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야당 의원들 '투표 참여하라'...이준석 "탄핵 찬성한다고 정치생명 잘못되지 않아"
탄핵표결, 200명 투표 요건에 참석 195명만..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 투표 불성립'
박찬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참석 국힘 의원들 돌아오라"
우원식 "투표 하지 않는것 역사가 두렵지 않나"

7일 오후 5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야당의원들이 일일이 호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5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야당의원들이 일일이 호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태윤 기자] 7일 오후 5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탄핵소추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결국 자동 폐기됐다.

이날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재표결을 마치고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들어갔지만, 국민의힘 108 의원 중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106명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해 투표에 불참했다.

이후 김예지 의원, 김상욱 의원이 용기를 내어 당론을 거부하고 투표에 참여했지만 투표참석자 195명으로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요건이 성립되지 않아 결국 탄핵안은 자동 폐기돼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기 때문에 200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야당 의원 192석만으로는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줄 퇴장을 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했다.

설명 중간에 야당 의원들이 “박 대표님, (국힘)의원들 들어오라고 해주십시오”라며 강력하게 요청했고,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호명하며 “돌아오라” 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7일 당론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에 동참하기 위해 다시 본회의장으로 입장,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7일 당론에 따라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에 동참하기 위해 다시 본회의장으로 입장, 기표소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를 읇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우리가 직면한 국민 안전의 위기, 민생 경제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한반도 평화의 위기, 헌정질서 위기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지 않다”면서 “헌법을 지키고 수호해야할 직무를 가진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 했고, 자리에 있던 192명의 야당 의원들도 다함께 이름을 외쳤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부를 때면 '비상계엄해제 결의안 표결에 참석한 의원'이라고 지칭하며 이름을 불렀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참석했던 국민의 힘은 총 18명으로, 곽규택·김상욱·김성원·김용태·김재섭·김형동·박수민·박정하·박정훈·서범수·신성범·우재준·장동혁·정성국·정연욱·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 등이다. 모두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이다. 야권 의원들은 “어서 돌아오라”고 절절히 외쳤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마지막으로 박대표는 “오늘 오전 내란 수괴 윤석열이 담화를 발표했다”며 “변명과 책임회피로 가득한 개사과 시즌3 였다”고 소리쳤다.

박 원내대표는 홀로 앉아있던 안철수 의원에게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하자 안 의원이 고개를 숙여 답례 인사를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의원들 설득 나서

"박근혜 탄핵 찬성파들, 그때는 찬성하고 지금은 탄핵 반대하냐"

"탄핵 트라우마가 계엄 트라우보다 심하겠나...오로지 국민만 바라봐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당론을 거부하고 탄핵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에게 응원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당론을 거부하고 탄핵 투표에 참여한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에게 응원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장 현장에서는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가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설득에 나선 모습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나가서 본청 246호에 모두 모여서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의원은 의총장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예의는 아닐 수 있지만 어떻게든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다"고 말문을 열고 "탄핵 반대한다고 결코 잘되는 거 아니다"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정치 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탄핵 트라우마'라는 말을 국민들에게 말하는 것 자체가 죄송하다. '계엄 트라우마'보다 심하겠냐"며 "'탄핵 트라우마'라는 것은 기득권이 자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라고 설득했다. 

이어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정치 커리어가 잘못되는 것은 아니고, 탄핵 반대한다고 잘되는 것 아니다"며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영남분들은 자기 지역구를 둔 의원님들은 돌아가서 자기 지역구에서 '또 이기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40명 가까이 되는 수도권 의원, 비례 의원님들은 어떻게 정치하시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을  언급하며 "그 때 탄핵 찬성파로서 옳은 판단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후배들한테 하지말라? 그건 굉장히 잘못된 것"고 국민의힘 중진들에게 직격을 날렸다. 

이 의원은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당대표 했던 사람들, 원내대표 했던 사람들, 김기현, 권성동, 주호영 의원 모두 다 (박근혜) 탄핵 찬성파 아니었느냐"라며 "탄핵을 찬성했던 사람들, 대표·원내대표 지내고 그 당에서 높은 자리 꿰차고, 후배들한테 (탄핵 반대)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때 그 탄핵의 엄중한 짐을 나눠들기를 거부하고 결국엔 유승민한테 뒤집어 씌워서 배신자로 만들어놓고 그 책임은 안지고 저러는거 아니냐"며 "지금 탄핵의 짐이라는 거 나눠 들면 들 수 있다."면서 "그런데 또 ‘너 여기서 나가는 순간 유승민 만들어버릴 거야’라고 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때 뛰쳐나간 사람들 전부 다 저 안에 있다. 지금 그때 탄핵 표결하러 갔던 사람들, 그때 본인들은 왜 했으며 지금은 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며 무슨 논리인가? 본회의장에 국회의원들이야 저게 직업이라고 하지만 몇 십만 명 국민들 세워놓고 나중에 어떻게 정치하려고, 누구랑 하려고 하는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지금 저 자리에서 으쌰으쌰 하지 마시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한테, 가장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보십시오. 여러분한테 9명씩 있는 보좌진 식구들 그리고 아들, 딸, 조카, 며느리 누구든지 간에 여러분을 가장 아끼면서도 지금 이 사태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해 줄 수 있는 사람들한테 얘기했으면 좋겠다. 여기 의원님들 화장실 가시느라 나오시고 이럴 텐데 한 분 한 분 똑바로 쳐다보고 있겠다”고 탄핵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국민의힘 '김건희 특검법' 표결 부결 확인 후 모두 본회의장 퇴장...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3명만 투표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다 빠져나간 텅빈 자리에 안철수 의원만 혼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다 빠져나간 텅빈 자리에 안철수 의원만 혼자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는 '당론 표결 불참'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는 전원 참석해 투표를 했다. 이날 표결에는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특검 표결이 198 대 102로 단 2표가 부족해 결국 특검법안이 폐기되었고, 이를 확인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줄퇴장했다. 다음 순서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기 위해서다. 

