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이란 핵협상 이틀 앞두고 전격 공습
핵시설 선제공격에 이란, 드론으로 반격
트럼프, 군사행동 반대…美 루비오 국무 "공격 관여 안해"
네타냐후 "이란 농축시설·핵과학자 겨냥"
이란, 지휘관·핵과학자 사망 확인…"가혹한 응징"보복 천명
대통령실, 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
李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가장 중요…현지 교민 보호해야"
![이스라엘의 공습에 따라 화염과 연기가 솟아오르는 이란 테헤란 [사진=AP=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506/697473_508324_00.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이스라엘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서자 이란이 드론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가 격랑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을 이틀 앞둔 가운데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은 자신들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고 이란은 '혹독한 반격'을 예고하면서 전면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미-이란 핵협상 이틀 앞두고 전격 공습
이스라엘은 13일 새벽 이란의 핵 시설 및 군사 시설 등 수십 곳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이란의 방공망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자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6차 핵 협상 뒤 이스라엘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2일 이스라엘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르면 15일에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즉, 핵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 중단 관련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외교 대신 군사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군사행동을 시사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옵션을 사용하기 전에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보고 싶다며 즉각적인 공격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트럼프, 군사행동 반대…美 루비오 국무 "공격 관여 안해"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자 미국은 즉각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뒤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단독 행동을 했다"며 "우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미국 군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공격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은 관련 내용을 전달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을 사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 작전을 총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TCOM)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15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핵폭탄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이란 농축시설·핵과학자 겨냥"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은 핵시설뿐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 중인 주요 핵 과학자, 군 수뇌부 등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3일 언론에 이번 공격 목표 중에 이란 중부 나탄즈에 있는 핵물질 농축시설과 핵무기를 개발중인 주요 핵과학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 국민들과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란의 독재정권과 싸우려는 것"이라며 "이번 작전은 며칠이 걸리든 필요한만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날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 목표물 타격의 제1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테헤란치, 페레이둔 압바시 등 핵과학자들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의 보복에 대비해 공격 직후 영공을 폐쇄하고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이란, 지휘관·핵과학자 사망 확인…"가혹한 응징" 보복 천명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이날 성명을 통해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과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군부 투톱이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IRGC는 "시온주의자 적의 침략에 단호하고 가혹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보복 방침을 천명했다.
이어 "이 범죄는 백악관의 사악한 통치자들과 미국 테러정권의 인지 하에 저질러졌다"며 미국에 대한 보복도 시사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에 대해 강력한 보복 방침을 밝혔다.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그 어느때보다 악랄한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 정권은 스스로 씁쓸하고 고통스러운 운명을 준비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군의 강력한 손은 이들을 처벌하지 않고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의 성명이 발표된 후 이란은 드론으로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충돌이 어느선까지 확대될지 알 수 없게 됐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간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의 이란 내 핵시설 공격안을 확전 우려 때문에 줄곧 만류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공격을 가한 만큼 전면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실, 이스라엘 이란 공습에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
李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가장 중요…현지 교민 보호해야"
대통령실은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경제안보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며 "현지 우리 교민들의 상황을 잘 파악해 피해가 있는지, 피해 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챙겨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유가와 환율, 주가 등 변동이 커지는 점을 언급하면서 "안정화 국면을 지나고 있던 우리 경제가 상당히 불안한 상태로 빠지고 있는 것 같다"며 "외부 충격 때문에 우리 경제가 더 이상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는 "우리 정부에서 충분히 필요한 조치를 잘해 나갈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하던 일을 열심히 잘하시면 저희가 최대한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경제·안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충분한 조치를 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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