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尹 책임론 제기.. 유승민 "한 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
"내년 총선도 어렵다" 지도부 사퇴 요구도 빗발쳐
안철수-이준석-홍준표, 연일 설전 주고 받으며 당 내홍 격화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로 윤석열 대통령과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로 윤석열 대통령과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당 안팎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대통령실은 "선거를 치른 것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당과 거리두기에 나섰으며,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출범을 언급하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의원, 홍준표 시장,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설전을 벌이며 당 내홍도 불거지는 모습이다.

현재 대통령실은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에 대한 윤 대통령 책임론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선거를 치른 것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험지에서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한곳의 결과를 총선, 대통령 심판론과 연결 짓는 것 자체가 너무 과열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비주류 인사들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기조 변화 요구 및 당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안철수, 尹 책임론 제기.. 유승민 "한 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

안철수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나 윤상현 의원이 주장했던 '수도권 위기론'을 많은 의원이 체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저희 지역(분당갑) 당원들만 보더라도 여러 비판 목소리가 많다. 다른 수도권은 더 심할 거다. 비판 포인트는 정책과 태도에 대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까지 기자회견이 한 번도 없지 않나?"라며 "도어스테핑 정도가 아니고 정식 기자회견을 해서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다' 이런 것을 솔직하게 밝히고 '이런 문제는 이런 식으로 할테니 안심해달라' 이런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김태우 전 구청장을 전격 사면해 출마 길을 열어준 데 대해서도 "그런 것까지 다 포함해 (유권자들이) 판단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도 "역사 문제, 외교 문제, 경제 문제 이런 것이 많다"며 "제 지역구가 판교 테크노밸리다 보니 여기서는 제일 문제가 많이 되는 것이 연구개발비 문제다. 분당이 1기 신도시라 재개발 문제, 이런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경제, 민생에 올인해도 부족한데 이념형으로 갔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안 의원은 "그 한 마디로 거의 다 요약이 되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분야별 산업정책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현 지도부에 대해서도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내용이 중요하다"며 "지금 할 일은 우리 당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안 다음에 그에 맞게 당을 바꾸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쇄신을 촉구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0.7% 차이였다. 굉장히 박빙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요구사항도 충분히 들어야 된다는 입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너무 우리가 일방적으로 가지 않았나"라며 윤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민심이 확인된 선거였다"며 "한 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라고 규정했다.

유 전 의원은 "이것이 우리 정부·여당에 앞으로 어떤 변화와 혁신을 갖고 오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당의 책임이 아니고 대통령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책임과 권한이 같이 가는 것이 공정하다"며 "김기현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생각이 저는 전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권한이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11일 밤 방송된 KBS 2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프레임 자체가 대통령 선거로 갔다"며 "공천 과정에서부터 그렇게 됐다. 대통령 지지율이 안좋기 때문에 심판 선거로 가는 게 야당이 원하는 거였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공천 끝났다 해도 후보가 혼자서 겸손하게 주민들과 만나는 컨셉으로 갔어야 하는데, 전국에 있는 중진들 다 모아 한마디씩 하면서 마치 줄 선 느낌을 주고, 대통령 얘기를 계속했다. 프레임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심판 선거로 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는 대통령 국정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총선도 이렇게 갈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도 어렵다" 지도부 사퇴 요구도 빗발쳐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역시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를 찍었던 분들이 1년 반만에 나갔다면 이유는 딱 하나 아닌가? 민주당이 '정권심판하자'고 하니까 맞다고 줄 서서 (민주당을) 찍었다"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생각이 바뀌고 당이 바뀌어야 된다. 용산과 당의 변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에 따라 내년 총선은 하나마나 한 게임이 될 수도 있다. 6개월 동안 바뀌지 않으면 송파병이 아니라 강남, 서초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다. 그는 "당 지도부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 김 대표도 울산에서 4선을 하셨고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고 큰 꿈이 있으실 것 아닌가"라며 "정치는 큰 꿈을 크시는 분들은 특히 중요한, 결정적인 시기에 스스로 내려놓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들 뇌리에 잔상이 오래 남는다. 그런 큰 결단을 해주는 것이 미래를 봤을 때 크게 도움이 되지 지금 당장 어떤 것을 쥐고 있는 것은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4선 중진 홍문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군가 책임지지 않고 적당히 '땜빵' 식으로는 안 된다. 표 차이도 그렇지만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우리가 중요성을 내세워서 수도권 문제가 전국을 뒤흔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가만히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원외 정치인) 한 7~8분 전화를 받았는데 그분들께서는 '이번 개혁이 최소화돼 슬쩍 넘어가면 연판장을 받겠다'(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것을 적당히 넘어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도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지도부의 거취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비대위는 일단 지켜본다 하더라도 지도부가 정치적 채임을 어떤 방식으로든 짊어질 수밖에 없다"며 "인물, 구도, 바람까지 여당에 호재가 없었다. 계속 인사청문회도 있었다. 전략 실패나 이런 것들이 다 있었기 때문에 지도부 책임이 어떤 식으로든 있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더 라이브에 출연해 "총선까지 6개월 남았고, 어떤 일이 또 생길지 모르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지금 받은 성적표다. 이건 부인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 현재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가르쳐 주는 성적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바뀌겠느냐'는 질의에 "바뀌지 않으려는 저항이 셀 것"이라며 "하지만 변화를 만들어 내야 겠죠"라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 '사퇴 후 비대위' 대신 '혁신위'로 보선 패배 책임론 돌파?

