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경남지사 공천·장관·용산 인선 개입... "김 여사에게 전화해 윤한홍 의원 비서실장 임명·도시자 출마 막았다"
JTBC "명, 윤 부부와 가까운 인사 통해 장관 후보자 추천"
민주 "김건희 여사 당무개입 증거".. 김건희 특검법 당위성 강조
명씨측 "이준석이 악의 축" "이준석, 尹 감시 통로로 명태균 활용"

[출처=JTBC 뉴스 갈무리]
[출처=JTBC 뉴스 갈무리]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방선거 공천을 빌미로 수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씨가 경남도지사 공천, 용산 비서실장과 윤석열 정부 장관 인선에도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18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됐다.

이날 녹취록을 공개한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당무에 개입한 증거라며 김건희 특검법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바탕으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증거로 지목된 '김영선이 해줘라'가 담긴 '통화 녹음' 전후 과정에서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포착하고 관련하여 조사를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명씨 측은 이준석 의원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명씨측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 의원이 의도적으로 명 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를 하게 만드는 등 윤 대통령 부부의 의중이나 동태를 파악하는 창구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명태균 "김 여사에게 전화해 윤한홍 의원 비서실장 임명·도시자 출마 막아"

JTBC "명, 윤 부부와 가까운 인사 통해 장관 후보자 추천"

더불어민주당은 18일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당시 인사 문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2022년 3월 통화 녹음에 따르면 명씨는 "김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윤한홍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  경남도지사 공천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사모 딱 전화해가 '윤 의원님 비서실장 안 돼요', 내가 그랬지. '사모님, 윤한홍이는 훌륭한 사람입니다. 서울대를 나와갖고 인사 비서관하고 서울시 있었고 경남도에 있었고 그렇게 훌륭하신 분을 어떻게 선거판에 비서실장으로 씁니까? 귀한 그릇은 귀한 손님 올 때 써야 합니다. 안 돼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김 여사가 본인의 조언을 받아들여 인선을 결정했다고도 했다.

그는 "(김 여사가) 바로 신랑 전화해갖고, '내가 윤한홍 의원한테 안 된다고 했으니까 당신 그래 알아'"라고 말한다.

명씨는 윤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윤한홍은 내 때문에 잘렸어요, 도지사 나가는 거. 내가 윤 총장한테 '윤한홍이 도지사 나가면 홍 대표가 가만히 있겠나, 그러면 또 어부지리로 민주당 된다. 귀한 그릇은 귀한 손님으로 있으니까 청와대 데리고 가라'"라고 했다.

같은 해 지방선거 공천을 윤 대통령과 상의했다고 과시하는 발언도 녹취에 담겼다.

그는 "윤 총장이 나보고 '윤한홍이는 행안부 장관을 시켜도 명 박사 때문에 경남지사는 안 내보낼 것"이라고 두 번 전화왔다"며 "내가 박완수 데리고 자기 집 가서 술 먹고 한 세네 시간 놀다 왔거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명씨는 "윤석열이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 한테 간다. (윤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 자택에 내가 와) 있으면 '저거 또 왔나보다'라는 표정"이라고 했다. 또 "(김 여사와) 문자는 하루에 한 2000~3000통은 기본"이라고 했으며 "'(윤 대통령이) '명 박사, 우리 마누라하고 장모한테 전화하지 마', (내가) '장모님 전화번호 모르는데예' (그랬더니) 그 다음 날 미안하다 또 전화 왔어."라고도 했다.

또, 명씨는 "김건희와 윤석열이 나를 왜 쓰는데? (상황 판단이) 정확하게 맞잖아"라며 "그 집안은 나한테 말을 한마디도 못 한다. 장모부터 정신교육도 내가 두세 번 시켰는데"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날 JTBC는 명씨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의사 출신의 전직 의원을 추천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함성득 교수가 자신에게 보건복지부 장관을 추천해 달라고 해 당사자의 의견을 물어본 뒤 그대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함 교수는 윤 대통령 부부와 같은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면서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명 씨가 함 교수를 통해 장관 인사에도 관여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 "김건희 여사 당무개입 증거".. 김건희 특검법 당위성 강조

