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협력’ 내세운 우원식, '강경 노선‘ 추미애 꺾어
우원식 “국회의장, 단순한 사회자 아냐…사회적 약자 위해 나아갈 것”
이재명 “22대 국회, 행정 권력 남용하는 정부·여당 견제해야”…‘교통정리’엔 함구
유인태 “민주당, 황제 모시고 있어” 진성준 “이재명 관여, 근거 없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나선 추미애 후보와 우원식 후보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양손을 함께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8315_453933_99.jpg)
[폴리뉴스 임희택 기자] 이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들은 ‘명심 교통정리’로 논란이 된 추미애 대신 우원식 당선자(5선·서울 노원갑)를 국회의장 후보로 뽑았다. 부의장 후보에는 이학영 당선자(4선·경기 군포)가 선출됐다.
민주당내에서 ‘어의추(어차피 의장은 추미애)’, ‘미애로합의봐’라는 표현이 유통되는 등 당심은 추미애 당선자를 향하는 듯 보였다. 특히 정성호·조정식 후보의 잇다른 사퇴를 두고는 ‘명심(明心, 이재명 대표의 의중) 교통정리’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선자들의 표심은 최종적으로 우원식 당선자를 선택했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워 온 추 당선자에 부담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 당선자를 지지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이재명 대표는 명심 교통정리에 침묵했다.
‘소통·협력’ 내세운 우원식, '강경 노선‘ 추미애 꺾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받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잔=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05/648315_453945_421.jpg)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선자 총회를 열고 국회의장 후보에 우원식 당선자를, 국회부의장 후보에 이학영 당선자를 선출했다.
총 169표의 유효 투표가 행사됐으며 상세한 득표 결과는 당초 민주당 선관위 결정으로 비공개됐다. 민주당내 한 관계자의 전언을 통해 우 당선자가 97표를 득표, 72표를 얻은 추 당선자를 25표 격차로 앞섰다고 알려졌으나 이날 오후 민주당은 이를 부인했다.
원내 관행상 다수당에서 낸 후보자들은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선출을 거쳐 정식으로 국회의장・부의장이 된다.
경선을 앞둔 우 당선자가 밝은 표정으로 총회장에 입장하는 당선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국회의장 당선이 유력했던 추 당선자는 이날 비공개 정견 발표에서도 ‘강경 노선’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추 당선자는 비공개 정견 발표에서 “역대 국회가 구성되면 ‘제발 싸우지 말라’는 것이 단골 주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제발 제대로 좀 싸워 달라’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나는) 윤석열 검찰정권의 한계와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밝혀 용산과의 대립도 시사했다.
반면 우 당선자는 “(나는) 독선이 아닌, 소통하고 협력하는 국회의장 후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교착 상황에 대해 그는 "거부권 8석을 넘어설 정치력이 필요하다"며 "민생 정책에 대한 추진력으로, 싸우면서도 성과를 내는 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2대 국회에서 108석을 확보한 협조를 이끌어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응하겠다는 의중을 비춘 것이다.
