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일정 및 증인·참고인 등 여야 공방.. 야당 단독으로 확정
野, 이 후보자 과거 극우 성향 언사 송곳 검증 예고
과거 SNS에 "MBC 응징해 달라".. MBC 민영화 필요성도 언급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장관급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영화감독 봉준호·박찬욱, 배우 정우성·소유진·문소리·효 등 문화예술인들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과거 극우 성향 발언과 행적에 대한 문제 제기가 예상된다. 또, 이 후보자가 과거 MBC에 대해 '응징해야 한다'거나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도 알려진 만큼 야당의 집중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청문회 일정 및 증인·참고인 등 여야 공방.. 야당 단독으로 확정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국회에서 열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야당 주도로 채택했다.

이날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장관급 인사에 대한 청문회를 이틀 실시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청문회를) 이틀동안 한 전례가 없다"며 "24일까지 청문회를 마치는 게 국회법이 정한 절차인데 24일에 시작해 25일에 마친다는 것은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필요한 차원에서 업무능력에 대한 검증절차를 하면 되는데 무한정 진흙던지기를 해서 쓰러질 때까지 청문회를 한다는 것이냐"며 "증인 숫자를 줄이든 선서를 줄이든 중복된 것을 피해 하루내에 끝내자는 게 우리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하려는 것은 언론노조에 잘 보이기 위한 정치공세일뿐"이라며 "이진숙 후보자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청문회를 이틀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진숙은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인물"이라며 "민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몸에 소름이 끼친다고 하는 사람에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방송정책을 맡긴다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이 후보자가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이틀이 아니라 사흘도 할 수 있다. 그냥 통과의례식으로 하루만에 끝내자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관행에 맞지 않다는 국민의힘 지적도 일리는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 권위와 청문 결과를 존중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한 사례가 많다"며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아주 정밀히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여야는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의 건을 놓고도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민주당이 제출한 증인 명단에는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이동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비롯해 김재철 전 MBC 사장 등 27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출석 의무가 없는 참고인에는 영화감독 영화감독 봉준호·박찬욱·류승완·김성수·양우석·윤제균·최동훈, 배우 정우성·문소리·권해효, 방송인 소유진·김제동·문소리·김미화·강성범, 가수 설운도·안치환 씨 등을 부르기로 했다. 이 후보자가 연예인들을 좌파 또는 우파로 분류한 만큼 당사자들을 불러 이에 대한 의견을 묻겠다는 취지다. 참고인은 증인과 달리 출석 의무가 없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표결에 부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野, 이 후보자 과거 극우 성향 언사 송곳 검증 예고

과거 SNS에 "MBC 응징해 달라".. MBC 민영화 필요성도 언급

청문회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야당은 이 후보자의 과거 극우 성향 언사에 대한 검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과거 본인의 페이스북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폭도들의 선전선동에 따라 발생했다'는 내용의 댓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또 한 보수정당 강연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암살, 재벌가의 비리를 다룬 베테랑,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변호인,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 등 9편을 좌파 영화로 임의 분류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는 'MBC와 KBS가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후보자의 편향된 발언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5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과거 페이스북에 "MBC를 응징해 달라"며 "시청을 거부하고 광고를 주지 않는 등 방법은 많다"는 글을 게시했다.

과방위 소속 이훈기 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2022년 11월10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전용기에 MBC 취재단을 태우지 않는 것에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은 속은 시원하겠지만 다른 식으로 MBC를 응징해 주셨으면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이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문제삼아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12일에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좌파는 세뇌공작의 흔적을 남긴다"고 썼고, 같은해 4월 20일에는 "자리를 주고 돈을 주는 것, 특히 돈 주는 걸로는 좌파를 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6일 미디어오늘은 이 후보자가 2022년 말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YTN 민영화 추진 소식을 언급하며 "MBC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좌파 정권이 들어오든 우파 정권이 들어오든 굉장히 사회에 말 그대로 해가 되는 그런 집단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 후보자가 지난 4일 인사브리핑에서 '2012년 MBC 민영화 추진하지 않았느냐'라는 질의에 "대화를 나눈 것뿐"이라고 해명한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에 대해서도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이 노란리본으로 온 나라를 뒤덮었다"고 주장했으며 2022년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하면서 뉴라이트 관련 인사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이 후보자 고액후원자 명단을 보면, 당시 이 후보자는 사업가 표병관씨로부터 500만원의 후원을 받았다.

표씨는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사업가로 지난 2006년 뉴라이트 대구연합이 창립될 때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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