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韓 대행, 언론지상 이름 오르내리고, 선호하는 의원 많아”
‘韓 차출론’ 올해들어 물밑서 거론...“50년 공직경험 갖춰 대선후보 적격”
韓 대행, 조기대선 관리역할...“대선 출마할 명분도, 실현가능성도 없다” 지적
민주당 "한덕수는 노회한 기회주의자의 끝판왕" 신랄한 비판
한덕수 “ㄷ자도 꺼내지 말라”일축...대망론 실체화에 정치권 관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오는 6월 3일 조기대선이 확정된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차출론이 여권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한 대행 차출론’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언급하면서 불씨를 크게 키웠다.

권성동 “韓 대행, 언론지상 이름 오르내리고, 선호하는 의원 많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9일 국회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론에 대해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많은 분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로 등록해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누구는 되고 누군 안 되고 이런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주 파렴치한 이재명 같은 사람 빼고는 모든 분이 후보 등록하는 것에 대찬성"이라며 "한 대행도 요즘 언론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그분을 선호하는 많은 의원이 계시고 지역구민도 그렇다"고 전했다. 사실상 한 대행의 출마설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는 한 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국정 공백이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리스크는 있을 수 있지만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韓 차출론’ 올해들어 물밑서 거론...“50년 공직경험 갖춰 대선후보 적격”

사실 국민의힘에선 올해 들어 ‘한덕수 차출론’이 물밑에서 거론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 다른 국무위원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건의하면서 계엄에 반대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작년 12월 14일 탄핵소추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정부를 이끌다가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당했다. 석 달 가까이 직무가 정지됐던 한 대행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결정으로 가까스로 직무에 복귀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한 대행은 민주당의 부당한 탄핵 공세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서사(敍事)를 가진 인물”이라면서 “한 대행이 50년이 넘는 공직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한국이 처한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할 대선 후보로 내세워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한 대행은 정치인 출신인 이재명 대표에 비해 안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장점”이라며 “총리를 마지막 공직이라고 공언했던 만큼 권력 분산형 개헌을 주도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친윤계 한 재선 의원은 "지금 정치권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가 아닌 경제 전문가"라며 "중도 확장성을 고려하면 한 대행만한 사람이 없고, 두 번의 총리 경험으로 국정 운영도 이재명 전 대표보다 훨씬 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韓 대행, 조기대선 관리역할...“대선 출마할 명분도, 실현가능성도 없다” 지적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조기 대선의 엄정한 관리 역할을 맡은 한 대행이 대선 레이스에서 선수로 뛰는 것은 "명분도 실현 가능성도 없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나오라고 하면 나오겠는가"라며 "'반이재명' 전선에 집중해 후보들을 지원해도 어려운 상황에서 당이 실현 가능성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단의 오찬 간담회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를 두고 찬반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이 집권여당이었던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철저한 자기반성과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이라며 "대선 출마는 개인의 자유지만, 10명이 넘는 분들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고, 또 대통령 권한대행 영입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국민이 곱게 볼 것인지 우려하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에 대해 평가하면서, 이번 경선에 같이 참여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말씀을 한 분들도 계셨다"며 "(한 대행 출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좀 더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로 일부는 "대선 후보가 너무 난립해서 경선 과정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 "당이 공정하고 투명한 경선을 통해 분열의 모습은 절대로 막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민주당 "한덕수는 노회한 기회주의자의 끝판왕" 신랄한 비판

야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중에는 형식적 권한 행사에 그치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다가 윤 전 대통령 파면 뒤 돌연 태도를 바꿔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배경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이완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함으로써 '윤심'의 지원사격 아래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추대받으려는 ‘야심’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추미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행을 향해 “야당을 자극해 일부러 반헌법적 행위를 해서 야당이 탄핵하면 국정 공백을 야기하는 야당을 비난하며 국민의 동정론을 업고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되려고 한다는 추측이 난무한다”며 “그렇다면 한덕수는 노회한 기회주의자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덕수 “ㄷ자도 꺼내지 말라”일축...대망론 실체화에 정치권 관심

한덕수 대행은 내부 관계자들에게 “ㄷ자도 꺼내지 말라”며 대선 출마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지도부의 공개적인 언급으로 인해 '한덕수 대망론'은 점점 실체를 얻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항마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한 대행이 유일한 카드”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파면 결정 이후의 혼란 속에 조기대선 정국이 ‘헌법재판관 지명 논란’을 매개로 ‘정치적 책임’과 ‘법적 정당성’을 둘러싼 치열한 정치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어서 한덕수 대행의 거취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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