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교수,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박근혜 인수위원회서도 활동
내년 총선, 서대문구갑 출마 위한 몸풀기? '용산 실세' 김한길과도 각별한 인연
'빈손' 최재형 혁신위 반복 우려.. 김재원 "공천룰 변경도 논의해야"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가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0/623110_425123_1357.jpg)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쇄신의 일환으로 인요한(존 린튼) 연세대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하고 혁신위 가동을 본격화한다. 지도부는 인요한 혁신위로 최근 악화된 여론 지형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된 '최재형 혁신위'와 차별화된 결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 위원장 영입에 대해 "대한민국 특별귀화자 1호인 인 교수는 순천에서 자랐고 한국에 조건없는 사랑을 실천해온 가문의 사람"이라며 "구한말 이후 4대째 한국에서 선교와 의료, 구호와 교육봉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대한 오랜 봉사와 헌신으로 보수와 진보를 망라해 많은 훈장을 받은 바 있다"며 "스스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히면 최근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전라도 대통령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지역주의 해소와 국민 통합에 대해서도 깊은 안목과 식견을 갖고 계신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투철한 의지를 갖고 계신만큼 우리 국민의힘을 보다 신뢰받는 정당으로 재탄생시키는데 인요한이 최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인 위원장의 조부님은 김구 선생님의 주치의셨고, 3·1 운동을 지원하며 신사참배를 거부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아버님은 6·25 한국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최전선에서 지켜냈다"며 인 교수 임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취재진과 만나 "혁신위원장은 김 대표 말대로 인요한 교수로 의결됐다"며 "위원장이 전권을 위임한다는 취지다. 향후 위원 구성도 위원장이 전권을 가지고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권에서 역할론이 나오고 있는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추천 인사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오해할 일 전혀 없다. 인사에 관해 검토를 시작할 때 실무자도 포함된 자리에서 브레인스토밍하는 자리에서 나왔다"고 선을 그었다.
인 교수, 박근혜 인수위원회서 활동.. 내년 총선 서대문구갑 출마 위한 몸풀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국인진료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인 인 교수는 1895년 4월 한국에 온 뒤 광주·목포 지역서 활동하며 학교·병원을 설립한 스코틀랜드계 미국인 선교사 유진 벨 씨의 증손자다.
유진 벨의 아들이자 인 교수의 할아버지인 윌리엄 린튼은 22세 때 한국에 와서 48년간 전주·군산 일대에서 선교·교육·의료봉사를 했다. 백범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남 순천서 태어난 인 교수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1987년 한국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과거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통역을 했던 이력도 있으며, 1997년 외증조할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의 이름을 딴 유진벨재단을 형과 함께 설립해 북한 결핵퇴치사업을 하는 등 20여 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무료 진료, 앰뷸런스 기증 등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4대째 한국서 선교·의료·교육 활동을 펼친 공로로 2012년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
지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최근에는 국민의힘 총선 영입 대상으로도 거론돼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대문구갑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는다. 그는 DJ에 대해 "한 인간으로서 용서와 화합을 실천한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인 교수가 최근 '용산 실세'로 지목되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각별한 관계라고 보고 있다. 인 교수는 그간 김 위원장과 꾸준히 만남을 가지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 및 통합위의 방향성을 논의, 공유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인 교수는 최근 '용산 실세'로 지목되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각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사진=채널A 방송 갈무리]](https://cdn.polinews.co.kr/news/photo/202310/623110_425124_1423.jpg)
'빈손' 최재형 혁신위 반복? 김재원 "공천룰 변경도 논의해야"
정치권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에 대해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최재형 혁신위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바 있으며, 총선을 앞두고 공천룰 변경과 같은 예민한 사안을 다루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복잡다단한 국민의힘 당 내부를 잘 추스르면서 김기현 대표와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정말 위기에 적합한 구원 투수로서의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건 좀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근택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같은 방송에서 인 위원장이 공천룰 변경과 같은 특별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봤다.
현 부원장은 "최재형 혁신위 때 좋은 얘기 많이 나왔었지만 그때도 그냥 유야무야 됐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시간도 짧고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정치적인 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의 입장에서는 제가 보기에 큰 도움은 안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당내 위기의식이 그 정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 위원장은 23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과연 정당의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으실 것인가 그런 부분들이 조금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으로 거론됐던 하태경 의원을 언급하며 "그게 위기의식이 팽배하지 않았다는 것의 연장인데 (당은) 불편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된다"며 "하 의원을 (선택) 안 하겠다는 것은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갈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말 불편한 혁신, 제대로 된 혁신을 하려고 했으면 하태경 카드도 가능했다"며 "(인 교수가) 흥미롭고 혁신적인 느낌은 나지만 실제 우리가 불편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인 카드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인 교수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라며 김 위원장이 추천한 것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얼마 전 인요한 교수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이런저런 대담도 한 점을 봤을 때 어떤 방향성, 어떤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가 아닌지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인요한 교수 뒤에 김한길 위원장이 있다는 말이냐"고 하자 천 위원장은 "100%인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얼마전에도 국민통합위원회와 활동도 같이했다"며 "(인요한 카드가) 정말 주류, 대통령실, 대통령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한길 위원장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쓴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지켜볼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3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인 교수에 대해 "정치권에서 활동하시지 않은 분이시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국민의힘에 대해서 보는 시간이 있으실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변해야 할 것이다라는 그런 식견을 갖춘 분이 아닐까 생각을 하고 그래서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모습을 많이 아이디어도 제공하시고 통찰력도 발휘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일반인의 입장에서 좋은 인재를 많이 선거에 내보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안, 또는 거꾸로 무자격자를 걸러내는 방식, 이런 방식의 공천 룰의 변화는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혁신위원장이 그런 안까지 내놓는다면 당에서 충분히 토론을 거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혁신위' 부위원장을 지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 교수 인선에 대해 "잘 된 인사 같다"며 "사회봉사 측면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는 그 가문이시고 본인은 전라도 사투리를 진하게 쓰시는 호남 출신이시고 그래서 국민 통합에 대한 열의가 누구보다도 강한 분이고 정당 일도 전혀 문외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다만 '비대위가 전권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당 대표, 당 지도부도 있고 그 다음에 혁신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권한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며 "인 교수도 위원장을 맡게 되면 '내 의지대로 당을 운영하겠다. 좌지우지하겠다' 이런 요구를 하실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당 혁신이라는 분야에서 전권에 준하는 재량을 드려야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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