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탈락 후 수천명 탈당 신청.. 민주당 지지율 6~8%p 하락
이재명 "당원 권한 두배로 늘릴 것".. 대의원제 손보나?...'찐명 강성당원' 강화
'친명' 권리당원 일반당원 권한 강화시 이 대표 연임 및 체제 강화에 힘 실릴 듯
당내 견제로 연임 실패시 정치적 치명타 우려...초선 당선인 '국회의장,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참여해야"
친명 "추미애 탈락이 오히려 호재.. 부담 덜었다" 박지원 "대표 연임 탄탄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뿔난 당원 달래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우원식 의원이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추미애 당선인을 누르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후 "당심(당원들의 마음)을 무시했다"는 당원들의 분노가 거세게 일어나고 탈당 릴레이로 이어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뿔난 당원 달래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20일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도 두 배로 늘려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날 이 대표가 당원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을 넘어 당원 권한을 언급하면서 사실상 '대표 연임' 의지를 강력히 밝히며 당 대표 연임을 위한 '찐명 강성당원' 기반 정비에 나섰다.  

한편, 국회의장 후보에서 '친명 강성'인 추미애 당선인이 낙마하면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은 탈당사태까지 폭발하며 거세지만 오히려 이 대표의 연임 도전에 부담은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추미애 탈락 후 수천명 탈당 신청.. 민주당 지지율 6~8%p 하락

지난 16일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를 뽑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이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후보로 선출된 후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선 직후 중앙당에는 당원들의 탈당 신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민주당 지지율도 급락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7일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며 "국회의장 경선 결과가 나온 이후 당원들의 탈당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하루 동안 탈당을 신청한 당원은 약 5000여명이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 결과 관련 탈당 신청도 이와 유사한 수천건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도 한주 만에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7일~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95% 신뢰수준 ±3.1%p)에서 민주당은 지난 조사 대비 7.2%p 하락한 33.4%, 국민의힘은 2.3%p 상승한 30.9%로 기록됐다.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95% 신뢰수준 ±3.1%p)에서도 민주당은 지난 주보다 8.9%p하락한 36.2%, 국민의힘은 3.9%p 상승한 32.0%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일~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6.1%p 빠진 34.5%였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1%p 오른 35.0%였다.

이재명 "당원 권한 두배로 늘릴 것".. 대의원제 손보나?

권리당원 일반당원 권한 강화시 이 대표 연임 및 체제 강화에도 힘 실릴 듯

이처럼 국회의장 경선 결과를 두고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재명 대표가 전면에 나서 연일 당심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콘퍼런스 충청편'에 참석해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도 두 배로 늘려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최근 당에 대해 섭섭해하는 당원들이나 아파하는 당원들이 꽤 있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서로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하나의 거대한 목표를 위해 작은 차이를 이겨내고 나아가야 한다"며 당원들을 위로했다.

이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나. 서로 의견이 다를 경우엔 치열하게 논쟁하고 책임을 묻고 서로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의 의견을 '틀린 것'이라고 단정하고 외면하면 그대로 끝"이라며 당내 분열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래야 한다 생각한다"며 "지금은 많이 후퇴해 세계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년 전까지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 국민이 가진 위대한 에너지와 위대함을 다시 발현해서 모범적 민주국가로 바뀔 것임을 확신하고 그 변화의 첫 꼭짓점에 민주당 당원들이 서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직도 혹시 (민주당) 혼을 내주기 위해서 '탈당해야지'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당비를 끊으시라. 탈당하면 다시 돌아오기 너무 힘들다"며 "의견의 다름, 판단의 차이, 결정의 차이를 묻고 토론하되 포기하지 말고 함께 앞으로 가면 좋겠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에도 '당원과 함께, 민주당이 합니다 호남 콘퍼런스'에 참석해 2년 뒤 지방선거 후보 선출에 영향을 주는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을 높일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당심 달래기에 나섰다.

전날 이 대표는 "실질적으로 정당이 경쟁하는 민주적 체제의 나라 중에서 당원이 제일 많은 당이 우리 당으로, 이때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에 맞닥뜨리게 된다"며 "그게 이번 의장 선거에서 일부 나타난 것이라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공화국 가치를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증명해 나가는 첫 길을 열고 있다"며 "첫 길을 가다 보니 이슬에도 많이 젖고 스치는 풀잎에 다치기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당원들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당원 권한 강화'를 강조하자 당 대표 연임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즉,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을 계기로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대의원의 권한은 축소된다.

앞서 이재명 지도부는 한차례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값을 조정한 바 있다.

기존에는 대의원이 30%,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25%, 일반당원 5% 비율로 투표를 해 당대표를 선출했다. 하지만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급증하자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60표에 육박하게 되자 '표의 등가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총선 전 이재명 지도부는 전당대회 규정에서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값을 60 대 1에서 20 대 1로 조정해 권리당원의 권한을 높였다.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지지 강도가 높은 만큼 이들의 권한이 강화되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사무처 당직자 출신 초선 당선인들은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경선에도 당원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향엽·김태선·윤종군·이기헌·정을호 등 민주당 당직자 출신 당선인 5인은 20일 성명을 통해 "최근 탈당 등 당원동지 여러분의 허탈감과 실망감을 접하면서 고민해 온 바를 말씀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선인들은 총 6가지안을 제안하며 당원들의 당권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제안한 6가지안은 △'전당대회'를 '전국당원대회'로 변경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방식 변경(당원 참여 비율 보장) △원내대표 선출 선출 방식 변경(당원 참여 비율 대폭 확대) △지도부 선출 위한 방식 변경(예비경선시 당원 참여 제도화)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선출시 경선 원칙 명문화 등이다.

당내 견제로 연임 실패시 정치적 치명타 우려

친명 "추미애 탈락이 오히려 호재.. 부담 덜었다" 박지원 "연임 탄탄대로"

이 대표는 아직까지 연임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날 행사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한 당원이 쓴 메시지를 읽고선 "이 말은 연임과 관련있는 말 같다. (이 대표가) 짐을 내려 놓을까요, 계속 이어서 할까요"라고 묻자 이 대표는 "멋짐"이라며 농으로 받아 쳤지만 당원들은 '연임'을 연호했다. 정 최고위원도 당원들을 향해 "여러분이 외쳐주신 것과 저도 생각이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당원이 "연임해달라"고 이 대표에게 요구하자 박정현 최고위원이 "연임하기로 한 것 아니냐"고 말했고, 이 대표는 답변하지 않고 웃어 넘겼다.

이 대표가 연임에 도전한다면 현재로서는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서 추미애 당선인이 탈락한 것처럼 이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일 연임에 실패한다면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된다.

게다가 부인 김혜경씨 의혹 수사, 측근들의 재판 결과 등도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당 내에선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가 이 대표의 연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연임을 하는 데 부담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20일 당내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대해 "이재명 대표 연임에 탄탄대로가 깔렸다"고 평가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주당 의원들이 우원식 후보를 뽑은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건강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언론은 민주당은 명심이, 국민의힘은 윤심이 지배한다고 하면서 다 염려하지 않았나"면서 "그런데 민주당에서 우원식은 명심이지만 덜 명심이고, 당선됨으로써 민주당이 건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도 오히려 잘됐다"고 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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