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어대한' 분위기.. 한동훈 1위 '독주' 나경원·원희룡 2위 다툼
나경원, 일찌감치 TK 당심 공략 "당의 뿌리 존중하는 것이 보수정당 재건 첫걸음"
원희룡, 3일 대구행 "당도 바뀌어야 되고, 대통령도 바뀌어야 된다"
TK 여론, 한동훈 33% 원희룡 19% 나경원 17%.. 나경원, 김재원과 협력 선언
친윤 조직 새미준, 원희룡-나경원 단일화 운동 추진
원희룡 "단일화 언급 않겠다" 나경원 "일고의 가치 없다"…선그은 연대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전략적 협력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전략적 협력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7월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전략적 협력'을 선언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나 의원이 김 전 최고위원과 손을 잡고 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TK 민심을 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친윤' 김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TK후보여서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그간 러닝메이트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나 의원과 김 전 최고위원의 연대가 향후 '나경원-원희룡 단일화'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가 '어대한'을 막기위해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나-원 단일화'를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당사자인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나경원-TK 김재원'과의 전략적 협력이 현실화되면 영남 당심과 민심, 나-원 단일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선관위가 확정 발표한 책임당원 선거인단은 총 80여만 명으로 이중 대구·경북(TK)에 약 20%인 17만 명 정도, 부산·경남(PK) 까지 포함하면 영남권 책임당원이 30만 명으로 전체 41%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비율이 36%다. 책임당원 80%, 일반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당대표 선출에 영남 표심을 얻는 것은 사활이 달린 문제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뿌리'인 TK당심과 TK민심을 얻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3일 '반한동훈' 주자인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모두 대구로 향해 당원의 20%를 차지하는 TK당심 공략에 나섰다. 이날 한동훈 후보만 대구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서 보수층 표심을 잡기에 나섰다.

국힘 지지층도 '어대한' 분위기.. 한동훈 1위 '독주' 나경원·원희룡 2위 다툼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 상으로는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표 경선 후보 4인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전화면접,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한 전 위원장 28%, 나경원 의원 19%,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13%, 윤상현 의원 3%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좁히면 한 전 위원장은 과반을 넘겼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답한 308명(표본오차 ±5.6%포인트) 중 55%가 한 전 위원장을, 19%가 원 전 장관을 택했다. 나 의원은 14%, 윤 의원은 3%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합친 518명 대상 조사(표본오차 ±4.3%포인트)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38%,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이 각각 15%, 윤 의원이 4%였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ARS,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한동훈 전 위원장이 37.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나경원 의원 13.5%,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9.4%, 윤상현 의원 8.5%를 기록했다.

나경원, 일찌감치 TK 당심 공략 "당의 뿌리 존중하는 것이 보수정당 재건 첫걸음"

TK 여론, 한동훈 33% 원희룡 19% 나경원 17%.. 나경원, '김재원과 전략적 협력' 선언

'어대한' 기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당권주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당의 전통적 텃밭인 TK 공략을 시작했다.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에 당원 투표가 80% 반영되는 만큼 TK 지역 당심이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지난달 21일 경북 안동과 대구를 연달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 시장을 만났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뿌리, 우리 당의 기반인 당원과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 보수정당을 재건하고 재집권에 성공하는 첫걸음"이라며 "국민의힘의 심장, 대구·경북 지역을 이끌고 계신 홍준표 시장님과 이철우 지사님도 저와 생각이 같으셨다"고 적었다.

이어 "경험이 풍부하고, 누구보다도 당을 잘 알고, 흔들림 없이 당을 지킨 사람. 감히 저 나경원이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 의원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대구와 부산을 방문한 데 이어 이날도 다시 대구를 찾아 대구 수성갑·달성군에서 당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결과는 나 의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TK 지역 민심은 한 전 위원장이 33%, 원 전 장관 19%, 나 의원 17%, 윤상현 의원 4%였다.

이에 나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선언하며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여당의 이번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영남권 후보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3일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오후 3시 반 대구 서문시장에서 나경원 후보와 함께 '전략적 협력관계'임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정치적인 이념이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영남 당원들의 뜻을 나 의원과 함께하고 또 정책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협력하는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적 협력관계로 같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 의원과 정치적으로 20여 년간 함께 같이 했다"며 "초선 의원 이후로 지금까지 같이 했고 같이 주장하는 바가 상당히 일치해서 서로 도와가면서 앞으로도 그 당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비전을 공유하고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 후보가 말하는 많은 부분에 공감한다"며 "나 후보가 부족한 것을 제가 메워주고, 제가 부족한 것을 나 후보가 메워주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도 전날(2일) 당대표 후보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김재원 후보 같은 경우 PK, TK의 유일한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 제도는 굉장히 기이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안 한다고 말했었다"며 "다만 김재원 후보는 TK(대구·경북)·PK(부산·경남)의 유일한 후보로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줄세우기'로 비판받는 러닝메이트가 아닌 '전략적 협력 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나 의원측은 3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전당대회 선거과정에서 김 전 최고위원과 전략적 비전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의원은 "내부의 분열, 내부와의 싸움이 아니라, 이재명·조국 야권의 야만적 의회 독재, 헌정질서 파괴에 강력히 투쟁하면서 민생과 미래를 위한, 당과 나라를 위한 희망의 정책 비전을 함께 만들고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3일 또다시 대구행 "당도 정신차려야 되고, 대통령도 바뀌어야 된다"

원희룡 전 장관이 3일 저녁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서 열린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전 장관이 3일 저녁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28 자유광장에서 열린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심'후보로 알려진 원희룡 전 장관도 TK,PK 영남 공략에 누구보다 분주하다. 

원 전 장관은 지난 6월 25일~28일 영남을 찾아, 한동훈 전 위원장 만남을 거부했던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TK표심에 호소하고 이어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 부산 당심 공략에도 올인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3일 또다시 대구행을 했다. 원 전 장관은 대구 동구갑 최의석 의원 사무실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고 TK당심 지지를 호소했고, 이날 저녁 대구 서문시장, 대구치맥페스티발에 참석해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당원 간담회 자리에서  "당도 정신차려야 되고 대통령도 바뀌어야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무지막지한 이재명과 조국에 대해서 똘똘 뭉쳐서 끝까지 싸워야 된다"며 "2년 뒤에 지방선거, 3년 뒤에 대통령 선거를 이겨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좌파들이 이상하게 몰고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바로잡고 건강한 우파의 자유 대한민국이 앞으로 100년, 만년 지켜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원 전 장관은 이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만난 뒤 오후 7시부터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2024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석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했다. 

친윤 조직 새미준, 원희룡-나경원 단일화 운동 추진

원희룡 "단일화 언급 않겠다" 나경원 "일고의 가치 없다"…선그은 연대설

일각에서는 이번 '나경원-김재원 연대'가 '나경원-원희룡 단일화'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욱 변호사는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친윤계 외곽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이 원희룡과 나경원의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결선 가서는 늦다. 새미준은 여론조사를 통해서 미리 원희룡과 나경원을 단일화시키자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 나경원 의원과의 단일화나 연대에 대해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내가 그 부분을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나 후보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 역시 같은날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 후보와의 연대설에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