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공개하자 韓美日 즉각 반응
韓 "북한 동향 분석" 美 "한반도 비핵화 필요한 이유" 日 "북한 핵 폐기 요구"
김정은, 평양 찾은 러 쇼이구 접견 "전략적 동반자로 협력 확대"
미 대선 전 모스크바서 북러 정상회담 전망
추석 연휴 오물풍선 120개 살포.. 강서구 옥상서 화재 발생

핵시설 둘러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핵시설 둘러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미 대선을 50일 앞두고 외교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같은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회동 사실을 알리면서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또,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연속 오물풍선을 살포하며 대남 도발도 이어가고 있다.

北, 핵시설 공개하자 韓美日 즉각 반응

韓 "북한 동향 분석" 美 "한반도 비핵화 필요한 이유" 日 "북한 핵 폐기 요구"

앞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둘러보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공개된 바 없던 핵시설이 여러 장의 사진으로 공개됐다. 그간 정보당국을 통해 북한이 수십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꾸준히 핵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된 시설은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미국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차후 대미 협상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장 한미일 3국 모두가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은 13일 "북한의 공개 의도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북한 전반 동향을 관찰하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미국 대선 등 대내외 정세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평가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히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그간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3국 협력을 추진한 이유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3일(현지시각) 온라인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것이 우리가 한반도 주변 지역에 정보, 감시, 정찰 자산의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이고, 이것이 외교적으로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북한에 밝혀온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 야망과 탄도미사일 기술 및 프로그램 진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13일 "북한 핵, 탄도미사일 계획의 완전한 폐기를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 미사일 개발은 우리나라(일본)와 국제사회 평화,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경계, 감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별도 비판 메시지 없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 각 당사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정은, 방북 쇼이구 만나 "러시아와 협력 더욱 확대"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방북 쇼이구 만나 "러시아와 협력 더욱 확대"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평양 찾은 러 쇼이구 접견 "전략적 동반자로 협력 확대"

미 대선 전 모스크바서 북러 정상회담 전망

핵시설을 외부에 공개한 날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접견하며 북러 밀착을 과시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는 이날 담화에서 북러간 전략적 대화를 계속 심화시키고, 상호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협동 강화와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에서 푸틴 대통령과 이룬 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활력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러시아와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관련 회동을 보도하면서 쇼이구 서기가 북러간 지속적인 전략적 대화의 하나로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의 양자 및 국제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의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 방문을 요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오는 18일∼20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4차 유라시아 여성 포럼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 체류 기간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면 미 대선 전 김정은 위원장의 모스크바 답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北, 추석 연휴 오물풍선 120개 살포.. 강서구 옥상서 화재 발생

한편, 북한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주말 동안 이틀 연속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군에 따르면 전날 120여개의 오물 풍선을 식별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북부 및 서울 지역에서 약 40개의 낙하물이 확인됐으며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오물 풍선은 지난 5월 28일 1차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20번째이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4∼8일 닷새에 걸쳐 6차례, 11일 1차례와 14∼15일 2차례 등 약 열흘 사이 9차례 오물 풍선을 띄웠다.

오물 풍선으로 인한 피해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15일 밤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옥상에 북한에서 날린 오물풍선이 떨어져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추석 연휴를 보내던 주민들은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지난 8일에는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소재 제약회사 창고건물 지붕에 오물풍선으로 인한 불이 나 8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내는 등 현재까지 2억원에 이르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풍선에 달린 발열 타이머가 풍선과 적재물을 분리하는 열선을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풍선 아래에 매달린 비닐 속에 쓰레기 등 적재물이 들어 있고, 이 비닐을 태워 적재물을 떨어뜨리기 위한 발열 타이머가 비닐에 붙어 있는데 적재물인 종이 등에 불이 붙으며 화재가 생기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군 관계자는 "화재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 관련 기관이 수사 중"이라며 "군과 경찰이 공조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