회의 시간”
연금행동 소속 회원들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국회에 연금 개혁 달성을 촉구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노년유니온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8개 회원단체에서 발언에 나섰다.
국회의원 중에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녹색정의당 의원이 함께 했다. 김 의원은 연금특위에서 여당 몫 간사를 맡고 있다.
이찬진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시민대표단의 공론화는 끝났고, 이제 국회의 시간”이라며 “지금을 사는 고단한 시민들의 노후보장을 조금이라도 더 든든하게 만들고, 노후빈곤 위험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진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與 “협의하겠다” 野 “명백한 개악”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공론조사의 결과를 존중하는 원칙 속에서 연금개혁을 추진해 가야 되겠다”며 “연금특위에서 양당 간사가 집중적인 협의를 통해서 핵심 과제에 대한 개혁 과제는 마무리하고 나머지 과제는 22대 국회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처리해 갈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인상만큼은 21대 국회에서 임기 내에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문제 중 필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모수개혁 1안인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50%는 기존의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0%를 개선하는 안이 아니고 개악을 하는 안이라는 점”이라고 썼다.
유 의원은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4%p를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10%p 올리는 안을 ‘더 내고 더 받는 안’ 이라고 포장한 것은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에 지친 서민을 교묘하게 희롱하는 ‘포퓰리즘’의 극치”라며 “그 이유는 수지균형의 측면에서 보험료율 1%p의 인상이 커버하는 소득대체율은 개략적으로 2%p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보험료율을 현행보다 4%p 올린다면 소득대체율은 48% 정도로 하는 것이 간신히 현행의 기금문제를 눈감는 정도인데, 이보다 소득대체율을 2%p 더 올렸으니,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라는 측면에서는 명백한 개악”이라고 강조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당은 21대 국회 내에 연금특위에서 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며 “여야 협의가 필요한데 간사 간 협의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야의 연금 개혁을 둘러싼 갈등 상황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