때문에 정치권은 스스로를 ‘투사’로 묘사해온 추 당선자에 비해, 여당과의 대화로 경색된 정국을 풀어내겠다고 밝힌 우 당선자에게 민주당 당선자들의 표심이 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단순한 사회자 아냐…사회적 약자 위해 나아갈 것”
우 당선자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22대 민주당 당선인들께서 힘을 모아 주어 저에게 큰 숙제, 일을 맡겨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국회의장의)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 대해선 “민심이 만들어낸 국회이고 민심의 뜻을 따라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부의장과 함께 끌어가는 국회는 반드시 나라를 나라답게 하고 국민을 살기 좋게 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대표가 선거를 통해 보여줬던 리더십과 우리 사회의 방향에 국민들이 동의했고 당선인들이 함께 해 이번 선거(4·10 총선)에서 이길 수 있었다”며 “국민들의 민심이 (22대 국회에) 실려있다.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제기하는 법안들이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되고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선 “국회의장으로서 국민에 도움이 되는가, 국민에게 옳은가를 기준으로 22대 국회 전반기를 잘 이끌어갈 것”이라며 “앞의 국회(21대 국회)와는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옳은 일에는 여야 협의를 중시하지만 민심에 어긋나는 퇴보나 지체가 생긴다면 여야가 동의해 만든 국회법에 따라 이를 처리해가고 국민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며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중립은 국민의 삶 편안히 만들고 권리 향상시켜나갈 때 가치 있는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국민의 민심을 반영해나가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며 “힘이 약한 자들,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함께 경선 과정에 참여한 추미애·정성호·조정식 후보에 대해선 “함께 뛰는 과정에서 주신 말씀들을 가슴 속에 잘 새기고 있다”며 “상의하며 함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당선된 이학영 후보는 “적토마 같은 호민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 “22대 국회, 행정 권력 남용하는 정부·여당 견제해야”…‘교통정리’엔 함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선에 앞서 22대 국회의장의 역할을 정부 견제로 꼽았다. ‘명심 교통정리’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 대표는 15일까지 치료 목적의 휴가를 가졌으며 업무에 복귀해 공식 석상에 나선 것은 이 자리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4·10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정권에 대한 명확한 심판의 의지도 드러냈지만, 또 한편으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큰 기대와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며 “행정 권력은 현재 집권 여당이 가지고 있지만, 행정 권력을 과도하게 남용하고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할 정말 중요한 당면 책무가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당선자들에 대해선 “국회의 큰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선호의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 국민과 당원, 그리고 대한민국의 운명이라고 하는 것을 두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 국민들께서 더불어민주당에 부과한 엄중한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국민과 당원의 뜻 그리고 역사적 소명에 걸맞는 의장단이 구성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부의장 경선 후보들에 대해선 “모든 후보들께서 그러한 역량을 충분히 다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선 결과를 두고는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의장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며 “22대 국회는 실천하는 개혁 국회, 행동하는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총선 민심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후보들에 대해선 “모두 인품과 정성이 뛰어나신 분들”이라며 “어느 분이 당선되시든 22대 국회가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원내대표로서 새로 선출되시는 국회의장단과 함께 실천하는 개혁 국회를 꼭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전망되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선 “21대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할 중요할 과제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며 “특히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본회의에서 재표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 관련해서는 비상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며 “항상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춰주시기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유인태 “민주당, 황제 모시고 있어” 진성준 “이재명 관여, 근거 없어”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은 당초 8일 기준 4파전으로 예상되었으나 11일 정성호·조정식 후보가 잇달아 사퇴하면서 추미애·우원식 후보 간의 2파전으로 정리됐다.
이날 오전까지도 이른바 명심 교통정리가 실존(實存)했는지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논쟁을 이어갔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을 두고 “한 사람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지 않느냐”고 말했다.
명심 교통정리에 대해선 “(앞선 원내대표 경선에도) 한 명(박찬대)이 나왔다. 당이 왜 이렇게 돼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국회의장 경선도) 똑같다. 아무리 영향력이 있다한들 대표가 왜 개입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의중이 있었다면 밝히던지,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 결선까지 만들어놓고, 나왔다가 사퇴한 사람은 얼마나 면구스럽겠나”라고 덧붙였다.
추 당선자에 대해선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받던 사람”이라며 “(18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당시) 문을 걸어 잠그고 여당 의원들과 노동 관계법을 통과시켰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국회를 존중해야지 ‘소설 쓰시네’ 발언도 했다”고 말했다.
명심이 추 당선자에게 쏠린 배경에 대해선 “더민주혁신회의 쪽에선 추미애 의원이 인기였다”며 “이재명 대표가 당원민주주의를 주장해왔다. 국회의장을 뽑는데 당원들에게 여론조사를 하는 것도 난생 처음 본다. 희한한 일들이 참 많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이 대표의 개입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밝혔다.
명심 교통정리에 대해선 “당직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렇게 당내 경선이나 선거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담판이나 결단으로 후보 사퇴를 하거나 단일화를 하는 예는 왕왕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대표가 그런 문제(국회의장 경선 후보자 사퇴)에 관여했다는 게 무슨 근거가 있나”라며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선 결과가 나오고 당내에선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당대표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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