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尹 휴가 기간 중 골프 라운딩 인정
“盧 매주 운동” 발언에 노무현재단 “허위사실 유포”
29일 민주당 “尹, 평일에도 골프 쳤다” 의혹 제기
대통령실‧경호처 “尹 골프 라운딩, 왜 문제 되나”
경호처, 尹 골프 첫 보도한 기자 취재 방해로 논란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중장 진급자들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2024.11.2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중장 진급자들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휴가 기간이었던 올해 8월 8~9일 휴가 기간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내 군 골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 

김 장관은 골프 라운드가 장병들과 함께 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골프 라운딩과 만찬 등에) 참석했던 부사관은 ‘내가 대통령님하고 라운딩할 줄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해 빈축을 샀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매주 골프를 쳤다고 주장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골프마니아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대비하기 위해 8년 만에 골프채를 다시 잡았다”라고 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에도 골프를 친 것이 확인 돼 논란이 일었다. 

김용현 “대통령과 골프친 부사관…로또 당첨된 기분에 글썽”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1.28 [사진=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골프 라운딩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질문에 “(대통령 휴가 기간이었던) 8월 8~9일 구룡대(계룡대 내 골프장)에서 운동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이어서 대통령 휴가 일정을 직접 조율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그간 윤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확인된 8월24일 이전엔 골프를 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8월 초 여름휴가 당시에도 휴장일인 군 골프장까지 열어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자 김 장관이 뒤늦게 이를 인정한 것이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 골프 라운드가 장병들과 함께 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께서 이번 휴가는 휴가지가 군 지역이니 장병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일정에 반영해 달라고 하셨고 실제로 대통령께서 휴가 기간 장병들과 농구, 축구도 하고 라운딩도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만찬에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은 ‘내가 대통령님하고 (골프) 라운딩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로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으로 했다.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된 자리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고도 했다. 

김 장관은 “휴가 기간에 장병들을 위해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게 비난받을 일이냐. 어느 역대 대통령들께서 장병들에게 함께 라운딩을 하시고 격려 식사를 하시고 이런 대통령이 어딨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 관련 언급을 해 논란이 일었다. 

김 장관은 “노 대통령님도 거의 매주 운동하셨다. 고생하는 부사관과 장교 실무자들하고 운동하시는 것까지 정치적으로 공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참여정부 당시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을 지낸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에 “노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근거를 대라. 내가 노 대통령 임기 내내 청와대에 있었는데 그런 것 없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노 대통령이 매주 골프를 쳤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항의했고 이에 김 장관은 “사과 말씀을 드리겠다. 표현이 과했다면 정말 유감스럽다”며 사과했다.

노무현 재단 “허위사실 유포 및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연히 노 전 대통령의 매주 골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장관의 발언은 툭하면 자신들의 잘못을 노 대통령에 빗대어 사실을 왜곡하며 도망가는 비겁한 짓으로 정진석 비서실장의 유죄판결도 교훈이 되지 않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로 사과를 하였다고는 하나 애당초 하지 말았어야 하는 발언”이라며 “무엇이 잘못인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尹, 北이 오물풍선 날린 9월 5일에도 골프” 의혹 제기 

윤 대통령은 북한이 오물풍선을 띄워 수도권 일대 시민들에게 재난문자가 발송된 날에도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보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5일에도 해병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날은 휴일이 아니고 평일이었다”라며 “합동참모본부는 그날 ‘북한이 오전 9시부터 대남 오물풍선을 띄우고 있다’고 밝혔고, 수도권 일대 시민들에겐 재난문자가 발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국군 통수권자가 이런 상황에서 주말도 모자라 평일까지 골프를 즐겨야만 했는가”라며 “‘평일 골프’ 제보가 사실이 아니라면 대통령실은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尹 골프, 비난의 대상 아니다”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은 언론사 취재와 민주당 등 야당의 폭로 이후 대통령실이 이를 해명하는 수순을 되풀이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예산 심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과 대통령경호처의 기자 과잉 진압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자 대통령실은 골프 논란이 “비난의 대상”은 아니라고 반박에 나섰다.

앞서 민주당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8월 24·31일, 9월 7·28일, 10월 12일, 11월 2·9일 등에 골프장에 나간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내년 예산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1.19 [사진=연합뉴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내년 예산에 대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기간에 골프를 쳐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치(초청)해서 같이 라운딩하자고 했을 때 골프를 전혀 못 치는데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도 결례”라고 했다. 그는 ‘초치’라는 표현을 지적받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초청’으로 정정했다.

홍 정무수석은 “부천 호텔 화재로 추모기간이던 때에도 골프를 친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지”라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골프 연습 여부가) 확인은 안 되지만, 호기심의 대상은 될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100위권 안에 (우리) 여자 선수가 14명 있고, PGA(미국프로골프)에는 4명이나 있다”고 답해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윤 대통령 옹호에 나섰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골프 치면 안되나. 지금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고, 골프를 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해야 될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며 "골프가 많이 대중화됐고, 여가 또는 체력단련을 위해 국민들이 많이 하는 활동인데 대통령이 골프를 한 번 쳤다는 것이 이렇게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강승규 의원은 "사실 미국 대선 전 각계의 분석을 통해서 제가 '대통령이 골프를 좀 치는 게 좋겠다. (트럼프 후보 당선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비서실장에게 권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거짓해명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경호처는 윤 대통령 골프 의혹을 단독 보도한 언론사 기자가 골프장 밖에서 취재를 하자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으며 해당 기자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경찰에 인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11월9일 비공식 경호행사 중 신원불상의 인원들이 경호구역에 은신하여 불법 촬영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여 관련 법률과 규정 등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했다”며 “명백한 경호 위해 상황이었다”라고 해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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