하지만, 현재까지 김기현 대표는 사퇴 의사가 없어 보인다. 현재 김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수습을 위한 당 쇄신안을 마련 중이다. 지도부 사퇴 없이 혁신위를 출범시키고 조기 총선체제로 돌입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재영입 발표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됐다. 현재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영입한 5명을 발표한 후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다른 사람에게 넘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4선의 권영세 의원 등이 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쇄신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내놓거나 총선을 준비하는 건 지금 지도부로는 역부족"이라고 직격했다.

윤 전 의원은 13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쇄신해야 하는 주체는 유책 당사자인 당대표가 아닌 당"이라며 "쇄신책, 총선 기획에 지도부 영향력을 상당 부분 배제하고 (쇄신안을 마련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구상 중이라고 밝힌 총선기획단, 인재영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구상 주체와 그런 기능을 담당해야 할 주체가 본인(김 대표)이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해서는 "별로 현실적이지 않다"며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예산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일상적인 당무까지 바꾸는 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13일 "당력을 총동원한 총선 바로미터 선거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내년 총선은 암담하다"며, "얼굴전체를 바꾸는 성형수술을 해야 하는데 분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냐"고 했다.

홍 시장은 "아직 시간이 있는데 근본적이 당정쇄신 없이 총선 돌파가 되겠느냐"며 김기현 지도부 교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 홍준표 시장과 설전을 주고 받으며 당 내홍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 홍준표 시장과 설전을 주고 받으며 당 내홍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이준석-홍준표, 연일 '자빠졌네' 설전 주고 받으며 당 내홍 격화

설상가상으로 당 내홍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설전을 주고 받으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도 참전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13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총질' 공방을 이어갔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라디오에 출연, 안 의원이 9일 강서구청장 지원 유세에서 'XX하고 자빠졌죠'라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막말로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를 두고 이날 라디오에서 "지원 유세를 하는 도중 시민 한 분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끼' 이렇게 욕설했다"며 "선거가 과열되면 흔히 나타나는 거라 'XX하고 자빠졌죠' 이렇게 유머로 승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동영상에 소리까지 그대로 다 기록됐다. 기자들도 기사 가치가 없다고 해서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표가) 다음날 앞에 시민분이 한 말씀은 다 삭제하고 '안철수가 막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대통령과 당대표 다음 세 번째 책임자다'라고 거짓 뉴스를 퍼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당 혁신과제로 이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 제소 및 제명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제명과 함께 당이 확장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는 제 의견 이후, 폭발적인 지지와 격려를 받고 있다"며 "응석받이 이준석 제명을 요청하는 많은 국민의 요청을 받들어, 서명해 주신 분들과 함께 윤리위에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저희 당을 지지하지 않는 지나가던 시민이 던진 막말을 제가 유머로 승화하는 것을 보실 수 있다. 가짜뉴스와 내부총질, 제 얼굴에 침 뱉기로 당을 침몰시키는 응석받이 이준석을 제명해야 민심이 살아나고 당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의 발언을 재차 반박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이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조사에서 그다지 많은 표를 얻지 못해 아쉬운지 총선 패배의 선봉장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유세차에 올라가 우발적으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발언해 놓고 시민 탓을 하나. 유머로 승화시켰다고 (하는데) 유세 처음 나가보나"라고 반문했다.

또 "안 의원이 '(이 전 대표가) 세 번째 패배 책임으로 본인을 지목했다'면서 이상한 주장을 하는데, 패배하면 누구 책임인지 문자나 유튜브 댓글로 의견을 달라고 했을 때 (안 의원이) 보기 3번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지성의 문제가 돼 가는 것 같다. 아니면 본인이 틀린 말을 하고도 아집을 부리면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시장간에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거의 정확하게 맞춘 이 전 대표에 대해 "족집게처럼 결과를 맞춘 이준석 전 대표는 어떻게 자기 선거는 세번이나 실패했는지 의아하다"며 "내공이 쌓였으니 성공하리라 믿기에 부디 평론가에서 우리 당의 전 대표로 돌아오라"고 썼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같은날 방송 '더 라이브'에 출연해 "노원병에 홍 시장 나오면 안 된다. 그냥 그런 거지 뭐 복잡하게 설명하느냐"며 "저도 공천 받아 대구 나가면 (당선)될 것 같다. (제가) 대구시장 나가면 (당선)되는데, 홍 시장은 노원병 출마하면 (당선) 안된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에 홍 시장은 13일 자신의 정치 플랫폼인 '청년의꿈'에 "'덕담'을 해줬는데 터무니없이 말꼬리 잡고 대드는 것은 유감"이라며 "앞으로 조심해야 할 사람"이라고 썼다.

홍 시장은 "노원과 같은 (서울) 동북부지역에서 유일하게 우리 당 출신으로 내리 3선을 한게 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팔던 유영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팔던 김재원과 치열한 경선을 통해서 (대구시장) 공천 받은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