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유엔사에 '남북 육로 완전단절 공사' 전화통지문 발송
김정은 "한반도 힘의 균형 파괴 불허…적 공격에 핵무기 사용"
전문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전쟁 가능성 최고조"
합참 "내부인원 외부유출 차단 목적" "일방적 현상변경 좌시하지 않을 것"
尹 "자유 통일 한반도, 북한 주민에 자유 선사하는 축복 될 것"
中, 北 발표에 "당사국 평화·안정 공동노력 필요"
![북한이 남한과 연결된 도로와 철도를 차단하는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410/666691_474048_4428.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9일 유엔군사령부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와 철길 등 육로를 완전 단절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남북 관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높이면서 동시에 남한과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남북 긴장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연설에서 적대적 두 개 국가론을 펼치고 있으며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 유엔사에 '남북 육로 완전단절 공사' 전화통지문 발송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제반 정세하에서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 봉쇄하는 것은 전쟁억제와 공화국의 안전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민한 남쪽 국경 일대에서 진행되는 요새화 공사와 관련하여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부터 9일 9시 45분 미군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공개했다.
북한 측의 통지문에는 10월 9일부터 남쪽 국경선 일대에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이번 조치가 한미군사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대한 대응이라고 강변했다.
총참모부는 "우리의 남쪽국경과 접경한 한국지역에서 매일 같이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되는 침략전쟁연습책동이 전례를 초월하고 있는 속에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이 때 없이 출몰하고 그 누구의 '정권종말'을 떠드는 호전광들의 악청이 일상으로 되어버린 현실은 결코 스쳐지날 수 없는 사태의 심각성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에 조성된 첨예한 군사적 정세는 우리 군대로 하여금 국가의 안전을 더욱 확실하게 수호하기 위한 보다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한반도 힘의 균형 파괴 불허…적 공격에 핵무기 사용"
전문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 전쟁 가능성 최고조"
북한의 육로 차단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와 맞물려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적대적 두 국가론'을 언급한 이후 남한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찾아 한 연설에서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를 의식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무력은 모든 공격을 주저없이 사용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핵무기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지난 7일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향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웠다"고 전했다.
합참 "내부인원 외부유출 차단 목적" "일방적 현상변경 좌시하지 않을 것"
尹 "자유 통일 한반도, 북한 주민에 자유 선사하는 축복 될 것"
우리 군은 이번 북한의 남북 육로 완전단절 및 요새화가 내부 인원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10일 용산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관련 질의에 "김정은 체제는 두려움을 느낀다. 방벽을 세우는 것은 외부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며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의 발표 직후인 9일 "앞으로 더욱 혹독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미 비무장지대(DMZ)에서 정전체제 무력화를 획책해 온 북한의 이번 차단 및 봉쇄 운운은 실패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감에서 비롯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라면서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 및 지휘 세력까지 압도적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아직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가운데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유 통일 한반도가 실현되면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가 획기적으로 진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아니지만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시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에 참석해 "통일 한반도는 가난과 폭정에 고통받는 2천6백만 명의 북한 주민에게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자유를 선사하는 축복이 될 것"이라며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가 실현되면 이는 자유의 가치를 크게 확장하는 역사적 쾌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큰 자유를 얻은 한국은 역내와 국제사회의 자유와 인권에 더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자유롭고 열린 통일 한반도의 실현은 인태 지역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도 강력한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개방된 한반도를 연결고리로 태평양-한반도-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에너지, 물류, 교통, 인프라, 관광에 걸친 활발한 투자와 협력의 수요가 분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北 발표에 "당사국 평화·안정 공동노력 필요"
북한의 조치에 대해 중국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남북한을 모두 포함한 당사국들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반도(한반도) 형세의 발전·변화와 조한(북한과 한국) 관계의 관련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안정 수호와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각 당사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자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당사국이 공동으로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