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29분 발사.. 엔진 시동 비정상으로 실패 "2차 발사 할 것"
정부, 안보실장 주재 NSC 회의 개최
미국·일본, 즉각 규탄 성명 발표 "대화의 자리로 나오라“
서울시, 정찰위성 발사 후 경계경보 오발령.. 이재명 대표 "무책임 무능" 비판

오전 6시 29분 발사.. 엔진 시동 비정상으로 실패 "2차 발사 할 것" [사진=연합뉴스]
오전 6시 29분 발사.. 엔진 시동 비정상으로 실패 "2차 발사 할 것"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31일 기습적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기술적 문제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한미일은 일제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위성 발사를 규탄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경계경보를 오발령하고 행안부가 뒤늦게 수습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야당은 북한의 위성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정부의 미숙한 대응도 문제 삼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전날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6월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그보다 빠른 오늘 기습 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체 1발은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으나 해당 발사체가 낙하 예고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을 감안할 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도 발사한지 2시간이 지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北, 정찰위성 엔진 결함으로 실패.. 2차 발사 단행 예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로 2차 발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체 잔해물은 한미가 공동으로 수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30일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를 통해 미 해군 기동잠수부대(MDSU 1)와 한국 해군이 '연합 잠수 인양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공개함에 따라 우주발사체의 잔해물이 서해로 낙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잔해물 인양을 위한 훈련을 실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통령실은 31일 북한의 인공위성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발사에 안보상황점검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에서 "오전 9시부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상임위원회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안보실 차원의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으며, 회의에서 논의된 북한 발사체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공식 NSC로 전환했다.

안보실장 주재 NSC 개최.. 미·일, ‘안보리 위반’ 규탄 성명

미 백악관은 북한이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뻔뻔스러운 위반"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애덤 호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발사에 대해 강력 규탄한다"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의 뻔뻔스러운 위반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와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호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국가들이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을 위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구하길 촉구한다"며, "외교의 문이 닫히진 않았지만, 북한은 도발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는 대신 관여를 선택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미국 본토의 안보와 한국 및 일본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도 즉각 성명을 내고 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경계경보 문자 오발송.. 행안부 9분 뒤 수습 문자

한편 서울시는 이날 정찰위성 발사 후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뒤늦게 행정안전부가 정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문자를 보냈다. 

이후 행안부가 22분 뒤인 7시 3분경 "6시41분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출근길의 시민뿐만 아니라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던 시민들은 서울시의 갑작스런 문자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112와 119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고, 행안부의 문자가 더 늦었다면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었다.

야당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면서 동시에 정부와 서울시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1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대해 "명백한 유엔 결의안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다.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 서울시가 경계 경보를 오발령하고 행정안전부가 뒤늦게 바로잡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정부 기관끼리도 허둥지둥하면서 손발이 맞지 않아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북한이 국제기구에 발사 사실을 통지했는데 이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새벽에 경계 경보를 오발령하는 황당한 일이, 또 무책임한 무능한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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