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득표율 진교훈 56.52%(13만7065표), 김태우 39.37%(9만5492표)
이재명 대표, "민주당 승리라 생각않아…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 등 지도부 교체여론 나올 듯
이준석 전 대표, 선거 앞서 17.8% 표차 쪽집게 전망으로 화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진호 정치에디터] 내년 총선 전 표심을 가늠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이로써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시달려 온 민주당은 이재명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이 대표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대비할 것으로 보이며, 보궐선거에 참패한 여당은 비대위 체제전환 등 당 지도부 교체여론에 시달리게 될 공산이 커졌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 후보는12일 0시43분 현재 100% 개표 완료한 결과 최종득표율 56.52%, 13만7065표를 얻어 39.37%, 9만5492표를 얻은 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표차는 4만1573표(17.15%)였다. 나머지 후보는 정의당 권수정 후보 4451표(1.83%), 진보당 권혜인 후보는 3364표(1.38%), 자유통일당 고영일 후보 1623표(0.66%), 녹색당 김유리 후보 512표(0.21%) 등의 순이었다.

최종 투표율은 전체 선거인 50만603명 중 총 24만3658명이 투표에 참여해 48.7%를 기록, 2021년 4.7 재보선 투표율(55.5%), 지난해 6.1지방선거 투표율(50.9%)보다  저조했다.  다만 지난 6~7일 진행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최고치인 22.64%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는 이날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강서의 발전을 위해 저를 선택해준 강서구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번 보궐선거는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 수개월간 이어진 구정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일분일초를 아껴가며 강서구청을 정상화시키겠다. 낮은 자세로 구민들을 섬기고, 구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11일 밤 입장문을 내고 "저를 지지해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진교훈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선거패배를 인정했다. 

이재명 대표, "민주당 승리라 생각않아...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밤 서울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가 확실해지자 페이스북에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더 겸허히 민심을 받들겠다"고 썼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의 각성과 민생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한때 집권당이던 민주당의 안일했음과 더 치열하지 못했음과 여전히 부족함을 다시 한번 성찰하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민생, 경제, 안전, 평화, 민주주의 회복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재삼 다짐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며 "오로지 국리민복만을 위해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복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으로 분열된 당내부에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개표가 시작되기 전 당직자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도 "다행히 승리하더라도 선거결과에 대해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국민의 승리, 민생파탄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규정해야 한다"면서 "승리에 따른 축제 분위기는 절대 안되고, 민생, 민주, 평화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더 큰 반성과 각오의 계기여야 한다"고 당부하는 등 보궐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껏 몸을 낮추는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강서구민 여러분의 엄중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정 무렵 김 후보의 패배가 확정적이 되자 유상범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밤 ‘강서구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문’을 통해 “강서구민 여러분의 엄중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강서구민과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에 보낸 따끔한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혁 과제를 신속히 이행하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출동해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한 만큼 지더라도 10% 내외의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밀려 예상외의 큰 차이로 패배했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빌라촌을 아파트로 재개발하려는 지역개발 민원이 있고,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여당소속인 상황에서 지역개발론을 앞세운 여당 후보에게 약속된 프리미엄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의 여당 선거전략을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내년 총선전략 비상…비대위 체제 전환 등 지도부 교체여론 나올 듯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해 총력전을 펼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민주당 후보의 압승으로 결론나면서 여당의 내년 총선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보궐선거가 기초단체장인 강서구청장을 뽑는 선거이긴 하지만 총선을 불과 6개월을 남겨놓은 시점에 치러진 선거라는 측면에서 내년 총선의 시금석이 될 수 밖에 없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실제로 대다수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보궐선거를 패배한 쪽은 여야 어느쪽이든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할 만큼 내년 총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유세기간 동안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인지도 높은 의원들까지 모조리 동원해 지원유세활동을 펼쳤다. 특히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강서구를 16년 맡았는데 발전은커녕 쇠퇴하고 있으니 묻지마 투표가 아닌 구민이 주인이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힘있는 구청장’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별무효과였다.

평론가들은 선거전부터 여당인 국민의힘이 질 경우 비대위체제 전환을 내다보기도 했다. 실제로 보궐선거가 예상보다 큰 득표율 차이로 참패한 이상 김기현 지도부 체제가 붕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들어설 가능성도 적지않다. 다만 당내에서는 강서구 지역구 의원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어서 애초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리한 선거라는 목소리도 있었기에 수도권 위기론이나 지도부 개혁의 목소리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 선거 앞서 17.8% 표차 쪽집게 전망으로 화제

흥미로운 것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실제 득표율 차이인 17.15%를 거의 쪽집게처럼 맞춘 승패전망을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17.8%포인트 정도 차이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되고, 대통령실도 개편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불과 1%미만의 오차로 표차를 맞춘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 "대선 때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표 차이가 적게 나거나 뒤집기도 했던 건데 다 빠져나갔다"고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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