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경제 리스크 고조.. 4분기 0%대 경제성장률 전망도 나와
여론 74% “바이든 연임하기엔 너무 늙었다”.. 트럼프,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우위
트럼프 당선시 주한 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분담 압박 시도할 듯
외교 전문가 “트럼프, 다시 김정은 만날 것” 트럼프 “재선했다면 합의 했을 것”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에도 변화.. 한미일 3각 협력 등도 폐기 예상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년 미국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리턴 매치’에서 10%포인트 가까이 크게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나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크고 80세가 넘는 고령에 대한 우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트럼프 2기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럴 경우 한국과 한반도 정세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보다 유연한 외교가 필요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5~20일 전국의 유권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3.5%)를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바이든 대통령은 42%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2월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2%포인트 내려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3%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 비해 월등하게 큰 수준이다. 폭스뉴스나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46~48% 범위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업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WP는 자사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다른 여론조사와 상충하는 결과로 (기 추세에서 벗어난) 이상치(outlier)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ABC방송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접전을 보인다는 점에서 (결과를) 면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정부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쳤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NBC의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부정평가는 56%로 임기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의 이유는 경제 정책 실패 때문이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25%만 미국의 경제 상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긍정평가 8%), 에너지 가격(긍정평가 12%)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제 리스크는 더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경제가 파업, 셧다운, 학자금, 유가 등 4중 복합위기를 맞아 올해 4분기부터 0%대 성장률로 급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론 74% “바이든 연임하기엔 너무 늙었다”.. 트럼프,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우위

이런 상황에서 역대 미국 대선에서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은 재선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이든의 재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WP에 따르면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재선에 실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그친 경우는 조지 H W 부시, 지미 카터, 제럴드 포드, 허버트 후버,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트럼프 등 10명이다. 이들이 재선하지 못한 주요 이유는 재임시절 경제정책 실패였다.

80세가 넘는 바이든의 나이도 걸림돌이다. 24일(현지시간) NBC가 공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 무려 74%가 올해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하기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물리적 건강 상태를 갖추지 못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59%가 이를 '주요 우려 사항'으로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WP 조사에서 공화당 성향 응답자 가운데 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으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5%로 뒤를 이었다.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 가운데 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호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야 한다는 답변은 43%에 그쳤다.

NBC의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59%의 지지를 받으면서 디샌티스 주지사(16%)를 비롯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트럼프 당선시 주한 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분담 압박 시도할 듯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나 트럼프 2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트럼프 2기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과의 외교관계, 한반도 정세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교 전문가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25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내년 11월에 트럼프가 당선되면 Anything but Biden 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했던 것 다 바꾸겠다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우선 지난 8월에 했던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 합의 같은 거에도 상당히 큰 차질이 있을 거고 그다음에 우리한테 방위비 분담 압박이 또 계속 거세질 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워싱턴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행정부 출신 전직 관료와 보수 학자 350여명이 참여해 작성한 차기 대선 집권 후 국정과제를 담은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방위 분담 증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동맹국들은 재래식 방어에 훨씬 더 큰 책임을 맡아야 한다”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주한 미군 철수나 감축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의 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회고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한국과 일본에서 분담금을 더 받아내려면 “미군 철수로 위협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주한미군 철수는 두번째 임기의 우선 과제로 하자”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류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외교 전문가 “트럼프, 다시 김정은 만날 것” 트럼프 “재선했다면 합의 했을 것”

트럼프 2기에는 대북 정책의 변화도 예상된다.

문 교수는 같은 방송에서 “트럼프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김정은에 대해서 퇴임 후에도 계속 소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왔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일했던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미국 동서센터가 마련한 언론 교류 프로그램 중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공식 석상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래피드시티에서 열린 공화당 모금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과거 북미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소개하며 자신이 재선에 성공했더라면 북미간에 합의를 도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그는 ‘터프한 남자(tough guy)’이고 ‘영리한 남자(smart guy)’였다”고 평가하며 “우리(자신과 김 위원장)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지냈다”고 과시했다.

이어 “만약 선거(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2020년 대선)가 조작되지 않았다면 한참전에 합의를 성사시켰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즉, 이번에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면 북미 수교, 핵합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에도 변화.. 한미일 3각 협력 등도 폐기 예상

대만 문제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방영된 미국 NBC 방송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으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바보같은 사람들만 답을 하는 것”이라며 “테이블에서 어떤 것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정부와 전혀 다른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 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대만 방어를 약속한 바 있다.

트럼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에 여지를 주는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휴전과 관련해 “모두를 위한 공정한 거래를 하겠다”며 “어떻게 종전을 추진할지는 말할 수 없다. 그러면 협상 카드를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보다는 협상을 통해 전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와 푸틴의 관계를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외교 기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비롯하여 한·미·일 3각 협력, 대북 제재 강화,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전략자산 수시 전개를 통한 대북 압박 등이 모두 폐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