이날 녹취를 공개한 민주당은 명씨를 '비선 권력'이라 규정하며 '명씨와 대선 경선 이후 관계를 단절했다'는 대통령실이 거짓해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서면 브리핑에서 "녹음파일에는 명씨가 윤석열·김건희 당시 후보 부부와 자주 연락하며 욕설까지 섞어 서슴없이 대화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그동안 대통령실이 해왔던 모든 해명들은 국민을 기만하는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언제까지 대통령실은 명 씨와의 관계를 숨길 셈이고, 검찰은 언제까지 대통령 부부와 무관한 사건처럼 눈 감고 수사할 셈이냐"고 날을 세웠다.

황 대변인은 "녹음파일은 이 당시부터 김건희 여사가 당무에 깊이 개입했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니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하고 공천에 개입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심지어 녹음파일에서 명씨는 박완수 경남지사를 당선시키기 위해 윤한홍 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막았다고도 주장했다"며 "누구를 통해서 명 씨가 공천에 개입했겠느냐"고 했다.

황 대변인은 "억지와 궤변으로 대통령 부부를 감싸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행태는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똑똑히 보여준다"며 "이제 국민께서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주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명씨의 통화녹음을 통해 김 여사의 당무개입, 공천개입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특검법이 재표결에 들어갈 경우 여권의 이탈표를 자극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명씨측 "이준석이 악의 축" "이준석, 尹 감시 통로로 명태균 활용"

이런 가운데 명태균씨 측은 총구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증거로 지목된 '김영선이 해줘라'가 담긴 '통화 녹음' 전후 과정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가 드러나면서다.

앞서 검찰은 지난 8~9일 명씨를 불러 조사하면서 이준석 의원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각각 명씨와 대화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확보했다. 검찰은 해당 메시지에서 명씨가 공천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관련 메시지가 논란이 된 시점은 2022년 5월9일이다. 이날은 윤 대통령의 취임식 및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 명단 발표 바로 전날이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당일 새벽 0시20분쯤 명씨에게 "윤 당선인이 김영선(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을 치러야 한다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명씨는 "전략공천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확인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후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문제의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가 이뤄졌다.

통화가 끝난 후 명씨는 다시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이) 윤상현(당시 공천관리위원장)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해 김영선 전략 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의원과 명씨는 이외에도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 함성득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장 등의 이름을 언급하며 공천이 무산될 경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대화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명씨 공천개입 논란을 둘러싼 이 의원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명씨 측은 이 의원의 5월 10일 새벽 메시지가 사건의 발단이라며 "이준석이 악의 축"이라고 저격했다.

명씨 측 변호인 김소연 변호사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의원이 갑자기 경선하라고 하니까 김 전 의원 선거 캠프에서 얼마나 불안했겠느냐"면서 "(명씨가) 윤 대통령과 소통을 안했던 사이가 아니니까 일정 기간 단절됐지만 당사자(윤 대통령)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도 하고 메시지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명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유도 의심했다. 이 의원이 메시지를 보낸 다음날인 2022년 5월10일 보궐선거 공천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의원이 명씨에게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취지다.

김 변호사는 18일에도 이 의원을 저격했다.

그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의원은 사심을 가득 채워 공천했다"면서 "친분 있는 사람 공천하려고 전략공천 여론조사 명분까지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경선해야 되지 않냐고' 하니까 이걸 명씨에게 일러바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과 명씨가 매일 카톡을 주고 받고 새벽에 질의응답을 했다면서 "대통령과 여사님을 감시할 때 통로로 활용한 거 같다"고 주장했다. 즉, 대통령과 관계가 단절된 이 의원이 명씨를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실질조사 때 본 PPT 장면이 2021년 5월16일 날짜의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이 1등한 장면"이라면서 검사는 이 여론조사를 조작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김 변호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조만간 이 의원을 향한 검찰 조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김소연 변호사와 이준석 의원은 오랜 악연을 가지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22년 1월 이 의원의 '성상납' 의혹을 비판하며 탈당했다. 탈당 이후 3월9일 진행된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지난 6·1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변호사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이 의원의 성상납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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