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2기 상하원 첫 의회 연설
한국 '콕' 찍어 불공정 관세..."한국, 손해 보고 있는 동맹".. 관세 부과 및 방위비 인상 요구 전망
반도체법 폐기로 보조금 철회 가능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격탄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조선업 투자 등 한국에 '당근'도 제시
민주당 소란에 5분만에 연설 잠시 중단.. 군사지원 '전면중단' 우크라와 광물협정 체결 의지

4일(미 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연합의회에서 집권2기 상하원 첫 합동의회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4일(미 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연합의회에서 집권2기 상하원 첫 합동의회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집권2기를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 연방 의회에서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을 했다.

첫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차례 '한국'을 '콕' 집어 거론하며 '손해를 보고 있는 나라'로 지칭해 향후 대미 경제·외교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관세가 미국보다 4배 이상 높다"며 한국을 콕찍어 불공정 관세라고 주장하면서, 상호관세 부과 및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시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이 끔찍하다"며 "반도체법 폐기해야 한다"고 언급해 당장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과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이나 조선업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즉, 트럼프 2기가 한국에 관세 부과 및 방위비 인상을 위해 가스관 사업과 조선업 투자를 협상카드로 제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한국 '콕' 찍어 불공정 관세 "한국, 손해 보고 있는 동맹".. 관세 부과 및 방위비 인상 요구 전망

'반도체법 끔찍, 폐기' 보조금 철회 가능성..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격탄

4일(미 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4일(미 현지시간)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국'을 콕 찍어 '불공정 관세'라고 여러차례 거론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매우 불공정하다"면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우리에게 100%보다 높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제품에 평균적으로 우리의 두 배인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한국의 평균관세는 (미국보다) 4배나 높다"고 '한국 4배' 불공정 관세'를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의 관세가 미국의 4배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을 언급하며 한국과 무역이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분명하다. 즉,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게 대미 무역 흑자에 상당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방위비가 아니더라도 내달 2일로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에서 한국에 높은 세율을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제정된 "반도체법이 끔찍하다"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반도체법은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며,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가지고 있지만(반도체법은) 의미가 없다.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면서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반도체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만일 실제로 반도체법이 폐지된다면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조선업 투자 등 한국에 '당근'도 제시..."한국, 일본 등 수조달러 투자 원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진권2기 첫 상하원 의회 연설에서 '한국 관세 4배 높다''반도체법 폐지'등으로 한국을 옥죄며, 한편으로는 알래스카 가스관, 조선업 사업 파트너로 거론했다. [사진=AP 연합뉴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진권2기 첫 상하원 의회 연설에서 '한국 관세 4배 높다''반도체법 폐지'등으로 한국을 옥죄며, 한편으로는 알래스카 가스관, 조선업 사업 파트너로 거론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향한 압박성 발언을 하면서 조선업과 가스관 사업에서는 한국을 파트너로 거론하기도 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제시하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 기술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는 알래스카에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한미간 논의는 이미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28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일 3국 협력 방식으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다.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천300㎞ 길이 가스관을 건설하고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달러(약 64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로서는 워낙 규모가 커 한국과 일본 등 LNG 수요국들이 함께 사업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상황이다.

액화 터미널과 송유관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면 철강·건설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북극해라는 사업지 특성상 한국이 세계적 기술을 보유한 쇄빙 LNG선 투입 가능성도 높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 의지도 보였다. 그 일환으로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상선과 군함 건조를 포함한 미국 조선 산업을 부활시키겠다"면서 "백악관에 새로운 조선 사무국을 설치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 역시 한국 조선업계에는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중국이 59%, 한국이 23%, 일본이 13%였고 미국은 0.04%에 그쳤다. 미중 관계를 감안하면 한국과 일본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소란에 5분만에 연설 잠시중단..'군사지원' 전면중단 우크라와 광물협정 체결 의지

국 민주당 소속인 앨 그린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일어나 야유하고 있다. 2025.3.4 [사진=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국 민주당 소속인 앨 그린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일어나 야유하고 있다. 2025.3.4 [사진=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하원 첫 의회 연설은 민주당 의원이 소란을 피워 5분만에 연설이 잠시 중단되고 해당 의원이 퇴장당하는 해프닝도 생겼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다시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로 "수십년간 본 적이 없는 (통치)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하자 연설을 듣던 민주당 의원 다수가 야유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의원들은 "USA"를 연호하며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이에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소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계속 소란을 피우면 퇴장시키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소속인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이 경고를 무시하고 자리에서 일어선 채로 계속 큰 소리로 말했고, 존슨 의장은 경위를 시켜 그린 의원을 의사당 밖으로 내보냈다.

지난달 28일(미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고성, 설전, 삿대질을 하며 파국을 맞이했다. 그 후 지난 3일(미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 전면 중단'의 최후 통첩을 보냈다.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미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고성, 설전, 삿대질을 하며 파국을 맞이했다. 그 후 지난 3일(미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 전면 중단'의 최후 통첩을 보냈다. [사진=AFP 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개발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두 정상 간의 미 백악관 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으로 끝나고 당시 예고됐던 양국간 광물협정 서명 역시 무산된 이후 나흘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우크라 정상회담 파국 후 '우크라에 대한 '군사지원 전면중단'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리며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을 보내면서 미-우크라 관계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오늘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인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광물 및 안보에 관한 협정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귀하(트럼프)가 편한 시간에 언제든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서한을 "조금 전에 받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러시아와 진지한 논의를 해왔고, 그들이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며 종전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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