이에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면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대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을 정하고 본회의에서 투표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 '탄핵안 표결'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2 참석인 200명을 채우지 못해 결국 '탄핵안 투표가 결국 불성립'됐다. 

그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의원 3명은 투표에 참여했다. 본회의장을 끝까지 지키고 있던 안철수 의원이 먼저 투표를 시작했고, 본회의장을 떠났다가 다시 들어온 김예지 의원이 이어서 투표를 했다.

또 본회의장을 나갔던 '친한계' 김상욱 의원은 다시 회의장에 돌아와 투표에 참여해 모두 195명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투표를 마쳤다. 

그러나 김 의원 이후에는 기다려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참석하지 않고 결국 단 5표가 부족해 탄핵안은 그대로 폐기됐다. '무장한 계엄군의 국회 진입'에도 윤 대통령 탄핵안은 '투표 불성립'으로 몇명이 탄핵에 찬성했는지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안철수 "자진사퇴시기, 국정운영 방안 제시 못해... 약속한대로 국민 뜻 따라 투표"

표결을 마친 안철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어제 대통령께 두 가지를 말씀드렸다"며 "자진 사퇴할 시기, 그리고 그 다음에 여러 국정 운영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 그런 것들을 꼭 투표 전에 제시해달라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걸 모두 다 당에 위임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따라서 당은 오늘 투표 전까지 그 두 가지에 대해서 답을 할 의무가 있다. 그건 저한테가 아니라 국민들께 그렇게 말씀드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그런데 당은 그거을 미처 시간에 맞춰서 설명 드리지 못했다. 거기에 납득할 수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계시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국민의 뜻에 따라서 제가 약속드린 대로 국민의 뜻에 따라서 투표했다"고 투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말씀드린대로, 국민들 편에서, 국민들과 함께, 의정활동을 정말 충실하게 국민을 위해서 일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욱 "헌정질서 유린한 대통령 용인 아냐...다음 소추때까지 조치없으면 탄핵 동의할 것"

김상욱 의원은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론을 거부하고 투표 참여한 배경에 대해 “투표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회의원의 임무이고 역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당론에 따라 이번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반대표'를 행사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정치 생명을 그만 해야 된다는 그런 각오로 섰다"며 "하지만 지난 계엄을 막고 새로운 정치를 열 수 있다면 그 1년 만이라도 제겐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저는 보수주의자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주의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합리적이고 포용적이다"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해가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그것이 제가 목숨 바쳐 지켜야 하는 보수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헌정 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을 용인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결단코 용인될 수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보수 가치에서 헌정 질서를 지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특히 이곳 국회는 국민들이 민의가 모인 곳인데, 이곳에 군인이 무장을 한 채 들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박근혜 대통령 때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 계엄을 막지 못했다면 많은 국민들이 피를 흘려야 하는 불상사가 났을 것”이라고 울컥하며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오늘 부결이 된다면 다음 탄핵소추안 발의 때까지 대통령께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제안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다음 탄핵소추안 때는 탄핵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대통령께서 내려오셔야 된다는 의견을 피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의장 "투표 참여 않는 것 역사가 두렵지않나"...'투표 종료' 선언 보류 하면서 국민의힘 의원 기다렸지만 결국 '무산'

7일 오후 5시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됨에 따라 자동폐기 됐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5시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됨에 따라 자동폐기 됐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참여를 호소하며 탄핵소추안 투표종료 선언을 보류했다. 대신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돌아올 것을 기다리며 본회의를 열어둔 채 대기하기로 했다.  

우 의장은 "얼마 전 비상계엄 사태를 보며 세계가 놀랐다. 이는 정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주의의 문제"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어떻게 보겠나. 역사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표를 하셔야 한다.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며 "꼭 들어와서 투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나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내 불참했고, 우 의장은 할 수 없이 투표 종료 선언을 했고, 참석 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안은 불성립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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